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온 마고할미 푸른숲 작은 나무 10
유은실 지음, 백대승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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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나서, 문득 드는 생각이 아마도 이 마고할미는 살림, 육아, 사회생활에 힘들어하는 주부들의 친정엄마가 아닐지를 상상하게 된다. 아니면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아내, 엄마, 딸, 며느리로서의 역할을 하는 여성을 말하는 것이 아닐지도 상상해본다.

신기하게도 옛날 옛날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져 오히려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책을 읽으면서 책 속 마고할미와 윤이가 떠올려내는 전래동화 속 이야기가 다시 읽고 싶어질 정도이다. 그 정도로 이 이야기가 재미도 있고, 매력도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왠지 엄마, 아빠의 자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더불어 이 속에서 늘 힘들어 할수도 있는 아이의 모습도 생각해본다.

사람들은 자신의 현재가 힘들 때 ‘누군가 힘이 되어주었으면’이라고 바란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아버지도 바쁜 엄마의 일을 덜어주기 위해 집안일을 하지만 그것도 어느 순간 힘이 들기 마련이다. 엄마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일이 좋다고 하지만 일은 일이다. 아이는 엄마가 차려주는 맛난 밥상과 깨끗하고 정돈된 집에서 살고 싶다. 하지만 바쁜 엄마와 아빠의 틈바구니 속에서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이때 이야기는 상상의 힘을 발휘한다.

이야기는 우리의 전래동화인 마고할미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그 할머니가 벌이는 활약(?)을 읽게 한다. 엄마도 할머니가 하는 일이 마음에 들고, 아빠도 마찬가지이다. 윤이도 그렇다. 학교 급식도 마다할 만큼 할머니의 집밥 맛이 그립다.

현대인의 일상은 이렇다. 예전과의 일상은 다른 것이 현실이다. 엄마도, 아빠도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의 육아는 할머니가 담당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할머니는 열심히 돌봐주니 집안일이 자유롭게 지나간다. 하지만 이런 할머니, 아니 마고할미처럼 모든 일을 척척해내는 할머니가 하루라도 자리를 비면 집안은 엉망이 되곤 한다.

동화는 윤이와 엄마, 아빠가 겪는 현대인의 일상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그 이야기 속에는 우리의 자리, 우리의 현실을 좀 더 차분하게 지켜보게 하는 시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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