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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혁명 -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데이비드 오렐 지음, 김원기 옮김, 우석훈 해제 / 행성B(행성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세계 경제를 냉랭하게 휩쓸고 지나간 것이 불과 얼마 되지 않아, 요즘 그것보다는 한층 강도가 세어진 새로운 위기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냐 하는 불안 섞인 예측들이 난무하고 있는듯하다. 그런데 이를 가볍게 넘겨버릴 수만은 없는 것은, 현재 유로존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폴트 위기가 그리스와 포르투갈, 아일랜드로 한정되어 있다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중심국들로 번지는 과정에 있고, 특히 9월에 유로존 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의 국채 상환이 집중되어 있어, 이에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하지 못한다면 유로존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그동안 경제와 관련하여 많은 새로운 대책들이 등장했고, 경제 안정화를 위해 월가를 중심으로 최첨단 분석 기법에 의한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총체적 난관에 빠져 있는듯하다. 그렇다면 오늘날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는 경제의 문제의 원인을 해결할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경제의 그 흐름에 있어 일시적인 변화는 있을 수 있으나, 종국에는 안정적인 방향으로 전환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에 벌어진 경제 상황을 돌이켜보면, 그들의 주장과는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이 책에서 경제학자들이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하는 이유를, 그들이 지금까지 그토록 중요시하고 철칙으로 여겨 왔던 경제이론의 기초가 되는 대부분의 근본적인 가정들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주류 경제이론이 범하고 있는 오류의 원인이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어 진 것인지를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 오류를 밝혀내고, 그것이 우리에 생활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다시 말해 그는 경제와 관련하여 그동안 우리의 생각을 지배해오며 그래서 이제는 고착화 되어버린 경제이론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오늘의 경제 현안이 비추어 이를 바라보는데 있어 새로운 접근방법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있는듯해 보인다.

그는 책에서 많은 경제학자들이 언급해왔던 내용대로라면, 오늘날과 같은 기이한 경제 현상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를 반문하면서, 현실의 경제는 그들의 주장해왔던 것과는 달리 불공정하고, 불안정하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그러한 예측 불가능한 모든 변화의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이러한 토대에서 합리적인 대안과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이후 시카고학파가 주장했던 효율적 시장 가설의 이론이, 최근 금융위기와 맞물리면서 심각한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점을 볼 때, 저자가 이 책에서 주장하는 이야기는 상당한 설득력 있게 들린다. 책 속에서 저자는 경제는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 경제적 위험은 통계를 이용해 쉽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경제는 안정적이며,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중립적이라는 것 등, 경제학이 저지른 오류를 크게 10가지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잘못된 가정들은 이제 버려져야 하며 경제를 바라보는데 있어 새로운 관점에서의 경제학 혁명이 대두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학이 본격적으로 연구되면서 많은 학자들에 여러 이론들이 등장했지만, 경제의 불균형과 불확실성을 명확하게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저자의 말대로 이제는 기존의 경제 이론을 답습 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물론 주류 경제학이 다루는 많은 부분들이 현실에 부합하는 것이 사실이긴 하다. 그러나 그것의 일부가 불공정하며 비합리적으로 과대평가되어 있다고 한다면 이를 마냥 신뢰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경제행위의 목적이 인간의 욕망 충족에 있는 것이고, 경제학은 그러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경제를 둘러싸고 불거지고 있는 논란을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경제학은 그 유용성의 한계에 다다랐는지도 모를 일이다. 따라서 주류 경제학이 주장하는 관념들을 배제하고, 환경의 오염이나 행복지수, 생태계를 경제 체계 안에 포함시키는 것과 같은 새로운 접근법으로 경제학의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에 독자들의 많은 관심이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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