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불안해도 괜찮아 사춘기 어린이를 위한 심리 포토 에세이
장희정.송은하 지음, 김예슬 그림, 정주연 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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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면, 이 나이 때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를 잠시 떠올려보게 된다. 열세 살이면 어른이라고 생각했을까?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사춘기라고 별스럽게 지나오지 않은 듯도 하다. 그때는 뭐가 그리 다른 일로 치열했는지 사춘기라고 누군가 콕 짚어 말을 해주지 않았다. 그러니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쳤다.

그런데 내 아이를 키우다보면 우리 아이의 사춘기는 정말 제대로 겪게 된다. 아마도 이럴 때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어낸다. 아이도 부모도. 그 아이가 이런 감정을 느끼기도 하구나를 짐작도 한다. 부모는 이때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어떤 말을 해 주어야 할까? 부모라서 쉽게 다가갈 수 있기도 하겠지만 사실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사춘기는 아이들에게는 성장의 디딤돌이다. 누구나 겪어가는 시기이기에 잘 지내면 오히려 많은 것을 느끼고, 알게 되는 시기이다. 하지만 나름대로 겪어가는 사춘기라는 것이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다. 다른 아이들과 무언가 다르다는 점, 또한 나만 부족한가에 대한 걱정은 불안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을 위한 좋은 사춘기 불안 극복 안내서이다. 그 역할로 충분하다. 왜냐하면 같은 또래 친구들의 경험담(?)을 이야기 형식으로 풀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나만이 겪는 고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충분한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아이들은 이 즈음에 고민들을 어른들과 상의하거나 하기 보다는 또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고민해결책이다. 물론 어른들, 부모나 선생님들에게는 그 아이들의 마음을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책이다. 또한 사춘기에 겪는 불안이 그다지 나쁜 것이 아니니 잘 지내보자는 용기를 주고 있는 내용이 많아 제법 읽을 만하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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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거나 말거나 마음대로 도서관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54
김유 지음, 소윤경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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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규칙은 정말 지키기 어려운 약속과도 같은 것이다. 규칙은 어쩌면 어른들이 지켜야할 것이라고 정해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이런 지켜야할 규칙은 그저 자신들의 행동에 제약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규칙도 가끔 이들만의 방식으로 바꾸면 재미있는 것이 되나보다.

이 책은 도서관에 가면 지켜야할 것들에 대해 나름대로 이야기하는 내용이 있다.

고아원에 같이 사는 이 아이들에게 도서관은 정말 견디기 힘든 곳이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것도 모두 ‘똑바로, 똑바로’해야만 한다. 그러니 책을 읽는 것은 재미가 없고, 무섭고, 지겹고, 싫증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저마다 잘 하는 것만 해도 매일매일이 즐겁다. 그러니 똑바로 도서관에 가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그곳에는 아무 무서운 도서관 관장님이 있다.

아이들은 결국 저들만의 일은 해 낸다. 바로 마음대로 도서관이다. 이 마음대로 도서관에도 나름대로의 규칙이 있다. 책을 한권씩 내면 된다. 그러면 평생 마음대로 회원이 된다. 이 아이들이 정한 도서관도 멈추어서 버린 버스이다. 아무도 찾아봐주지 않는 버스가 이들만의 공간이 된다.

아이들은 이렇게 서로가 주인이 되어 무엇인가를 이뤄내었을 때 훌쩍 자란다. 분명 규칙이라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힘들어하고, 어려워한다면 한번쯤 이 규칙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도서관을 만들고, 규칙을 정하고, 책을 정리하고, 그 공간을 꾸미는 과정이 모두가 주도적이다. 그러니 그곳이 더욱 애정이 간다.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어떤 곳이어야할까, 책을 어떻게 읽혀야 할까를 한번쯤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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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 푸른숲 작은 나무 10
유은실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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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이 아마도 이 마고할미는 살림, 육아, 사회생활에 힘들어하는 주부들의 친정엄마가 아닐지를 상상하게 된다. 아니면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아내, 엄마, 딸,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하는 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닐지도 상상해본다.

신기하게도 옛날 옛날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 마고할미와 윤이가 떠올려내는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다시 읽고 싶어질 정도이다. 그 정도로 이 이야기가 재미도 있고, 매력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왠지 엄마, 아빠의 자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더불어 이 속에서 늘 힘들어 할수도 있는 아이의 모습도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가 힘들 때 ‘누군가 힘이 되어주었으면’이라고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아버지도 바쁜 엄마의 일을 덜어주기 위해 집안일을 하지만 그것도 어느 순간 힘이 들기 마련이다. 엄마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일이 좋다고 하지만 일은 일이다. 아이는 엄마가 차려주는 맛난 밥상과 깨끗하고 정돈된 집에서 살고 싶다. 하지만 바쁜 엄마와 아빠의 틈바구니 속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이때 이야기는 상상의 힘을 발휘한다.

이야기는 우리의 전래동화인 마고할미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그 할머니가 벌이는 활약(?)을 읽게 한다. 엄마도 할머니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고, 아빠도 마찬가지이다. 윤이도 그렇다. 학교 급식도 마다할 만큼 할머니의 집밥 맛이 그립다.

현대인의 일상은 이렇다. 예전과의 일상은 다른 것이 현실이다. 엄마도, 아빠도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의 육아는 할머니가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할머니는 열심히 돌봐주니 집안일이 자유롭게 지나간다. 하지만 이런 할머니, 아니 마고할미처럼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할머니가 하루라도 자리를 비면 집안은 엉망이 되곤 한다.

동화는 윤이와 엄마, 아빠가 겪는 현대인의 일상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자리, 우리의 현실을 좀 더 차분하게 지켜보게 하는 시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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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에 대처하는 방법 푸른숲 어린이 문학 37
정연철 지음, 신지수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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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제어는 쉽사리 분류할 수 없다. 왜냐하면 아이들의 심리를 너무도 현실적으로 드러내고 있기에 그저 ‘아이들 심리’라고 하기에는 이 책이 주는 느낌에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 책의 내용은 아이들의 주변에서 그들을 힘들게 하는 것들을 좀 더 현실적으로, 사실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한 주제어를 분류해 보았을 때 아이들은 우리와 자랄 때와 조금 다른 것에 더 많은 것에 힘들어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가 싸우면 사실 가장 힘든 대상은 아이들이다. 부모는 그 싸움의 대상이기에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을 내보일 수 없고, 또한 아직 무언가를 판단하거나, 이성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어리기에 더 힘들어하는 시간을 지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더욱 마음에 와 닿는다. 아이들의 마음을 잘 대변하고 있는 동화집이라는 점에서.

[이혼 추진 위원회]에서 미래가 부모의 이혼을 요구하는 장면은 꽤 당돌하다. 하지만 이 당돌함은 그리 밉지가 않다. 이유는 이혼이라는 말을 너무 쉽게 뱉어버리는 자신의 부모에 대해 일만을 외침이다. 미래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 어른들은 쉽게 외치고, 쉽게 싸움하고, 화해하지만 아이에게 와 닿은 삶의 자극은 아프기만 하다는 것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나무늘보와 굼벵이]에서 보여주는 왕따문제는 좀 더 사건을 확장시켜 아버지의 직장까지 그 상황을 보여준다. 어른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내용이다. 왕따가 아이들만의 문제만은 아니다라는 것은 어른들도 안다. 아버지의 힘듦을 보고서야 주변의 친구들의 아픔을 인식하게 한다. 작가는 이렇게 ‘왕따’를 아버지의 직장까지 이야기를 파고 들게 하였다. 이유는 아마도 이러한 문제가 우리의 주변에서 정말 사라져버렸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음일 것이다.

아이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부모라는 권위로 아이의 행동을 판단하게 하는 것과, 자신의 행동에 어떠한 책임이 따르는지를 보여주는 [태풍에 대처하는 방법]이 표제작이다.특히 이 동화에서는 아버지의 따뜻한 기다림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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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와 고양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김소선 글.그림 / 책고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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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고양이는 어쩌면 사람이 하는 일을 잘 보고 있으니, 조금 더 많이 우리들의 일이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그림책 속의 고양이를 보면 그렇다. 고양이는 화가가 키우는 고양이이다. 이 고양이는 화가인 주인이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며 지내는 것을 보고 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도 읇는다는 옛말이 있다. 오래토록 화가와 함께 한 고양이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화가처럼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역시 그랬다. 화가는 고양이가 그냥 물감을 핥아먹고, 장난으로 물감을 발바닥으로 찍어대는 것으로 보았다. 어디 고양이가 자신의 그림을 그려보겠느냐고 짐작조차 했을까? 옆에서 자꾸만 어른거리는 고양이가 귀찮기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고양이는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상상하게 된다. 이것은 고양이가 찍어놓은 발자국. 고양이가 찍어놓은 그림......

고양이는 자신이 핥거나 찍은 색을 그림으로 그려놓는다. 처음엔 화가가 화를 낸다. 하지만 한 장씩 넘겨보는 그림책 한 장에서 변하는 화가의 표정에서 정말 멋진 그림 한 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멋진 그림이 그려졌다. 그것도 고양이가.

이 그림책을 보면서, 혹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야단치지 말아달라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천천히 기다리면 무엇인가를 해 내고, 자신들도 어떤 생각에 따라 행동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글, 단순한 그림이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음을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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