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와 고양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김소선 글.그림 / 책고래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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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사람과 친숙한 동물 중의 하나이다. 그러므로 고양이는 어쩌면 사람이 하는 일을 잘 보고 있으니, 조금 더 많이 우리들의 일이 궁금해질지도 모른다. 자신들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그림책 속의 고양이를 보면 그렇다. 고양이는 화가가 키우는 고양이이다. 이 고양이는 화가인 주인이 매일매일 그림을 그리며 지내는 것을 보고 있다. 서당 개 삼년이면 풍월도 읇는다는 옛말이 있다. 오래토록 화가와 함께 한 고양이라면 그럴수도 있겠다. 화가처럼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역시 그랬다. 화가는 고양이가 그냥 물감을 핥아먹고, 장난으로 물감을 발바닥으로 찍어대는 것으로 보았다. 어디 고양이가 자신의 그림을 그려보겠느냐고 짐작조차 했을까? 옆에서 자꾸만 어른거리는 고양이가 귀찮기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고양이는 화가처럼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이다.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상상하게 된다. 이것은 고양이가 찍어놓은 발자국. 고양이가 찍어놓은 그림......

고양이는 자신이 핥거나 찍은 색을 그림으로 그려놓는다. 처음엔 화가가 화를 낸다. 하지만 한 장씩 넘겨보는 그림책 한 장에서 변하는 화가의 표정에서 정말 멋진 그림 한 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짐작을 하게 한다.

멋진 그림이 그려졌다. 그것도 고양이가.

이 그림책을 보면서, 혹시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너무 성급하게 판단하거나 야단치지 말아달라고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천천히 기다리면 무엇인가를 해 내고, 자신들도 어떤 생각에 따라 행동하고 싶다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글, 단순한 그림이지만 그것보다 더 많은 것이 있음을 짐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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