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로 말하지 않는 아이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39
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 그림, 호세 카를로스 안드레스 글,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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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그림책의 제목이 ‘절대로’라는 것에 중심을 두고 이야기를 읽어본다. 왜 이렇게 단정지어서 말을 할까부터 얼마나 말을 하는 것이 힘들어할까도 짐작해본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새롭게 접하는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처음 접하는 것들이 새롭게만 느낄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용기를 가지고 대해야 하는 일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어른들은 그게 무슨 큰일이라고 생각하는 일들도 아이들에게는 엄청난 용기를 지녀야 할 때도 있다.

이 그림책의 여자 아이가 그러하다. 아직 어린아이라고 느끼면서 매일 매일을 지냈다보다. 엄마, 아빠, 그리고 친구까지 이 아이가 말을 하지 않고 말을 하는 것을 무심히 보았을 수 있다. 다만 그게 배려라는 것으로 해 두거나, 아님 정말로 몸짓 눈짓만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 다만 이것은 주변인들의 엄청난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배려는 어쩌면 그 아이가 용기를 낼 수 있는, 자신이 혼자라고 느끼지 않아도 될 만큼의 배려가 필요로 하다는 점이다.

여자 아이는 창고에서 많은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자신의 생각을 주변에서 미리 짐작해서 알아봐 주었지만 여기서는 아무도 해 줄 수 없다. 심지어 통조림에게까지 부탁하려한다. 여자아이는. 결국 여자 아이는 용기를 낸다. 모든 일은 처음이 어렵고 떨릴 뿐이다. 딱 한번 용기를 내어보면 지금까지 두렵다고 느낀 것들에 대해 과감하게 도전장을 낼 수 있다. 그러한 모습을 그림책 속 주인공 이 여자 아이 “카를로타”를 통해 보여준다.

이 책은 분명 아이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림책을 읽다보면 여자 아이 카를로타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 주변사람들이다. 특히 엄마, 아빠의 행동이다. 지금까지는 카를로타의 행동을 살피며 아이를 도와주려 한 부모였다. 하지만 이제는 카를로타가 스스로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이다. 아이들을 돌봐주되,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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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게임 마니또 푸른숲 어린이 문학 36
선자은 지음, 고상미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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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니또라는 말이 언제, 어디서부터 왔을까가 문득 궁금해진다. 맨 처음 이 말이 우리의 주변에 왔을 때의 의미는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그리고 아무도 모를 비밀친구라는 것이었다. 그러니 누군가 나의 마니또가 되어준다면, 누군가 나의 마니또가 되거나, 내가 누군가의 마니또가 되는 것은 비밀스런 즐거움이었다. 한때는 게임도 있었다.

이 동화는 첫장부터 마치 한편의 탐정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탐정이 어떤 사건을 추적하고, 그 범인을 찾는듯하다. 그만큼 긴장감을 가지고 읽게 된다.

원래 마니또는 좋은 의미이다. 비밀스런 친구, 비밀스럽게 그를 도운다는 뜻을 지니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자신이 선택한 마니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고, 왠지모르게 일만 더 복잡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단 한 명이다.

이야기는 올해 부반장이 된 김지율이 마니또 게임 중 이상한 쪽지를 받게 되면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글의 구성이 조금은 색다르다.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하나의 사건을 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늘 당하고 있는(?) 김지율이다. 지율이에는 자꾸만 이상한 일들이 생긴다. 이상한 쪽지, 사물함 사건들, 그리고 친구들의 행동... 늘 모든 일을 잘 해결하던 회장도 이상하고, 자신과 단짝인 친구조차 믿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일들을 차분히 지켜보고 있는 친구가 있다. 바로 스스로 왕따가 되기를 자처하는 모모이다.

모모는 이 모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다. 결국 모모는 자신이 본 모든 것을 중심으로 지율에게 털어놓고, 지율도 모모의 도움을 받는다. 결국 왕따였던 모모가 이 일들은 소심했던 지율이가 부회장이 된 것을 질투하던 시현이 벌인 일임을, 이를 저지하려는 회장 은석이의 역할, 아름의 방관자적 역할 등이 드러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회장 은석의 행동과, 모모의 역할이다. 은석은 끝까지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시현의 마니또였다. 모모의 묵묵한 행동이 빛나는 이야기이지만 왠지 은석의 행동도 무심히 볼 수 없다. 착한 척 한다는 오해도 받지만 끝내 시현의 마니또임을 주저하지 않았다. 마니또는 누가 누구의 마니또인지 몰라야 하는 규칙이 있다. 은석은 끝까지 이 규칙을 지켜낸다.

동화는 아이들의 여러 모습을 보여준다. 저마다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는 숨겨야 하는, 어쩌면 본 모습은 숨기고(시현의 스스로 선물을 주는 것처럼) 지내는, 그리고 관계 맺기가 힘들어 스스로 왕따임을 자처하는 모모, 소극적인 자신을 아이들 틈에서 힘들게 지켜내는 지율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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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어린이작가정신 클래식 18
그림 형제 원작, 레나테 레케 엮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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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형제의 동화는 어릴 때 무심히 읽었다가(?) 다시 읽게 되면서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마냥 재미로 읽던 이야기가 이제는 그 내용이 무엇일까를 또 한 번 곱씹게 한다.

특히 이 그림책이 특별나게 다가오는 것은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 중 좋아하는 작가가 그려놓은 그림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그림책에서 느껴보지 못한 왠지 섬세한, 그러하면서도 지금의 느낌과 다르지 않는, 뭐라고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의 매력적인 그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둘의 만남은 그림책의 매력을 또 한 번 느끼기에 충분한 것이다.

이 이야기를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하멜른에서 일어나 역사적 사건을 토대로 한 이 야기는 그 시대적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이야기만 읽으면 설마? 설마하고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 이야기 속 인물 하나하나에, 행동 하나하나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시대에는 어떤 상황이기에 이러한 이야기를 실제로 바탕을 하였을까? 아직도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이다.

아이들이 따르던 이 남자의 정체, 그리고 그 사람을 쫒기 위한 그의 모습을 상세하게 이야기하지만 그 흔적은 없다. 동화를 다 읽고도 뭔가 궁금증이 풀리지 않는다. 다만 이야기 속에서 보여주는 몇 가지 말만 기억된다.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일까? 그렇다면 그때는 어떤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일까? 이야기에서처럼 마을 사람들은 남자가 지켜달라는 그 약속을 왜 지키지 않았을까?

이야기는 그 사람의 정체도 궁금하게 하고, 피리소리가 어떤 소리였을까? 어른들은 왜 피리소리를 못 들었을까? 아니면 그 마저도 들리지 않았나? 그래서 약속을 지키지 않았나? 책을 읽는 내내 궁금증을 가지게 된다.

그림형제는 이처럼 곳곳에서 이야기를 찾아서 한 권의 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야기의 바탕이 된 사실과 허구가 만나 동화로 태어난 그림형제의 동화들은 매번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있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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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 핀 꽃 국민서관 그림동화 174
존아노 로슨 지음, 시드니 스미스 그림 / 국민서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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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우연히도 이 내용과 비슷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보았다. 어느 플로리스트가 하는 일이었다. 그는 남자이면서도 꽃을 많이 좋아한다. 남자여서 꽃을 좋아하는 것이 특별나지는 않지만, 그가 생각하는 바가 특별나서이다. 그는 꽃을 아무거나 팔지 않는다. 꽃이 꽃다워야 비로소 꽃다발의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꽃다발을 만들 때에는 자신의 온 마음을 다 쏟아낸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특별나게 다가왔다. 그런데 그는 그의 누나와 함께 삭막하다고 느끼는 길거리에 아무도 몰래 꽃을 심어놓고 온다. 그리고 그 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일기도 그곳에 두고 온다. 그래서 그가 지나온 그 길에는 꽃처럼 환한 웃음이 일어날 것이라 믿게 한다.

이 책이 그러하다. 뭐라고 설명, 이야기 하나 적어놓지 않는 그야말로 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어디 한 구석에도 감탄사가 없다. 다만 아이의 움직임을 가만히 지켜보면 이 아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차릴 뿐이다. 그리곤 뭔가의 울림을 전해온다.

회색빛 도시, 서로에게 너무도 무관심하게 있는 거리, 이 거리에 빨간 옷을 입은 한 아이가 조금씩 뭔가 다른 행동을 한다. 그리곤 그 작은 몸짓은 이내 거리에 한 송이, 두 송이 꽃을 피게 한다.

신기하게도 아이가 지나간 자리에는 꽃이 있다. 사람들의 표정이 밝아졌다. 서로에게 무관심하게, 너무도 바쁘게 지나치는 일상에 아이가 보여주는 작은 행동은 사람들의 마음에 꽃을 피운다. 맨 처음 흑백으로 시작된 그림은 점차 색이 입혀져 마지막에는 꽃밭이 된다.

요란한 글, 무엇인가를 전하려고 애쓰지 않는 내용이다. 아마도 읽는 사람에 따라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을 그림책임을 알아차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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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9-02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안녕, 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정림 글.그림 / 책고래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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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기다림은 즐거운 기대의 시간이다. 때론 이 기다림의 시간에 만날 대상과의 시간의 즐거움을 더 많이 기대하고, 그런 일들에 하고 싶은 것을 상상하게 된다. 그래서 기다림을 즐겁기도 하고, 더디게 흘러가는 것 같기도 하다.

아이는 방학이 되면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여느 아이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림책을 가만히 읽다보면 이 아이는 우리의 시골이나 다른 곳으로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다. 그림의 중간에 아이가 보여주는 몇 가지의 행동에서 아이가 갈 곳이 우리 나라가 아님을 짐작하게 된다. 그리고 끊임없이 보고 싶다고 말하는 그 대상이 할머니만이 아니라 할머니와 함께 있는 강아지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할머니와 자신이 그토록 보고 싶어 하는 개가 있는 곳은 베트남이라는 것도 짐작하게 한다. 그곳이 베트남이라는 것은 아이가 쓴 모자, 그리고 음식 등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왜 아이는 이 개를 이토록 보고 싶어할까? 아이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그리 즐거웠던 것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작가는 이 책을 쓴 동기를 통해 아이의 마음을 충분히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이 본,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힘든 친구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 아이들이 함께 하고 싶은 친구들과 마음대로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봤다고 한다. 이때 겪었을 아이들의 외로움이 많이 힘들어보였을 것이다.

아이는 ‘존’이라는 대상을 완전한 친구로 새겨놓고 있다. 처음 그림책을 보기 전에는 존이라는 대상이 친구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그 존이 사람이 아니라 개, 자신이 오래전에 보았던 강아지가 자라 큰 개가 되어있을 그 대상이다. 아이는 자신과 충분히 놀아준 어릴 적 그 강아지, 존을 만나러가는 기쁨에 하루하루를 즐겁게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그림책을 통해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얼마나 외로운지, 우리들이 얼마만큼 다가가야 하는지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또한 그림책 아이의 마음을 통해 변화되는 사회 속에서 이제는 다문화 가족의 아이들과 ‘다름’을 조금 더 친절하게 바라봐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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