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하는 애서가 벗들이여, 당신의 서재는 당신의 성격을 비춰주는거울이라는 것을 기억하시오. 프랑스의 도서수집가 모리스 로메르는1930년, 국경을 넘어온 나지 무리들의 저속한 문학작품을 불태워 버릴때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그런가 하면 무슨 책을 읽는지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옛날 속담도 있다. 시인이자 고전학자이자 과학자였던알렉산드리아의 에라토스테네스는 노년에 접어들어 시력을 잃게 되자어찌나 상심했던지, 더 이상 책을 벗 삼아 살아갈 수 없다면 죽는 게 낫다며 곡기를 끊고 자살했다. 존 힐 버튼이 언급한 어느 부주교는 자기 책

밤이면 밤마다 나는 긴 계단을 오르내리며, 어쩐지 내가 가진 것보다 훨씬더 많게 느껴지는 책들을 양손 가득 들고 아래층으로 옮겼다. 한 번 다녀오면다녀올 때마다, 내부순환선을 도는 전동차의 운행만큼이나 따분하기 짝이 없는 일이 반복되었다. 올라갈 때는 빈손이지만, 내려올 때는 두 손바닥과 내턱 끝을 세 개의 버팀점으로 해서 그 사이에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아슬아슬한 책 더미를 잔뜩 끼워넣고는 영감처럼 허리를 굽힌 채 조심조심 아래층으로 내려오곤 했다. 이 일은 계속해야 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시작되면 거기서 빠져나갈 구멍은 없었다. 이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때로는 피라미드를건설하던 노예들이 그 유명한 기념물을 저주한 것처럼 책을 저주하고 싶기도했다. 책 때문에 생기는 엄청나고도 쓰라린 속앓이가 한 사람의 영혼으로 밀어닥쳤기 때문이다. 이 엄청난 양의 종이며, 인쇄물이며, 죽은 자들의 생각에꼭 붙들려 있으니, 그 얼마나 한심한 일이냔 말이다! 이 쓰레기 더미가 쌓인곳을 떠나 자유롭고 속박받지 않으며 문맹의 초인들이 사는 세계로 걸어 나가는 일이야말로 더 가치 있고 유쾌하면서도 용감한 일이 아니겠는가?

청동상, 르네상스 메달, 스케치 등 거의 모든 것을 수집했습니다. 좀더자세히 설명하자면, 렘브란트는 아름다운 것이라면 뭐든지 수집했다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수집하다 보니 결국 가난해졌죠. 결국 사업과 금전 관계 업무는 그의 손에서 아내와 아들과 채무자의 손으로 넘어갔습니다. 렘브란트는 낭비벽이 심했는데, 그게 다 수집 때문이었습니다." 팝아트를 선보였던 앤디 워홀 역시 사후에 유산 중에서 훌륭한 골동품 및 장식품 컬렉션이 발견되어 가뜩이나 유명한 이름을 더 유명하게만들었지만, 배스킨은 렘브란트가 모은 물품들이야말로 훨씬 더 고차원적이고 진정으로 고귀한 것들이었다‘ 고 단언했다.

왜 피터슨의 컬렉션을 구입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브로드스키는 마치머리가 아프다는 듯이 자기에게도 돈이 무한정으로 있지는 않다고 잘라말했다. "그건 제 컬렉션에 끼워 넣는데 쏟아 붓기에는 너무 금액이 컸거든요. 브로드스키 컬렉션을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무려 30년 동안 60만 달러를 썼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죠. 수집의 비결 하나를 가르쳐드릴까요? 뭔가를 결정하기 전에는 나름대로 생각을 하게 되죠. 어떤 물건을살 수도 있고, 혹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어떤 물건을 오랫동안 애타게기다려 왔거나, 혹은 아닐 수도 있죠. 하지만 이미 끝난 일을 되돌아보아선 안 됩니다. 일종의 균형 감각을 길러야만 하는 거죠. 그래야만 실수를한다고 해도 그 다음번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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