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향이 작가다. 이 책을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나오는 말이다. 작가가 손재주가 좋아서 글을 쓰는 것 외에도 인형을 곧잘 만든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누군가 작가가 준 인형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꽤 잘 만든 인형이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었다. 언제쯤 이 분의 인형들을 볼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이 책 속에 작가의 인형들이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책의 내용이 오밀조밀하면서도 정감 있게 쓰인 글이 재미나게도 읽힌다. 어릴 때 아이들은 자신만의 인형을 가지기를 원한다. 나또한 마찬가지였는데 그리 넉넉하지 않아 그냥 부러워만 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에게는 이 인형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또는 되고 싶은 욕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 인형들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화자가 인형이다. 이 인형이 인형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주인공 셜리 인형을 비롯해, 이쁜이, 꼬마 존, 릴리 등 네 인형의 이야기가 있다. 인형할머니의 집인 ‘꿈꾸는 인형의 집’에 벌거숭이 인형이 오게 된다. 이 벌거숭이 인형은 버림받고 상처받아 마음이 아파했으나 할머니의 따뜻한 손길로 인해 위로를 받게 된다. 이 책을 내가 좀 더 어릴 때, 아니 아주 어릴 때 읽어볼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아마도 이 인형의 집이 어디엔가 있어서 그 인형들이 밤이 되면 저마다의 모습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아이들은 혹시 자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들 중에서 낡고 싫증났다고 금세 버려지는 것들이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기회도 될 듯하다. 이 책에서의 화자가 그러했기 때문이다. 또한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소중함도 알게 될 것이다. 무심히 버렸던 것은 처음에 모두가 좋아서 선택했던 것들이다. 그렇게 존재에 대한 가치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나 가장 중요하게 느껴볼 수 있는 것이 있다. 주변에 혹시 걱정을 하거나 외로워하는 친구가 있다면 기꺼이 다가가 친구가 되어준다면 그 친구에게 큰 용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주인공 셜리 인형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