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작가와 요즘 많은 책을 내고 있는 김중혁 작가는 고향 김천에서 초등학교때부터 친구로 지낸 절친인데 둘다 소설가로 문단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색적인 관계다. 친구가 같은 예술, 그것도 지명도 높은 소설가로 성장했으니 보기 드문 일이다. 비교적 늦게 알게된 김중혁 작가의 소설들은 몇 권 읽었는데 김연수 작가는 단편들 몇 개와 그가 번역한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만 접해봤다. 글은 두 작가 모두 잘쓰는데 김중혁 작가의 글이 좀더 쉽게 다가온다.이 책은 10년전 2009년에 씨네 21에 실렸던 칼럼을 엮었다. 서로 대화를 주고 받듯이 영화를 중심으로 칼럼을 썼는데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이이니만큼 과거사가 폭로되기도 하고 영화를 보는 각기 다른 시선들이 매우 재미있고 유쾌하게 전개된다. 씨네 21 한때 즐겨봤던 잡지인데 왜 이 둘의 칼럼이 기억나지 않는걸까? ㅋ영화잡지에 실린 글들을 모은 에세이라서 영화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전문적인 영역을 터치하고 있지는 않다. 그냥 가볍게 살아가는 이야기와 추억, 그 당시 벌어졌던 일들을 작가들의 유려한 필치로 그려내는데 간혹 웃음이 터질때도 있고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읽을때도 있었다. 둘의 관계가 무척 부럽기도 하고 그런 감정도 살짝 느껴봤고....초등학교때 프로야구가 생기며 삼성라이온즈의 광팬으로 서로 야구기록지를 주고 받으며 절친이 됐다고 하는 대목에서 오비베어스의 팬이었던 추억이 떠올랐다. 요즘 한화가 나름 선전하고 있어 프로야구를 기웃거리고 있기는 하지만 가을야구를 올해는 볼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아무튼 두 친구의 유쾌한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영화나 이것 저것 보고 싶은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