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홍신 세계문학 3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채수동 옮김 / 홍신문화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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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지니게 되는 관념의 저변에는 도덕과 양심이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고, 이것이 이성이라는 힘과 결부되어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때로 저지르게 되는 무모하고 충동적인 여러 행위들을 비록 간접적이긴 하지만 강력하게 제약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생각해보면 오늘도 우리는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죄들을 저지르고 살아간다. 그러한 것이 하나의 의미 없는 작은 시기나 질투에서 비롯되었던 혹은 타인으로부터 입게 된 깊은 상처였든지 간에, 결코 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 내면의 존재하는 양심의 목소리를 무시한 채 말이다. 그리고는 어리석게 생각되는 그러한 행동의 결과를 두고 왜 그랬을까 하는 끝없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학대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순간도 잠시,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은 어느새 또 합리화라는 편리한 방법을 통해 자신을 변호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행위가 애초 의도적인 것도 아니었으며, 그 상황에 처하게 되면 누구나 행하게 되는 자연스러운 정당방위임을 강조하며 스스로를 위안하게 된다. 이런 점을 유심히 생각하다보면 인간이 과연 선한 존재라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신뢰의 그 밀도를 지금보다 점점 줄여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스스로가 가지게 되는 여러 모순 덩어리들이 딱히 해결되는 것도 아닐듯해서 문득 답답해짐을 느낀다. 한때 도스트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읽은 기억이 있다. 그때에는 이 책에 짙게 깔려 있는 유물론 사상이나 인간의 본연적인 부분 즉, 선과 악의 사이에서 고뇌하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내면적 문제들에 대해 다각적인 부분까지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불충스런 독서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이번에 다시 손에 쥐게 된 그의 책을 읽으면서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우리의 불안한 사회상에 맞물려,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우리들의 이중적인 모습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퍽이나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이 소설은 진보적인 사상을 지닌 가난한 어느 젊은 지식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당시 사회적 배경이나 제도 등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도덕이나 법이 정한 이치에 준하지 않는 자신의 신념에 따른 과오적인 행위에 대해, 그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고민하는 한 인간의 극적인 삶이 잘 드러나 있어,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없이 겪게 되는 자신의 양심과의 내면적인 갈등의 부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할까하는 것과, 또한 한 여인의 숭고한 삶으로 인해 느껴지는 휴머니즘적인 요소들을 가슴 깊이 감상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시간을 내어 누구나 한번쯤 읽어두면 좋은 작품 아닐까 싶은 생각이다.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무엇에도 구속 받지 않는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었지만, 그것이 자신의 궁핍하고 가난한 환경으로 인해 좌절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고, 한때 자신이 이용했던 전당포의 주인인 구두쇠이자 탐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어느 노파를 살해하기로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시행하기에 이른다. 그는 자신의 이러한 행위에 대하여 일종의 사회악으로 치부되는 것을 제거한 것이기에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한편, 우연하게 술집에서 만나 알게 알코올 중독자인 마르멜라도프라는 남자의 딸인 소냐의 희생적이며 종교의 덕목을 바탕으로 순수한 삶을 알게 되면서, 자신의 그러한 그릇된 행동은 분명 단죄 받아야 한다는 것에 심각한 내면의 갈등을 겪는다. 결국 그는 노파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점점 자신의 목을 옭아매고 있다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마침내 그녀를 찾아가 자신의 죄를 털어 놓고 용서를 빌며 자신을 내치지 말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경찰에 자수하게 된다.

이 작품은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의 인간내면의 복잡한 심리와 성격들을 섬세하면서도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상당해서 눈여겨 볼만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인간이 저지른 행동이 아무리 인도적인 차원이라 하더라도 죄를 범한 것에 대한 처벌의 문제를 두고 이를 우리가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와, 작중 인물인 소냐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삶을 통해서 더럽혀진 주인공의 인생이 새롭게 정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죄는 미워하데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시대는 다르지만 당시의 모습과 대비하여 지금 우리들의 그 본질적인 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따라서 오늘 우리의 사회가 설사 비록 말할 수 없을 만큼 타락하고 부패로 가득 차 있을지라도, 그래도 세상이 살아갈만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우리 중 누군가는 타인을 위한 희생적이며 순교적인 삶을 실천해가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한편으로 우려스러운 것은 우리가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있어 휴머니즘의 정신을 강조하기에 앞서, 우리가 이를 지지하고 또한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보아주느냐에 대한 우리의 시각의 문제다. 즉 정의와 도덕에 따른 혹은 종교에서 말하는 순수한 삶을 지향하는 것을 두고, 우리가 존중하고 실천하기보다 마치 바보와 같은 인생으로 취급되는 웃기는 현실에 우리가 존재하는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말이다. 결국 우리가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보지 않으려 하고 순수를 순수 그자체로 인식하려 아니할 때, 이 책 주인공이 범하는 과실의 문제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반복되어질 것이고, 그가 번민하고 고뇌했던 것처럼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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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함정 - 가질수록 행복은 왜 줄어드는가
리처드 레이어드 지음, 정은아 옮김, 이정전 해제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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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바라고 살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 가장 기본적이며 중요한 욕망이면서 삶의 동기이자 목적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세계금융위기에 따른 여파로 최근 국내 경제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음에 따라, 취업난은 좁아지고 물가는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예전에 비해 삶의 질은 떨어졌으며 행복을 체감하는 그 정도가 상당히 낮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요즘 부쩍 늘어난듯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것은 돈이라는 것이 과연 우리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것인가 하는 것과, 돈이 점점 많아지면 이에 따라 우리의 행복도 증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대개 돈은 행복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믿고 있으며, 그래서 돈이 많으면 그에 비례하여 자신의 행복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듯하다. 그러나 인간의 행복을 전문적으로 연구해왔던 많은 학자들은 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점에 대해 상당부분 잘못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돈을 행복의 잣대로 생각하는 잘못된 고정관념은 분명 고쳐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누구나 인생의 최우선의 목표를 행복에 두고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하게 살아갈지에 대해 모든 것을 그 초점에 맞추어 살아간다. 그런데 그러한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일정한 비율에서 더 이상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 않다. 그렇다면 잠시 눈을 돌려 이제 자신의 현재 모습을 두고 한번 생각해보자. 우리는 지금 과연 행복한 것일까를 말이다. 그래서 만약 현재 자신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혹은 비록 행복하긴 하나 조금 더 행복함을 느끼고 싶은 독자들이 있다면, 행복의 조건이 많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대로 유독 돈이 많음에 있지 않다고 볼 때, 대체 우리가 바라는 그 행복의 원인은 어디에 있으며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 스스로 한번 깊이 고민해보고 직접 그 해결책을 찾아 최상의 행복을 누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행복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을 두고, 많은 과학자들의 연구를 바탕으로 인간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고 무슨 행위를 할 때 행복해질 수 있는가, 또한 인간이 행복과 불행을 느끼게 되는 그 요인은 무엇이며, 그리고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행복의 본질을 여러 학문적인 시각에서 접근해보고, 다양하고 실제적인 실험과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보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현재보다는 조금 더 나은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과학의 발달과 혁신적인 기술의 진보를 통해 지난 과거에 비해 우리들의 생활이 한층 편리해졌고, 더불어 물질의 풍요로움을 누리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아마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묘하게도 인류는 이러한 흡족한 결과를 얻었음에도 그들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과거에 비해 그다지 향상되지 않았다. 일례로 미국의 경우 지난 50년에 비해 국민 소득은 거의3배 이상 증가 되었지만 그들의 행복지수는 지금이나 예전의 그때나 거의 변함이 없다. 이 점은 미국이외의 여러 선진국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결과를 두고 많은 학자들은 소득이라는 것은 궁핍한 가난에 처해 있을 때는 행복을 증가시켜주는 분명한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의식주에 대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시점에서는 설사 소득이 증가 한다하더라도 더 이상 행복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 다고 말한다.

지극히 관념적일 수밖에 없는 행복에 대해 과연 이것을 수치로 측정하여 나타낼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두고 많은 과학자들은 오랜 시간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왔다. 물론 우리가 자신의 키를 재는 재어보는 것처럼 행복을 아무 때나 손쉽게 측정하는 어떤 새로운 방법이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두뇌를 탐구하는 과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행복과 불행의 순간을 느끼게 될 때 뇌파에서 각각 다른 특정한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을 알아냈다. 따라서 행복을 직접 수치화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뇌파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이를 측정할 수 있게 되었으며, 더불어 인간은 불행과 행복을 동시에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그래서 이런 방식의 결과와 그와 관련한 부수적인 여러 연구의 결과를 통해, 저자는 이 책에서 성인을 기준으로 행복에 그다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섯 가지 특징과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일곱 가지의 중요한 요소들이 있음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행복은 나이와, 성별, 외모, 지능지수, 교육수준에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이와는 반대로 가족관계, 재정, 일, 공동체와 친구, 건강, 개인의 가치관, 개인의 자유는 인간의 행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중에서도 우리가 깊이 생각해 볼 것은 개인의 건강과 재정을 뺀 나머지의 요소들이 자신과 타인간의 관계의 문제라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가 가정과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그들과 유대를 맺고 살아가는 인간관계가 자신의 행복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죄수의 딜레마(범죄를 저지른 두 공범이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 마침내 범죄를 자백한다는 게임 이론)나 제로섬 게임(참가자가 각각 선택하는 행동이 무엇이든지 참가자의 이득과 손실의 총합이 제로가 되는 게임이론)의 이야기를 통해 공동체 속에서 행복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행복만을 위한 이기적인 행위보다는, 서로가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이끄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은 스스로 남들과 비교우위에 있으려고 하는 본능적인 욕구 때문에 서로 1등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이에 따라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는 어리석은 환경을 만들어간다. 이것은 그만큼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많은 것을 희생해야 한다는 것을 담보로 한다는 문제점을 쉽게 간과해버리는데서 기인한다. 1등의 자리는 오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사람이다. 그 한사람 때문에 많은 기타의 사람들은 엄청난 수고와 노력을 한 순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며 그 과정도 모두 허사가 되고 만다. 생각해보면 오늘날 우리의 사회는 바로 현재 이와 같은 상태라고 해도 가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저자가 지적한대로 이타적인 마음을 가지려는 개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국가적 노력을 이끌어 내야하며, 이는 조세제도와 같은 정책 등을 통해 바람직한 방향들이 모색되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책에는 우리에게 여러 다양한 이론과 실제실험, 그리고 많은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행복해지지 않는 여러 문제점과 불행해 질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말하면서,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질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독자들에게 유용한 도서가 되리라는 생각이다. 물론 우리의 사회가 사람이 살만한 행복한 곳이 되기 위해서는 어느 개인 몇 사람의 노력으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 저자가 말하고 있는 그 핵심적인 내용에 주목하여 모두가 조금씩 노력 한다면 향후 우리의 행복 상승도는 지금보다 분명 훨씬 높아져 있지 않을까라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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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시대 1 - 봄.여름
로버트 매캐먼 지음, 김지현 옮김 / 검은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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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어린 시절의 순수하고 해맑은 동심의 세계가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인위적인 이해관계도 얽히지 않고 탐욕스런 본능의 모습도 드러나 있지 않은, 어떻게 보면 막연해 보이기는 해도 여림 감성으로 때 묻지 않은 꿈을 꾸던 그런 정겹고 아름다운 추억의 시간들이 가슴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누구나 모두 그렇지 않았을까. 세상 속에 펼쳐져 눈앞에 보이는 일들이 마냥 신기하고 새롭게 느껴지고, 어느새 자신의 마음을 쉼 없이 설레게 만들었던 그래서 우리가 모르는 그 어디엔가 모험을 즐길만한 또 다른 세상이 분명 있을 것이고, 용기를 내어 마음만 먹으면 그 무엇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던 그런 호기로운 생각들도 한두 번쯤은 했었을 것 같은 그런 추억들 말이다. 그러면서 어느새 조금씩 나이를 먹고 세상이 영화나 책 속에서 보아온대로 언제나 선이 악을 물리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고, 우리를 가르치는 부모나 선생님들의 말씀 중에 더러는 이해하지 못할 이상한 이야기들이 있고, 그들이 언제나 항상 옳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면서 세상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면서 우리는 서서히 다들 그렇게 속물적이고 이기주의적인 어른의 모습으로 탈바꿈 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한번 지나간 우리의 순수하고 티 없이 맑았던 어린 시절은 다시 우리에게 되돌아오는 법이 없다. 그리고 인생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애초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정해져 있었고, 또한 그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똑같이 평등하게 적용되는 것이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어떤 인생도 자신의 어린 시절 만큼 무한한 꿈을 꾸어가는 행복한 동심의 시기를 견줄 만큼 가슴 벅찬 시간을 찾아보기는 힘들 거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의 기억 속에 아스라이 자리한 그 시절의 경험들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다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으로 남게 마련인 듯하다.

이 작품은 한 소년의 눈을 통하여 세상에 대해 서서히 그 시각을 넓혀가는 성장의 과정이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하고, 평범하면서도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폭 넓게 그려져 있어,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생생함이 느껴지는 소설이다. 특히 책을 통해 나타나는 여러 다양하게 전개되는 이야기에 맞춰 작가 특유의 유려한 문장의 흐름이 부드럽게 나타나 있어서, 아마도 그것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즐거움과 재미를 한층 더해주는 요소로 작용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누구나 그렇듯 마찬가지로 이 책 주인공 역시도 그의 성장 과정에 경이적인 놀람과 감동적인 일들이 있고, 혹은 가슴시린 아픔의 경험들이 서로 엉긴 채 가득 채워져 있다. 저자는 이 책의 이야기를 그러한 관점에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아기자기하면서도 편안하게 다루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제 열두 살이 된 코리는 제퍼라고 불리는 어느 지방 소도시에서 우유배달부로 일하면서 부지런하고 정직하게 살아가는 아버지와 매사 행여 무엇이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거리를 늘 가슴에 담아 두고 사는 소심한 어머니와 함께 지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보낸다. 소년은 어쩌다가 한번 있는 아버지와의 새벽 우유 배달에서 자살인지 범죄인지 모를, 한 남자가 탄 자동차가 낭떠러지에서 추락하는 것을 목격하기도 하고, 친구들과 시내 영화관에 갔다가 영화에 등장하는 화성인 괴물의 이야기를 보고 꿈에 혹시 그 괴물이 나타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며, 친구들과 1박 2일간의 캠핑을 나갔다가 험한 얼굴을 가진 무뢰배 어른들로부터 쫓기는 신세를 경험하기도 한다. 또한 홍수에 의해 호수가 마을을 덮치는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마을사람들과 제방을 쌓아 올리던 일에 참가하면서 물에 빠진 꼬마 아이를 구하던 일로 그에 대한 보답으로 새로운 자전거를 선물 받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일이나, 마을 교회에 들러 예배를 보는 과정에서 말벌에 의해 소동을 빚어지면서 소년이 바라보게 되는 어른들의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과 거친 언어들을 보고 들으면서 소년은 조금씩 세상의 눈을 뜨게 된다. 그러면서 소년 코리가 겪는 세상일들은 그의 마음속 공간에는 때로 행복과 감동이 혹은 아픈 상처로 겹겹이 쌓이게 된다.

책 속의 내용대로 많은 사람들은 아이 때는 어른이 되고 싶어 하고 막상 어른이 되어서는 다시 어린이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걸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생에서 연습이라는 기간은 따로 주어지는 것이 없다. 그래서 가능한 뒤늦은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아이 시절에는 아이에 맞는 일에 충실해야 하며, 또 어른이 되어서는 그에 상응하는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세상 속의 모든 일들은 마치 마법처럼 다가오는 것이며 우리는 마법 속의 세상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단지 우리가 그걸 그렇게 인식하지 않으려 할 뿐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불현듯 느끼게 되는 것은 우리는 코리의 나이 때에 과연 무엇 했던 것일까 하는 과거의 추억을 한번 더듬어 보게 한다는 점이다. 그 당시에 우리와 마주 했던 자연의 모습과 친구들의 얼굴, 그리고 그들과 함께 했던 지나간 과거의 기억들이 얼마만큼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인지를 말이다. 혹시라도 추억할 만한 많은 기억의 내용들이 문득 떠오르지 않아 어느새 희미한 안개만이 그곳을 맴도는 독자들이 있다면, 책 속 주인공 코리의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그곳 제퍼라는 조그만 마을의 수수한 풍경과 구수한 냄새를 맡으면서 코리의 다정한 친구가 되어 그가 경험하게 되는 아름다운 추억을 과정을 가까이에서 한번 엿보는 것은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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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블루
박태옥 지음 / 자음과모음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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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나 살면서 지니게 되는 욕망은 그 끝이 없다고들 말한다. 하늘을 찌를 것 같은 명예와 수많은 재물을 얻거나 혹은 왕후장상의 삶을 살았던 인생도 언젠가 때가되면 모든 것을 다 내어놓고 자연의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결코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자신의 욕망을 채워 나가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곤 한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행하거나 가지고 싶어 하는 간절한 마음을 두고, 이를 추하다거나 잘못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인간에게 있어서 욕망이라는 것은 일종의 마약과 같아서 자신에게로부터 쉽게 끊어낼 수 없는 무서운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를 적절하게 제어하는 이성의 힘을 기르지 못한다면, 때로 개인적인 파멸과 몰락은 물론 그 모양새도 불쾌할 만큼 추악해진다는 점을 결코 배제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인간이 지닌 욕망에 대해 이를 주제로 다룬 영화나 드라마 혹은 책의 여러 작품들이 있어왔다. 하지만 그것이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욕망의 대상이 무엇이건 간에 직간접적으로 우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러한 욕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에 기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따라서 그런 다양한 작품을 통해 우리는 혹시 모를 잘못된 욕망으로부터 비롯되어지는 어이없는 결과들을 보며 잠깐 동안이나마 우리가 망각해버렸던 이성을 일깨우기도 하고, 더러 자신의 무모한 욕망이 어디쯤 와있는지를 되돌아보기도 하면서 비극적인 결과를 얻지 않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삼기도 하는 것이다.

이 작품은 겉으로 나타나 있는 인간의 화려하고 눈부신 모습의 이면에 인위적으로 가려진 과도한 욕망에서 비롯된 다소 긍정적이지 못한 부분들, 즉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병폐라 할 수 있는 극도의 개인적인 이기주의와 천민자본주의사회에서 흔히 나타나는, 인간이라는 탈을 쓰고 돈과 권력이라는 도구를 통해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추악한 행태를 보이는 욕망의 화신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면서, 그 안에서 그들끼리 은밀하게 자행되는 더러운 음모와 암투의 내용을 파격적으로 다루어, 그러한 인간 군상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니게 되는 욕망의 본질을, 우리가 과연 어떻게 인식하고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두고 문학이라는 형태를 빌어 한번 깊이 고민해보고자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다.

책 속 주인공 제이는 타고난 성적매력과 뛰어난 사교성 그리고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미술적인 재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다가, 그곳에서 그녀의 범상치 않은 능력을 알아본, 한때 대기업의 총수였던 양회장의 눈에 들어 그의 각별한 후원을 등에 업고 국내로 들어와 대단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경제계와 언론 그리고 권력층으로부터 주목을 받으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이후 제이는 정부의 계획도시 추진 정책으로 가연시티라는 문화예술 도시가 새롭게 만들어지면서,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 회장이면서 미술계를 좌지우지하는 힘을 가진 최윤선이라는 인물에 의해 그녀가 많은 돈을 투자해 만든 종합미술타운인 Artra의 기획실장 겸 수석 큐레이터로 발탁되기에 이른다. 하지만 주인공 제이는 부유층만을 위해 세워진 그곳의 개관에 맞추어 갤러리를 준비하던 중 갑작스런 해고를 당하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불미스런 행위를 담은 동영상이 일반에 유포되는 어이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고, 설상가상으로 그녀 주위의 인물들과 관련한 의문적인 살인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화려했던 그녀의 삶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곤두박질하게 된다. 한편 이런 혼란스런 일을 두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지만 사건에 개입된 인물들이 하나 같이 재계나 권력층과 관련되어 있어 수사 진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 사건이 결과적으로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닌 배신과 원한에 의한 복잡한 치정이 연관되어 있음이 서서히 밝혀지게 된다.

이 작품은 결과를 알 수 없는 의문의 상황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면서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품게 하는 것과 동시에 그 내용이 간결한 문장과 함께 긴장감 있고 빠르게 진행되어 가고 있어서 쉽게 읽혀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한다. 더불어 등장인물 역시도 하나 같이 모두 선이 굵고 개성적이어서 강렬한 인상으로 남는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나 캐릭터의 설정이 너무 정형적인 틀에 맞추어져 있지 않나 싶고 상당히 작위적으로 그려져 있어 통속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럼에도 작가가 작품을 통해 드러내고자 했던, 때로 수단과 방법에 상관없이 자신의 쾌락과 만족만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비열하고 위선적일 수 있다는 인간의 속성이 작품 속에 선명하게 나타나 있어, 욕망을 쫓아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사회고발적인 의미 있는 작품인 것만은 확실해 보이는듯하다. 어쩌면 인간은 욕망을 먹고 사는 존재인지 모른다. 그러나 욕망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것이 자신의 도덕적 양심에 크게 위배되거나 타인의 삶을 짓밟는 정도의 것이라면 이는 분명 제고되어야 하며, 그러한 탐욕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에 대해 스스로가 반항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저자의 말대로 인간의 욕망은 생각해보면 때로 어리석고 허무하고, 지혜롭고 역동적인 것이며 집요하고 치밀하다. 그래서 욕망에 한번 집착하게 되면 쉽게 놓지 못하고 또한 욕망했던 것을 얻고 나면 그보다 좀 더 나은 새로운 욕망을 찾아 나서고, 그러면서 결국 서서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욕망의 노예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볼 것은 그러한 욕망의 끝에는 우리가 결코 인식하지 못하는 파멸을 부르는 비극적인 상황에 순간 맞닥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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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지기 2011-05-2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혀기님~ 친절한 자모씨예요^0^호힛~
반가운 <마담블루> ~!
리뷰 잘 읽고 갑니다^0^

하늘처럼 2011-05-27 23:01   좋아요 0 | URL
앗~ 안녕 하세요.반갑습니다. 자모님 사랑해용~ㅎㅎㅎ
 
한국을 생각한다
슬픈한국 지음 / 이비락 / 2011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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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펼쳐져 있는 세계경제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은듯하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조금씩 나아져 간다고들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가시적이고 주목할 만한 내용은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에서 촉발되어 화폐금융위기를 겪은 후 세계 여러 나라들은 현재 그 후유증에 마치 심한 몸살이라도 앓은 것처럼 제 한 몸 가누기도 벅차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의 큰 무역 상대국인 미국의 경우만 해도 부동산 버블 붕괴와 엄청난 부채로 인한 경기 둔화 현상이 두드러져 보이고, 일본 역시 부동산 거품이 사라지면서 이후 10년 동안 저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가 설상가상으로 최근 지진 피해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며, 중국은 지표상으로는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언제 터질지 모를 부동산 버블 붕괴와 같은 여러 위험한 요소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극단적이고 심각한 국면에 처해있는 국제경제의 분위기로 볼 때 과연 이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버텨나갈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상황들을 놓고 본다면 우리의 앞날이 희망적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암울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것은 지금 우리 눈에 비치고 있는 여러 경제 상황이 그걸 직접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시간이 갈수록 취업률은 점점 떨어지고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중이며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이러한 결과로 자살, 이혼은 증가하고 출산율은 가히 세계최저 수준이다. 정치는 또 어떤가. 선거 때만 돌아오면 국민의 돌보아줄 것처럼 말하다가도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당리당략에만 몰두하여 나몰라하는 식이어서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더욱 냉소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명망 있는 지식인들은 제 한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며, 언론 역시 이런 불안한 현실을 지적해내어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가기보다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허울 좋은 경제지표만을 내보이며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 마냥 그저 안일한 자세만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어긋날 때로 어긋나버린 오늘 우리 현실의 문제, 다시 말해 지난 수년간 부동산 투기가 횡행하면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그리고 투명하지 못한 사회시스템과 정치지도력의 부재로 인해 일부 재벌이나 상위층을 제외한 그야말로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어 보이는, 심히 피폐해진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국가경제의 현안과, 그러한 결과로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서민의 기본적인 삶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두고, 오늘 이러한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어져 왔으며, 무엇이 잘못되고 그르쳐졌는지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그렇다면 이에 대해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점을 새로이 인식하고 깨우쳐야 하는지에 대해 정치, 경제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점들을 상세하고도 쉽게 설명해놓아서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번 정독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책에서 지난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의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만 그러한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손실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근거할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국민들의 혈세로 또다시 메워간다는 것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다. 또한 그는 궁극적으로 오늘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일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바라는 망국적인 우리의 투기열풍과 현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 이를테면 복지부분의 재정을 삭감하고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4대강 공사나 심각한 소득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가진 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되는 조세제도, 그리고 임시방편의 근시안적인 여러 경제 정책들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수구 성향을 띤 보수주의자나 얼치기 진보주의자들이 본질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고 편향적이고 왜곡된 목소리를 내는 것과 삼성과 같은 일부 재벌들이 자행하고 있는 탈법적이고도 불법적인 여러 행위들 역시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면서 이러한 오늘날의 현실을 타개할 방법으로 경제의 지엽적인 문제에 함몰되어가기 보다는 법치와 민주주의 기본적인 이념에 따른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워 가는데 우리가 이제라도 힘을 쏟아야 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말이 일리 있게 들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진보하지 않는 데에 어찌 올바른 경제 정의가 세워질 수 있으며 미래의 희망이 있을까 싶은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난 세월동안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피와 땀을 쏟아왔고 결국 그 성과를 이루어 내긴 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우리는 등한시 해왔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러한 결과로 바로 세워져야 할 사회 정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렀으며 이제 남은 것은 황량하고 삭막하기만 한 현실에 우리가 서 있다는 저자의 말에 대해 우리는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 불황에 빠져 있는 세계 경제와 맞물려 우리 앞에 직면해 있는 현재 상황은, 앞으로도 점점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가고 있음은 확연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를 두고 마냥 비관적인 자세로만 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껏 우리는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과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하겠지 하는 주인의식이 결여된 인식들을 보이며 민주주의 진정한 가치를 무시하거나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할 때는 아닌가 싶다. 따라서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한바와 같이 우리는 하루빨리 냉소적인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참여의식을 가지고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우리를 이끌어갈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리더를 앞세워 그 동안 정체되었던 민주주의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를 힘들게 했던 불의를 종식시키고 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 다른 무엇보다 행동하는 양심과 지성만이 미래 희망을 담보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은 동감을 표하며 이러한 인식들이 우리 사회에 전반에 고루 퍼져나갔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이에 우리 개개인의 동력을 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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