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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슈미트의 이상한 대중문화 읽기 - 당신을 속여왔던 대중문화 속 주인공들의 엉큼한 비밀, 개정판
마크 슈미트 지음, 김지양 옮김 / 인간희극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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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 대중문화에 대하여 각자 저마다 느끼는 여러 의견들이 있을 것이고 생각들이 있게 마련이다. 일부에서는 대중문화를 저속하고 자극적인 것만 강조하는 그리고 이것이 때에 따라서는 엉뚱한 방향으로 악용 될 소지가 많은 것이어서 무척 신중해야 한다는 날카로운 비판적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고 있지만, 다양성에 따른 개성의 존중과 즐거움을 주는 오락적인 측면 등에 순기능적인 부분이 있고, 더구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이미 생활화되어버린 이런 대중문화와 동떨어져 산다는 것도 조금은 의아스럽게 받아들여질 일이어서, 우리의 이성을 믿고 극단적이거나 다소 왜곡되어 가지 않는 선에서 이를 편하게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우리의 대중문화 중에서도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에 대해 저자가 느끼는 독특한 시각을 재미있고도 인상적으로 담아 놓은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 나와 있는 그의 생각이나 의견에 모두 동의하거나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부분도 있고, 별 생각 없이 우리가 쉽게 지나쳐 버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하여 예리하게 파고드는 그의 글들이 의외로 신선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나름 흥미를 가지고 읽은듯하다.

우리의 생활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어 친숙할 수밖에 없는 대중문화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아서 이에 몰입하다보면 자칫 자신이 가지고 있었던 주관은 어느새 사라져 버리고 오히려 대중문화에 이끌려 속박되는 경우가 더러 있긴 하지만, 영화나 드라마의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의미 있는 메시지나 사회비판적인 풍자적인 요소를 찾아 볼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대중문화를 거부할 수 없는 묘한 매력중 하나 일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내용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지 않나 싶다. 책 속에는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만화 영화나 국내에서 개봉하여 크게 인기를 얻었던 영화들의 이야기가 들어있는데, 그 중 저자는 스머프에 관한 이야기를 토대로 그들이 펼치는 유토피아적 세상은 칼 마르크스가 주장한 마치 완벽한 사회주의가 이루어진 이데올로기를 나타내고 있으며, 등장인물 중 가가멜이란 캐릭터는 자본주의의 세계에 착취를 일삼는 탐욕스런 자본가의 전형적인 모습이 아닌가 하는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도 게이라는 단어가 시대적 변화에 따라 그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포함한 동성애에 관한 이야기라든지, 영화 ‘쉬리’나 ‘친구’의 내용에서 우리에게는 미묘한 사안 일 수밖에 없는 남북관계의 문제를 말하고 있고, 디즈니 영화사의 여러 작품을 두고 시대에 따른 여성 주인공들의 변화된 모습 등 모두 9편의 내용에서 저자의 상세하고도 친절한 설명을 통해 그가 바라보았던 대중문화의 생각을, 독자의 입장에서 부담 없이 편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을 읽어 가면서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을 두고 이를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고 감상 해볼 것인지에 대한 것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어서, 저자가 제시하는 견해에 대해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이 책에서 그가 인식하고 있는 일부분의 내용을 보면 조금은 단편적이고 편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특히 다른 내용과 달리 그가 생각하고 있는 우리가 일본인에 대한 감정의 내용을 히틀러와 유태인의 관계와 비교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나, 남북 분단의 문제에 관한 것은 정말 깊은 사고 속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라고 느껴지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책을 두고 생각해 볼 것은 우리가 언제나 가깝게 대하고 있는 이런 대중문화에 대해서 단순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너무 오락적인 측면만을 생각한 나머지 작품 속에서 강조하고 있는 정작 읽어야 하는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오늘날 우리의 대중문화가 외형적인 부분만 너무 강조되어 온듯하고 이에 비해 내적인 성숙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대중문화를 생산해내는 당사자들 스스로가 더욱 깊게 느껴야 하는 부분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이를 소비하는 일반인들에게도 나름대로의 책임이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대중문화로서 가치가 있는 것들은 권장 되어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것은 대중들로부터 비판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야 마땅하다고 보며, 또한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도 이제는 겉으로 보이는 부분에 현혹되기보다 그것을 통해 무엇을 보고 배울 것인가 하는 질적인 면에 그 초점을 맞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지 않아도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데 지나친 상업성에만 의존한 나머지 저속하고 가치성이 없는 무분별한 문화 상품들이 남발되는 오늘의 현실에서 이러한 책을 계기로 대중문화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 좀 더 넓히고 비판적 사고력을 키워보는 것도 나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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