현직 소방관의 자전적인 일종의 에세이다. 흔히 개똥철학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사전적인 의미로 말하자면, ‘대수롭지 아니한 생각을 철학인 듯 내세우는 것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일종의 자기 신념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책도 저자의 정의에 관한 본인만의 신념을 가지고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고백이 담겨있다.재작년 업무로 인해 세종시의 소방방재청에 방문했다. 당시 지방직에서 국가직으로 전환되는 소방공무원들의 소식을 듣게 됐는데 그동안 국가공무원 성격임에도 지자체의 통제를 받는 애매한 신분에서 좀더 소방관의 지위를 격상시켜준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저자인 박제현 소방관도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끝내 국가직을 쟁취한 경력이 있다. 책에서 그만의 신념을 좀더 자세하게 읽을 수 있다. 여러 소방관들의 열정적으로 그런 좋은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저자는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채 어머니와 헤어져 외가댁에서 성장하고 파란 많은 학창시절을 겪은 뒤, 해병대에 입대하고 이어서 소방공무원의 길을 걷게 된다. 현재의 아내도 같은 소방공무원으로 단란한 가정을 이뤘지만 그의 정의에 대한 신념은 변하지 않고 꾸준하게 계속되는듯하다. 프롤로그에 그의 삶에 대해 스스로 간략하게 술회한 부분이 있어 올려본다.˝아버지의 존재를 모르고 태어난 나는 강원도 외할머니 손에 맡겨 자라게 되면서 갖은 시련을 겪는다. 고등학교 때는 연약한 친구를 괴롭히는 동급생들을 막는 과정에서 인생이 한없이 꼬여가기 시작한다.지역방위로 영장이 나왔지만 나태하고 나약한 나를 가다듬기 위해 애써 사랑하던 여인과 이별을 하고 해병대에 입대를 하게 된다. 그곳에서 꼬여가는 일들이 살짝 펼쳐진다. 편입의 꿈을 접고 경찰에 도전하지만 필기시험을 여섯 번이나 붙고도 결국 탈락의 고배를 여러 번 마시면서 어쩌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얼떨결에 소방관이 되지만 막상 소방관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그곳에서 지금의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게 되는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연애 과정과 결혼은 살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기만 했다. 소방관 생활을 하면서 이름을 대면 누구나 다 알 법한 국회의원과 우연히 마주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세월호 관련 소방방재청 해체 반대를 명분으로 목숨을 걸고 1인 시위까지 나가게 된다. 그러면서 아내와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한때 소방관이었지만 지금은 국회의원이 된 한 의원도 1인 릴레이 시위의 동지였다. 이후로도 평범하진 않지만 인간의 내면이 드러나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매사에 소극적이었지만 불의를 보면 외면하지 못하는 성격 탓에 손해를 보기도 여러 번. 그래도 잡초처럼 다시 일어나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결혼을 하기도 전에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잃고 하필이면이라는 순간들로 인해 참 많은 것을 잃기도 했지만, 나를 바로잡아 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거친 삶을 살면서 내 마음속의 작은 거울을 얻게 되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깨달아 나간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 그것이 인생인 것 같다.그리고 소방관의 눈으로 본 이 사회의 기울어진 모습에 대해서 꼬집어 보기도 한다. 비난을 위한 비판이 아닌, 서로를 위해 더 발전하기 위한 되짚음과 논의들. 감자 열매를 맺기 위해 꽃을 피웠다 지며 희생하는 감자꽃처럼, 정의와 상생을 위해 한 발짝 더 딛고 싶은 마음이다.˝전문작가가 쓴 글이 아닌지라 다소 아마츄어 같은 느낌이 있지만 일단 재미있게 잘 읽힌다.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종종 내 삶에 부스터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사회의 구성원으로 건실하게 자리잡은 한 사나이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이런분이 좀더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건강해질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