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생각한다
슬픈한국 지음 / 이비락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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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펼쳐져 있는 세계경제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그리 희망적이지만은 않은듯하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의 말에 의하면 조금씩 나아져 간다고들 말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가시적이고 주목할 만한 내용은 어디에도 찾아보기 힘들다. 미국에서 촉발되어 화폐금융위기를 겪은 후 세계 여러 나라들은 현재 그 후유증에 마치 심한 몸살이라도 앓은 것처럼 제 한 몸 가누기도 벅차 보인다. 주변을 둘러보면 우리의 큰 무역 상대국인 미국의 경우만 해도 부동산 버블 붕괴와 엄청난 부채로 인한 경기 둔화 현상이 두드러져 보이고, 일본 역시 부동산 거품이 사라지면서 이후 10년 동안 저성장의 길로 접어들었다가 설상가상으로 최근 지진 피해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제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며, 중국은 지표상으로는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고는 하나 언제 터질지 모를 부동산 버블 붕괴와 같은 여러 위험한 요소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이러한 극단적이고 심각한 국면에 처해있는 국제경제의 분위기로 볼 때 과연 이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버텨나갈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이지만 불행하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여러 상황들을 놓고 본다면 우리의 앞날이 희망적이라기보다는 상당히 암울해 보인다는 점이다. 그것은 지금 우리 눈에 비치고 있는 여러 경제 상황이 그걸 직접 말해주고 있지 않나 싶은 생각이다. 시간이 갈수록 취업률은 점점 떨어지고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중이며 빈부의 격차는 날로 심해지고 이러한 결과로 자살, 이혼은 증가하고 출산율은 가히 세계최저 수준이다. 정치는 또 어떤가. 선거 때만 돌아오면 국민의 돌보아줄 것처럼 말하다가도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당리당략에만 몰두하여 나몰라하는 식이어서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을 더욱 냉소적으로 몰아가고 있다. 우리의 현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명망 있는 지식인들은 제 한 목소리 내기를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며, 언론 역시 이런 불안한 현실을 지적해내어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가기보다는, 정부에서 발표하는 허울 좋은 경제지표만을 내보이며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 마냥 그저 안일한 자세만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어긋날 때로 어긋나버린 오늘 우리 현실의 문제, 다시 말해 지난 수년간 부동산 투기가 횡행하면서 정경유착과 관치금융 그리고 투명하지 못한 사회시스템과 정치지도력의 부재로 인해 일부 재벌이나 상위층을 제외한 그야말로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이 없어 보이는, 심히 피폐해진 오늘 우리가 안고 있는 국가경제의 현안과, 그러한 결과로 상대적으로 약자일 수밖에 없는 서민의 기본적인 삶이 크게 위협을 받고 있는 작금의 현실을 두고, 오늘 이러한 문제가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어져 왔으며, 무엇이 잘못되고 그르쳐졌는지를 냉정하게 되돌아보고, 그렇다면 이에 대해 현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점을 새로이 인식하고 깨우쳐야 하는지에 대해 정치, 경제를 포함한 사회 전반에 걸친 여러 문제점들을 상세하고도 쉽게 설명해놓아서 많은 독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한번 정독할 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책에서 지난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의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 그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다만 그러한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손실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를 근거할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국민들의 혈세로 또다시 메워간다는 것에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다. 또한 그는 궁극적으로 오늘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일하지 않고 불로소득을 바라는 망국적인 우리의 투기열풍과 현 정부의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 이를테면 복지부분의 재정을 삭감하고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4대강 공사나 심각한 소득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가진 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되는 조세제도, 그리고 임시방편의 근시안적인 여러 경제 정책들을 그 예로 들고 있다. 이와 함께 수구 성향을 띤 보수주의자나 얼치기 진보주의자들이 본질을 제대로 보려 하지 않고 편향적이고 왜곡된 목소리를 내는 것과 삼성과 같은 일부 재벌들이 자행하고 있는 탈법적이고도 불법적인 여러 행위들 역시도 이에 한몫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러면서 이러한 오늘날의 현실을 타개할 방법으로 경제의 지엽적인 문제에 함몰되어가기 보다는 법치와 민주주의 기본적인 이념에 따른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워 가는데 우리가 이제라도 힘을 쏟아야 하며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의 말이 일리 있게 들리는 것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진보하지 않는 데에 어찌 올바른 경제 정의가 세워질 수 있으며 미래의 희망이 있을까 싶은 것이다. 생각해보면 지난 세월동안 우리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피와 땀을 쏟아왔고 결국 그 성과를 이루어 내긴 했지만 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데 우리는 등한시 해왔는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러한 결과로 바로 세워져야 할 사회 정의는 무너졌고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렀으며 이제 남은 것은 황량하고 삭막하기만 한 현실에 우리가 서 있다는 저자의 말에 대해 우리는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 불황에 빠져 있는 세계 경제와 맞물려 우리 앞에 직면해 있는 현재 상황은, 앞으로도 점점 어려운 국면으로 접어들어 가고 있음은 확연해 보인다. 그렇다고 이를 두고 마냥 비관적인 자세로만 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껏 우리는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인 생각과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하겠지 하는 주인의식이 결여된 인식들을 보이며 민주주의 진정한 가치를 무시하거나 외면해 온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를 되돌아보아야 할 때는 아닌가 싶다. 따라서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한바와 같이 우리는 하루빨리 냉소적인 시각으로 정치를 바라볼 것이 아니라 참여의식을 가지고 최선의 것이 무엇인지를 찾고, 우리를 이끌어갈 책임감 있고 능력 있는 리더를 앞세워 그 동안 정체되었던 민주주의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서 우리를 힘들게 했던 불의를 종식시키고 우리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영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함께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 다른 무엇보다 행동하는 양심과 지성만이 미래 희망을 담보한다는 저자의 말에 깊은 동감을 표하며 이러한 인식들이 우리 사회에 전반에 고루 퍼져나갔으면 하는 생각과 함께 이에 우리 개개인의 동력을 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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