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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무덤의 남자
카타리나 마세티 지음, 박명숙 옮김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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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은 언제나 장밋빛이다. 물론 주인공들의 장밋빛 미래를 나아가기 위해서는 가시도 다닥다닥 늘어져있긴하지만. 로맨스 법칙은 그 여정이 험난하고 사랑이 이루어졌더라도 삼각관계, 사각관계 등 그 법칙이 너무도 천편일률적이라 고리타분까지하다. 5-6년 전에 이미 흔하디흔한 재벌, 조폭, 직장, 대학교 선후배 등 현실에서 일어날 뻔한 그런 로맨스 소설은 읽어봐서인지 이젠 현실적이지 못한 로맨스 소설은 이쪽에서 사절이다.

 

그렇지만 정말 현실적인, 현실에 기초로 한 로맨스 소설이라면?

 

 

"저기......같이 묘지 한 바퀴 돌지 않을래요?"

-p.66

 

 

때론 버스에서 운명의 만남을 가질 수도 있고, 때론 도서관에서, 길거리에서, 그리고 무덤에서도 만남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35~37세, 30대 중후반인 그들의 사랑은 즉홍적이기도하지만 현실을 벗어나진않는다. 지적이고 고상한 도서관 사서인 데시레는 전형적인 도시 여자로, 생고기로 미트볼을 해먹기보다는 냉동 미트볼을 데펴 먹는 게 더 어울린다. 시골 마을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산림조합원 벤니는 대대로 이어진 가업을 물려받아 학업을 포기하고 근 20년동안 농장만 운영한 순박한 시골 청년이다. 30대 중반을 넘기고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이러다 50대 중반까지 결혼을 하지 못할까 순수하게 걱정하는 '청년'이기도하고. 데시레 남편의 무덤과 벤니 어머니의 무덤은 나란히 묻혀져있다. 여기서 그들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흔한 로맨스의 시작은 아니지만, 흔한 이들의 조합은 아니지만, 주위에 돌아보면 한 커플 정도는 있을 듯한 극과 극의 만남이다.

 

불꽃과도 같은 데이트 이후 터져나가는 심장소리, 그와의 추억쌓기, 엔돌핀이 돌면서 좋은 일만 그득할 듯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그들의 미래가 서로 조율 자체가 안되는 것이다. 도시 여성은 농촌 총각이 가업을 버리고 오는 걸 원하고, 농촌 총각은 도시 여성이 일을 조절해 본인의 가업을 도와야 된다고 생각한다. 여자의 의견은 묻지도않고 결혼을하면 당신의 일은 파트 타임으로 바꾸고 아기를 낳으면 벤니의 친구 아내에게 맡기며 집에오면 집안일은 여자가 다 해야되는 것으로. (여기서 벤니의 친구네와 데시레의 관계가 안 좋다는 것이 함정)

 

 

누구의 의견이 잘못된 것일까. 아니, 어떤 방식이 잘못될 걸까.

서로의 의견을 참고하지않고 본인의 라이프 스타일에만 맞춰주길 바라는 것?

 

 

남자의 입장과 여자의 입장에서 서술되는 방식은 얼마 전 보았던 <내 아내의 모든 것>이 떠오르게했다. 여자의 입장과 남자의 입장 차이를, 그들의 생각이 틀리다는 걸 7년차 부부의 ver. <내 아내의 모든 것>이라면 결혼 전 이들의 현실적 장애물에 대한 남녀간의 이야기는 <옆 무덤의 남자>이다.

 

현실적인 연애 소설로 추천이다. 빨간 구두와 녹색 장화, 이 불협화음부터가 눈에 띄지 않나.

엄청 싸우고 지지고 볶는다. 읽다보면 화가 나기도하지만 뭐, 남녀간의 문제가 항시 웃으면서 해결되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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