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단어의 귓속말 - 마음을 두드리는 감성 언어
김기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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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인 김기연씨는 카피라이터이자 캘리그라퍼 작가이기도 하다. 각장마다 주제를 캘리그라퍼로 멋지게 써있다. 읽고 나서 그래서 그랬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눈물‘로 부터 ‘혁명‘까지 우리 주위에서 흔하가 볼 수 있는 소재의 단어로 작가는 재창조한 글을 모아냈다. 시는 아니지만 운문에 가까운 시적 리듬을 지니고 있는 글들이라서 짧고 임팩트 있게 읽힌다. 각 주제들이 이렇게 표현된다.


눈물 - 인간의, 인간에 의한 정화수 
종이 - 한 장 한 장 가냘픈 몸으로 세상의 물음을 담아내는
별 - 어두워야만 보이는 하늘에 난 구멍
상상 - 상상할 수 없는 삶을 상상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나무 - 뿌리 하나로 세상을 힘껏 부퉁켜안은
인내 - 오직 자신만이 요청하고 따를 수 있다
청춘 - 투명하면서도 날카로운 농담
만년필 - 새벽하늘처럼 짙고 깊은
소주 - 목구멍을 태우는 맑은 파도, 휘청대는 정신
친구 - 쉽고도 어려운 관계의 징표
눈 - 뽀드득 하며, 그 사람에게로 들어간다
생각 - 머릿속에서 자라는 나무
지구 - 허투루 생기는 것도 허투루 사라지는 법도 없는
책 - 낱말과 문단, 그 겹들 사이를 서성이는
실패 - 멈칫거리는 멈춤의 순간
연애 - 오지를 탐험하는 모험적인 행로
돈 - 채울 수 없는 욕망의 유가증권
호기심 - 마음속 깊이 꽁꽁 싸매어 감춰도 다시 풀고 나오는
독 - 다른 몸으로 건너가야만 비로소
아기 - 황무지 같던 세상에 꽃이 터지고 피어나듯



구멍과 별은 이렇게 표현된다.


˝어두워야만 보이는 하늘에 난 구멍.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말을 되뇌는 걸 보면, 별이 구멍이라는 확실한 증거다. 힘든 자들은 오늘이 지나기 전에 숙인 고개를 빳빳이 들고 희망의 징표인 저 구멍을 보라. 역시 솟아날 구멍이 있지 않은가. (p16 「별」중에서)˝


골라서 읽은 책이 아니고 교보샘 패키지로 읽었는데 가끔 이런 류의 에세이를 보면 표현력이 좀더 좋아질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시나 이런 짧고 임팩트있는 글들은 어느 정도 재능을 타고 나야되는쪽이 아닌가 싶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한줄로 표현하려면 쉽지 않은 내 수준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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