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은 내 아이가 무엇이든 잘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모든 것을 다 잘하면 좋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무엇인지 일찍 알게 되어 그것을 밑받침해 줄 수 있는 부모로서의 노력도 아끼지 않으려는 것도 있다. 될 놈은 떡잎부터 안다는 옛말도 있다. 이것을 좀 더 긍정적으로 해석해보자면 그 아이의 재능은 어려서부터 잘 다듬어줘야 커서도 그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때로는 그 재능이 뒤늦게 나타나기도 하지만 아이들은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것에 특히 취미를 붙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요즘 여러 방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어려서부터 나름대로의 특별한 기간과 훈련을 거쳤음을 방송을 통해서 보고 있다. 운동선수나 예술가등을 보며 어려서부터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부모의 역할도 대단했음을 매체를 통해 알고 있다. 재능 있는 아이라면 그것을 잘 다듬어줘야 함을 사실인 듯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혹시 아이가 스트레스나 또는 다른 문제로 힘들어하지 않을지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도 이 책에서는 다루고 있다. 아이들이 재능 계발이라는 것에 집중하면서 아이에게는 엄연히 교육에 대한 스트레스가 따르기 마련이다. 이것을 덜 느끼게 하고 아이에게 성취도를 줄 수 있느냐는 문제의 거리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관계가 어떻게 이루고 있느냐에도 중요하다. 혹시 부모가 자신의 욕구를 아이에게 대신 채워지길 바라고 있지는 않는지도 묻고 있다. 만약 이런 것들을 나름대로 해소하고 있다면 이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 어떤 프로그램을 접하게 하고 아이들이 그 프로그램을 통해 얼마나 성취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도 알려주고 있다. 아이의 소질을 발견하고 또 그 소질을 계발하여 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내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발견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먼저 아이에게 건강한 정신과 몸을 가지게 하는 것도 중요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잘 해석한다면 아이를 진정한 재능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는 책이다.
역시 김향이 작가다. 이 책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다. 작가가 손재주가 좋아서 글을 쓰는 것 외에도 인형을 곧잘 만든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누군가 작가가 준 인형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꽤 잘 만든 인형이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었다. 언제쯤 이 분의 인형들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 책 속에 작가의 인형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책의 내용이 오밀조밀하면서도 정감 있게 쓰인 글이 재미나게도 읽힌다. 어릴 때 아이들은 자신만의 인형을 가지기를 원한다. 나또한 마찬가지였는데 그리 넉넉하지 않아 그냥 부러워만 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이 인형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또는 되고 싶은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 인형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화자가 인형이다. 이 인형이 인형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 셜리 인형을 비롯해, 이쁜이, 꼬마 존, 릴리 등 네 인형의 이야기가 있다. 인형할머니의 집인 ‘꿈꾸는 인형의 집’에 벌거숭이 인형이 오게 된다. 이 벌거숭이 인형은 버림받고 상처받아 마음이 아파했으나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로 인해 위로를 받게 된다. 이 책을 내가 좀 더 어릴 때, 아니 아주 어릴 때 읽어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이 인형의 집이 어디엔가 있어서 그 인형들이 밤이 되면 저마다의 모습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혹시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들 중에서 낡고 싫증났다고 금세 버려지는 것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도 될 듯하다. 이 책에서의 화자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또한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알게 될 것이다. 무심히 버렸던 것은 처음에 모두가 좋아서 선택했던 것들이다. 그렇게 존재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느껴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주변에 혹시 걱정을 하거나 외로워하는 친구가 있다면 기꺼이 다가가 친구가 되어준다면 그 친구에게 큰 용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 셜리 인형처럼
이 책의 부제목이 ‘이솝우화에서 찾아낸 행복의 기술! 행복 매뉴얼89’이다. 이 책을 봐야겠다고 생각한 이유 중의 하나가 이솝우화를 다시 읽을 수 있거니와 또한 그 속에는 행복의 기술이 있다는 기대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하기 살기를 원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행복은 모두 내 마음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제 마음이 맘대로 되지 않음은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다른 이의 글을 통해 또는 이런 책의 글들을 통해 위로를 받게 되고 어떤 지침서를 알게 된다. 그런 경우라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미리 말해두고 싶다. 이 책에서는 그런 것들이 모두 마음의 습관을 통해 이룰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내 주위에 맴돌고 있는 행복이라는 것은 마음을 열면 내 안으로 들어온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솝우화는 어릴 때 간간히 읽었기에 얼마나 다른 내용이 있을까 기대도 한 것은 사실이다. 어릴 때 읽은 이솝우화랑 지금 읽는 것이랑 어떤 차이가 있을지도 기대가 되었다. 책을 읽을수록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 우화는 역시 읽을수록 새롭고 재미있다. 이야기를 통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낌을 가지게 하니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무조건 이럴 때 이렇게 하는 것이 옳다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읽고 나면 그 뒷 부문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는지 친절히(?) 설명하여 준다. 혹시 이야기를 읽다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그 글을 통해 느낌을 가지라는 뜻인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우화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하나의 주제로 맞추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모두 ‘마음의 행복’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살아야만 잘 사는 것이고, 저렇게 살아야 복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었다.
글자 없는 그림책의 장점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더없이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그림책을 보는 순간 정말 그랬다. 분명히 그림이 암시하고 보여주고 하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림책을 보면서 나의 이야기를 그곳에다 쏟아넣고 있었다. 원래 글자 없는 그림책은 글 있는 그림책보다 어렵다고들 한다. 그래서 그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그림인지 잘 파악해야하기에 어린 아이들에게는 잘 보여주어야 할 것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그림책은 아니다. 대상이 없다. 대상이 없다는 것은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성인들에게 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그림책에서는 단 두 가지 색을 사용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색만으로도 충분한 색의 느낌을 표현했다. 그 색이 가진 장점과 특징을 잘 사용하고 있어 오히려 군더더기가 없어 좋다는 말이 옳을 것 같다. 두 번째는 각 페이지마다 변하는 파도의 모습과 아이의 표정이다. 아이는 파도에게 많은 이야기를 한다. 그림 속에 다 담지 못할 것도 충분히 드러낸다. 아이가 파도에게 혀를 내밀며 하는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마저 자아내게 한다. 그다음은 등장인물이다. 파도, 아이, 그리고 갈매기이다. 하지만 이 그림책을 보면 이들만이 등장인물이 아니다. 하늘도보이고 모래사장도 보인다. 결코 그림 속에는 그려 넣지 않았어도 보인다. 다음은 공간의 매력이다. 더할 것은 더하고 뺄 것은 과감히 빼버렸다. 그래서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 속에는 아이의 기쁨, 즐거움, 웃음, 화냄 등 모든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잔잔한 듯하면서도 역동감이 느껴진다. 볼수록 이 그림책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참 특별한 그림책이다. 그림책을 보면서 자꾸만 생각나는 것은 내가 이 그림책을 선택하지 않고 만나지 못했다면 얼마나 서운할까이다. 참 잘한 선택 중의 드는 그림책이다. 두고두고 보면서 기뻐할 그림책이다.
화면을 꽉 채운 듯한 그림이 눈에 먼저 들어오는 그림책이다. 그림 하나하나를 판화를 표현하여 다른 그림책에서는 잘 볼 수 없는 기법이기에 더욱 눈에 들어온다. 굵은 선이 오히려 생동감을 느껴지게 하는 느낌이다. 판화가 가질 수 있는 딱딱함을 웅장함으로, 판화만이 가질 수 있는 음양을 아주 입체적으로 잘 드러내어 보는 이로 하여금 책 속의 내용을 더욱 실감나게 해 주는데 특별한 역할을 하는 듯하다. 이 그림책은 모험적인 이야기이도 하지만 옛이야기가 다진 시공을 넘나드는 재미를 한꺼번에 느껴볼 수 있다. 옛이야기의 매력은 현실에서는 가능하지 못한 일들을 마음대로 하며 그 이야기를 끌고 간다는 것이다. 이 글의 주인공인 젊은이는 아내를 찾기 위해 아주 험난한 길을 가게 된다. 그 과정에서 위험에 처할 때마다 그를 도와주는 것은 아내가 아니라 아내의 하녀이다. 아내는 남편에 대한 믿음을 갖지 않고, 아니 이미 상실한 상태이고, 이를 지켜 본 하녀만이 그를 구하게 된다. 결국 이 주인이 괴물과의 싸움에서 승리하지만 주인은 아내가 아닌 하녀를 택하게 된다. 이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도 ‘믿음’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사람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자신을 가장 많이 위로해주고 도와주는 대상에게 마음을 주게 마련이다. 또한 그런 상황에 처했을 때 진정한 자신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대상을 알게 된다. 주인은 비록 하녀이지만 그때마다 지혜를 가지고 자신을 도와준 사람을 선택하게 되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인듯 하지만 그림만큼이나 그 내용이 강렬하다. 아마도 작가는 이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에게나 또는 어른들에게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지켜야 할 도리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 있음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닌지 짐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