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쭉 뻗어 있는 굴속에서 어딘지도 모르는 목적지로 낙하하며, 시아는 정신없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무섭지는 않았다. 아니, 그녀는 오히려 그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미친 듯이 빠른 속도로 낙하하며 비명을 질러 대면서도,
시아는 지금 이 상황이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의 일치한다는 우습고도 별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어차피 그 음식을 먹어도 똑같이 죽을 목숨입니다.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거, 이왕이면 해돈 님을 위한 영광스러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것 아니겠습니까."
시아는 고개를 저었다.
"당신들이라면 몰라도 나는 저 괴물을 위해 죽는 것이 전혀 영광스럽게 생각되지 않아요. 저 날카로운 손톱이 내 심장을 후벼 대는 것을 느끼며 죽느니, 심장이 썩어서 죽는 것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