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희생양은 우리의 내적 분열을 감추기 위한 기만이자 방어기제에 의해만들어졌다. 괴물에게 투사된 비이성적 속성들은 우리의 무의식 차원에가라앉은 의식의 침전물이자 의식이 억압하고 봉쇄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괴물 서사를 읽으며 ‘친밀한 낯섦uncanny‘이라는 기묘한 미학적 경험을하게 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은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 유산은 하나의체계로 모여 자기 자신과 온전히 하나를 이루지 못한다. 유산에는 자신의체계를 열려 있게 하는 반동성의 씨앗이 봉인되어 있다. 만일전통주의자들의 방식대로 그 반동성을 묵인한 채 전통을 하나의 닫힌체계로 간주하고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을 보존하기만 한다면, 말그대로 낡은 과거의 유물에 불과할 것이다. 유산의 구조 속에 존재하는반동성을 발굴해서 그것을 재맥락화할 때 비로소 발명이 이루어지고새로운 세계의 문이 열린다.
인간은 완전한 선인으로서의 지킬로도, 완전한 악인으로서의 하이드로도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에는 이미선과 악, 문명과 야만 같은 짝패가 들어 있는지 모른다. 인간은 이 두자아가 의식과 본능 혹은 무의식 차원에 중첩되어 있을 때 비로소인간이다. 이중성과 다중성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반드시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어터슨의 생각처럼 ‘하이드Hyde‘라는 이름은 ‘숨다hide‘와 발음이 같다.
‘지킬Jekyll‘의 철자에서 Y‘를 ‘T‘로 바꾸면 죽이다kill‘가 되고 불어로
‘Je‘는 ‘나‘를 뜻하는 남성 명사다. ‘지킬‘이라는 이름을 있는 그대로해석하면 ‘나는 죽이다‘라는 뜻이 되고, 더 윤색하면 ‘죽이는 사람‘이라는의미가 된다. 누구를 죽이는지 목적어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