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빛 바다 안으로 날카롭게 먹혀들어간 시커먼 현무암의 갑())저걸 사투리로 ‘코지‘라고 했지. 바닷가 넓은 ‘돌빌레(盤)‘에 높직이 쌓여 있는 저 고동색 해초더미는 ‘듬북눌‘ 이겠고, 겨울 바다.
에 포말처럼 둥둥 떠 있는 저것들은 해녀들의 ‘테왁‘ 이다.
시커먼현무암 바위 틈바구니에 붉게 타는 조짚불, 뭍에 오른 해녀들이 불을 쬐는 저곳을 ‘불턱‘이라고 했지. 나는 잊어먹고 있던 낱말들이심층의식 깊은 데서 하나하나 튀어나올 때마다 남모르는 쾌재를불렀다.
이렇게 추억의 심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내 머릿속은 고향의 풍물과 사투리로 그들먹해지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