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병 - 몸을 망치는 의자 몸을 살리는 자세
최성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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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병 


_몸을 망치는 의자 

_몸을 살리는 자세 

_통증의 90%는 의자 위에서 시작된다. 

_수많은 셀럽이 믿고 찾은 물리치료사가 들려주는 통증 제로 라이프의 숨겨진 비밀 

#의자병 #의자 #세종 #물리치료 #최성민 


책 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이 갖다. 

근무하는 하루 시간 중 평균 4시간 정도를 서 있고 나머지 시간은 그저 모니터 2개 켜놓고 노트북 멀찍이 놓은 후 블루투스 키보드로 작업하면서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중간에 점심도 자리에 앉아서 먹고, 요즘 봄 햇살이 참 좋은데 계단 5층만 내려가도 쬘 수 있는 햇살 구경을 거의 못하고 바쁜 3월을 보냈다. 

하고픈 말은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꽤 길다. 


집에 돌아와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케아에서 구매한 슬리핑체어? 명칭이 맞나 모르겠다. 동생네 집에 있던 것을 얻어다가 책상 옆에 놓고 잘 쓰고 있다. 

물론 잘 쓴다는 것이 이 책을 읽고 살짝 잘 못쓴 문장 같아 보이지만 말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 중 대부분을 이 의자에 앉아 오랜 시간 책을 보고 졸기도 하며 시간을 보내고 그 시간을 더 늘리려는지 옆에 협탁을 구하고 의자를 중심으로 팔만 뻗으면 잡힐 수 있게 주섬주섬 물건들을 배치 중이다. 


인테리어를 새로 하면서 100만 원 가까이 되는 고급 의자에 시선을 두기도 했지만 집에서 그 의자에 앉아 얼마나 무슨 일을 하겠어.라고 생각하며 그저 두 다리를 보조 의자에 걸치고 허리는 45도 정도로 뒤로 누운 채 많은 시간을 그 의자에서 보내고 있다. 


딱히 아직은 허리나 다리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으나 지금 허리와 무릎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들을 보거나 젊지만 딱 봐도 자세가 좋지 않아 허리와 발바닥을 아파하는 아들 녀석을 보며 나도 직장에서의 앉아 있는 자세와 집에서 앉아 있는 자세를 바로 하지 않으면 조만간 몸에 하자가 생길 것 같은 직감이 든다. 


책을 펼치면 굳이 셀럽의 추천과 사례가 아니더라도 신뢰가 가는 진단과 처방 사례가 쏟아져 나온다. 

친절하게 그림, QR코드로 동영상까지 볼 수 있다.


작가님 얼굴도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 


가장 많이 나오는 '요추전만'을 기본으로 좋은 자세와 나쁜 자세, 그리고 앉는 법과 지금 내 상태 등을 체크하며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장 모든 문제의 시작은 '의자'였다. 

_앉아 있는 시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속이 불편한 이유도 영향을 받는다. 다리가 붓고 저린 이유도 혈액이 아니라 자세 때문이다. 앉는 습관이 마음을 병들게 한다. 바르게 앉을 때 몸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기록되어 있다. 

2장 내 자세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_치료보다 먼저 내 몸을 정확하게 아는 것, 나쁜 자세를 가진 사람들의 공통적으로 보이는 신호와 요추 전만 자세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라고 언급해 준다. 

3장 앉는 법 하나로 인생이 달라진 사람들 

_통증이 사라지고 키가 커 보인다. 자세를 바꾸면 얼굴이 달라진다. 소화 불 량에서 근육 있는 몸으로 바꾸기, 콤플렉스였던 다리가 다음 다운 각선미로 바뀌기까지, 약이 아니라 자세가 해법이라는 기록이 있다. 

4장 직업과 생활 패턴에 따른 의자 사용법 

5장 통증 없이 오래 앉아 있으려면? 

부위별 통증 및 안 좋은 자세를 근육과 함께 언급한다. 예를 들면 엉덩이와 허벅지가 아프다면 햄스트링을 의심하라. 등과 같이.. 

6장 의자에서 시작하는 건강한 운동 습관 

직장이, 학생, 작업자 근력을 키우는 요령과 낙상을 막기 위한 고령자 근력 운동이 소개되어 있다. 작업, 상황별 소도구 활용법도 언급된다. 


내가 가장 관심을 두었던 것은 요추 전만을 확인하는 그림과 동영상 부분이었다. 

옆구리에 손을 대고 골반뼈를 찾은 후 등 뒤쪽으로 손을 수평으로 옮겨 척추가 만져지는 부위가 요추 4번과 5번이며 이 지점보다 위쪽 허리가 과도하게 퍼져 있다면 우리는 허리를 올바르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읽고 따라 해 보면서 내 몸을 파악해 보고 어찌 고쳐나가야 할지를 가르쳐주는 지금 내게 딱 필요한 책을 만났다. ^^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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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파도 트리플 35
이서아 지음 / 자음과모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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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 파도 


#방랑파도 #이서아 #연작소설 #TRIPLE #자음과모음 


'죄책감' 


이 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를 하나 고르라고 하면 '죄책감'을 고를 듯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들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하는 죄책감은 어찌해야 할까? 

누가 봐도 분명한 죄에 대한 죗값! 하늘의 천벌이든 인간의 형벌이든 그렇다면 그 벌을 받은 다음은 차라리 후련할까? 

주변에서 품고 살 필요 없다는 죄책감은 그 말로 해소가 되고 삭제될 수 있나? 여기 소설 속 주인공들은 다들 그렇지 못했던 거 같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생각도 든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죄책감'을 안고 있다. 하지만 그 '죄책감'이 '자책'이 되지 않도록 주위에서 서로 노력해오고 있다는 것을... 

'죄책감'은 반성적 사고로 건설적으로 자신의 잘못으로 나쁜 결과가 도래했으나, 다음에는 그러지 않겠다는 마음이지만 자책은 끊임없이 자신을 탓하여 '죄책감'이 '자책'이 되어 자기 위축, 자기혐오를 일으키고, 우울과 만성불안으로 이어지고, 결국 사회적 고립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을... 

그래서 서로서로 경계해 주며 조용히 다독이며 보듬는 바로 옆 지인과 가족들이 눈에 들어오는 소설이다. 


제목은 방랑, 파도이다. 파도와 파랑이 다르다는 것을 과학 선생님들은 한 페이지 넘게 증명하시겠지만 난 파도나~파랑이나~라는 생각이 갑자기 든다. 

방랑, 파랑~으로 읽혀 제목이 예뻐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철썩' 내게 좋은 파도란 없다. 죄다 견디기 힘들고 고달픈 파도일 뿐이다.라는 문장이 책 속에 나온다. 안 좋은 일이 벌어진 후 모든 일들은 내게 그렇게 견디기 힘들고 고달프게 다가온다. 그걸 불행이라고 불러본다면.. 


불행은.. 


'불행은 기묘한 것이었고 불행한 사람들은 손쉽게 기이한 사람들이 되었다.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하기 때문에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생에 흠결이 있는 사람들은 그 흠결로 인한 슬픔과 절망을 감당하기도 벅찬 와중에 그 흠결을 몹시 추하고 불경한 것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까지 견뎌야만 했다.'


이미 결과를 어쩌지 못하며 상황을 되돌리지 못하는 탓에 그래 다 내 탓이라고 해버린 그 불행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묵직한 펀치가 되어 내 맘과 몸을 때리는 상황을 인물들은 겪고 있는 듯하다. 

유일하게 그들의 안식처는 바다, 그 바다의 파도... 


책을 읽고 바다가 문득 보고 싶다. 


그리고 내 인생의 끄트머리 그렇게 바다가 보이는 요양원에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학교에서 인구 단원을 가르치다 보면 시설 좋고 인기 많은 요양원은 모두 대도시 인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런 생각에 빠진다. 

매일매일 바다만 보는 것으로 내 인생의 후반부가 추락 아닌 착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너무 큰 것인지..... 

계속 아플 것이고 그래서 큰 병원 근처여야 하며 세상에 미련을 남겨 자식과 지인들을 보고파하며 말이다. 

그런 것들을 세속적이라 표현한다면 그것들이 있는 시간과 공간에 선을 긋고 그 선 건너편에서 조용히 머무를 수 있기를 바라며 살 수 있을까? 내 생각을 해본다. 


서로 다른 세 명이 같은 공간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잠시 시간을 달리하며 주인공이 되어 그들의 시선과 생각을 따라 독자들은 움직이게 된다. 

매끄럽게 진행되고 현재와 과거가 잘 붙은 접착면과 같이 이어져 누구의 이야기와 상관없이 하나의 이야기로 읽힌다. 


자책하지 말라고 언제고 그렇게 말할 다독일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옆에서 조용 조용히 곁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다. 

세상의 온갖 불행을 다 안고 살면서 그저 다 껴안고 묵묵하게 지내며 가끔 혼자 울음을 터뜨리는 사람들... 다 받아주는 바다를 좋아해서 바다 주변에 머무는 사람들, 그들의 바다 같은 삶을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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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할 열네 살 사계절 1318 문고 151
김혜정 지음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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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망할 열네 살 


#이망할열네살 #김혜정 #장편소설 #청소년소설 


단요 작가의 성냥과 풋사과를 직전에 읽었다. 


책에는 열다섯 살 소년의 어떤 심리에 대해 설명되는 글이 나오는데 갑자기 그 부분이 생각났다. 

'나는 이 ***들이 얼마나 악질적인지 잘 알았다. 세상에는 조건 없고 값없는 사랑이 정말로 무한한지를 확인하려다가 모든 걸 망쳐버린 뒤 "역시 아니었네, 역시 아무도 날 사랑하지 않아"하며 침을 뱉어버리는 인간 유형이 있다.' 


사실 아무리 이어 붙이려고 해도 이 망할 열네 살 주인공들에게서 볼 수 있는 모습은 아니지만 상처가 있는 열다섯 살의 소년이 죄책감을 느끼면서 무언가 상황을 개선하고자 의도적으로 벌린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때 스스로에게 분노하고 다른 사람들의 환대가 섭섭하고 그렇게 실수를 했을 때 주변의 태도가 오히려 욕하지 않는 것도 '나는 화낼 가치도 없는 사람이라 이건가?' 하는 생각에 열이 오르고, 불만이 생기면서 실컷 욕을 얻어먹고 혼나면서 쫓겨날 기회를 노리는 이야기가 나온다. 미워하고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의 행동처럼 주변 사람이 행동해서 자기 생각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온갖 무리한 시도를 벌리는.... 상처받은 열다섯 남자아이 이야기이다. 


내 글을 읽는 지인은 이게 무슨 소리?라고 생각할 테니 요약해 보자. 

'상처를 입은'이라는 단서가 있지만 내가 최근 경험한 열다섯 살 아이를 설명하는데 쓰이는 단어가 지금 분노, 섭섭, 실수, 욕, 화낼 가치도 안 되는 인간, 불만, 욕, 쫓겨날 기회를 노리는 의도적 행동... 온갖 안 좋은 단어는 다 수집해 놓은 셈이다. 


게다가 덩치는 산 만해지면서 아직 마음의 성장은 그 덩치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즉 중1 때 커서도 맞을 수 있게 맞췄던 교복이 딱 맞거나 오히려 작아지는 시기라는 것일 테다. 


처음부터 두려웠던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자신 있었던 도하민의 새로운 중학교의 경험은 그다지 밝지 않다. 

그 와중에 주인공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주변의 공기를 읽어낸다. 물론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서 말이다.


자신 만만했던 학생이 이토록 위축되는 상황이 되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데 꼬박 1년이 걸린다는 설정이면 실제로는 어떨까? 자신 만만이 아닌 이전 초등학교 시절부터 내내 위축되어 살아온 친구들은 새로운 환경이란 것이 기대와 설렘보다 더욱 익숙함에서 더욱 낯선 공간과 시간으로의 이동일테니 그 두려움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오로지 믿고 의지할 곳은 선생님과 그저 어서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해서 생길 친한 짝꿍이 아닐까? 


편집자님의 편지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중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에 진입하면서부터 어려움을 겪습니다. 친구 사귀는 법도 교실에서 적응하는 법도 다 까먹은 것만 같지요. 그런데 한 번도 어려워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풀어내는 일도 만만치 않습니다.~그러니까 자신 만만한 어린이가 자신 만만한 청소년이 되리라는 법도 없고 어제 잘 나갔던 내가 내일 투명인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꼭 '잘못하지' 않아도요. 


내가 꼭 무엇을 '잘못하지' 않아도요.... 


이글 처음에 적었던 다른 소설의 주인공 소년도 그랬다. 

딱히 무엇을 잘못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의 안 좋은 결과가 다 자기의 잘못 때문인 것 같고, 용서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고 있으며 난 아직 용서를 어찌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자꾸 숨으려든다고 해결되지 않으며 모든 걸 잊은 채 살아가기도 쉽지 않은 것을 알아버린 열다섯... 


여기 열네 살 아이들도 그렇다. 

딱히 내 탓이 아닌데 오해를 받고 미움을 사며 내 편은 없어지고 난 관심에서 제외된다. 

그런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기 쉽지 않고 참견인지 조언인지 모를 어른들의 도움은 크게 득이 되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이 그 와중에 쓰선생님으로 불리는 도덕 선생님과 아빠의 역할은 하민에게 다른 친구 못지않은 힘을 보탠다. 

물론 이 어려운 시기를 멋지게 헤쳐나가는데 필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믿음과 신뢰할 수 있는 친한 친구가 최고인 듯하다. 


다 큰 어른이기에 아이들의 갈등과 고민이 그저 소꿉놀이 같은 꽁냥꽁냥으로 읽히지만 당사자들에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인지부터 공감하는 연습을 시작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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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풋사과
단요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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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과 풋사과 


_모든 것이 불타 버린 잿더미 위로 다시 한번 삶을 쌓아 올리는 의지와 소망 

#단요 #위즈덤하우스 #장편소설 #성냥과풋사과 #소설 


책을 다 읽고 한참 멍하게 있었다. 

한 권의 긴 철학서를 읽은 듯한 기분도 들었고, 그저 아이가 시골로 내려와서 주인공과 함께 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은데 이처럼 두툼한 책 속에 가득 채워질 내용으로 그것도 지루할 틈 없이 읽히는 기록으로 만들어낸 서사에 놀란 얼굴로... 


'섣부른 이해 대신 인내를, 손쉬운 다정함 대신 기다림을 건네는 작가만의 방식으로 전하는 위로와 회복의 서사' 


출판사에서도 기뻐할 책 선물에 대한 보답으로 위와 같은 멋진 문장으로 시작하는 서평을 남기고 싶었고, 읽으면서 차곡차곡 스며들어 누적된 감동을 고스란히 잘 묻힌 글을 나름대로 써보고 싶지만 글쓰기에 특화되지 못한 못난 머리와 몸뚱이를 탓하며 그렇게 멍하게 있었나 보다. 


길든 짧든 삶의 여정 속에서 커다란 굴곡 없이 살아온 독자들이 읽어 내려가며 느끼는 감동과 그렇지 않은 독자들이 느끼는 공감 또한 다를 듯하다. 

난 어느 쪽일까? 

내가 이렇게 내 삶 속에 어려움을 자로 재 듯, 저울로 달 듯 글 속 주인공들이 그러하다. 

선재와 건우, 이서, 당고모 그리고 지금 세상에 없는 할아버지들, 큰이, 작은이 까지 모두 자신이 겪은 고통과 남이 겪는 고통을 서로 비교하며 힘들어하거나 자신만의 위로를 건네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비교해서 어쩌려고.... 굳이...라는 말이 글 속에서 꽤 나왔던 것 같다. 


가장 많은 말을 하며 이 글을 이끌어 가는 선재는 말이 많다. 

그 말은 건우에게 건네는 말이 가장 많고, 파트너인 수와 당고모, 사촌형에게 하는 말이 그다음일 거다. 

이서에게 하는 말은 왠지 쉼표 같은 느낌이었다. 답답하지 않고 그저 과거를 회상하며 선재에게도 꿈같고 꿀 같은 시간처럼 느껴져서 말이다. 

선재의 가장 많은 말을 듣게 되는 건우는 어떤 느낌이고 건우에게 쏟아내는 선재의 느낌은 어떠했을까? 

열다섯의 건우는 그 많은 말 중 얼마만큼 이해했을까?


선재는 자신의 말이 얼마만큼 전달되었을 것으로 생각하며 말을 한 것일까? 

건우를 쳐다보며 말을 하지만 그 말은 곧 자신에게 하는 말이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하는 말이며, 혹여나 과거의 자신에게 건네는 말은 또 아닌지 모르겠다. 


'어린 시절의 나는 내가 어째서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의아해하곤 했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세상으로부터 밀어내는지... 나는 그 이야기를 오래도록 망설여왔지만 조만간 털어놓게 될 듯하다. 내가 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이 제멋대로 떠들어댈 것이기 때문이다. 학대나 참사를 겪은 아이가 감정 없는 살인마가 되는 이야기도 무감각한 아이가 감정을 되찾아 완전해지는 이야기도 모두 지겹다. 나는 그냥 이 상태로 살아 있다. 삶이란 모든 것이지만 생각보다 별것 아니다.' 


뒤표지에 나온 이야기가 바탕이 되고 토대가 되어 선재는 끊임없이 건우에게 이야기를 해준다. 

인내하며 기다리며 말이다. 과거의 소년 선재를 생각하면서... 물론 선재의 말을 못 알아들은 듯한 건우 역시 선재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끝까지 있어준 것도 건우 방식의 인내이며 기다림이라고 생각이 든다. 


'내가 선을 행하려 할 때에는 언제나 바로 곁에 악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라는 문장의 인용, '나는 누가 불쌍하다거나 슬프다거나 하는 감정은 잘 모른다. 전혀 몰라. 하지만 네가 좋아지길 바란다는 것만큼은 진심이고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진심이고...'라는 고백에서 선재가 건우를 바라보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설익은 채로... 


수많은 사건과 사고, 지금도 전쟁으로 이유 없이 죽어가는 생명들 고통받는 사람들 

한때 낙원이었을 여기에 없이 천국에 머무는 신을 찾아 기도하지만 그 신의 역할에 의문을 던지고 원망을 하기도 하고, 나 혼자 힘으로 태우기 힘든 아픔을 나름 대형 폐기물 같은 쓰레기로 취급하고 내놓으면 수거해 가는 공무원들과 같이 신이 가져가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 속에서 같이 미워하지도, 달리 축복을 기원하지도 못하는 처지가 되어 혼란스럽다.


다만 나도 생각을 멈추지 않고 기다리고 인내하며 답을 찾기 위해 성냥을 태워 만든 다 타버린 재를 쳐다보거나 시금털털한 풋사과라도 어디에 내다 팔아보든 뭐든 해볼 뿐


_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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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선물 피터 레이놀즈 단어 시리즈
피터 레이놀즈 지음, 김경연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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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선물 

_단어수집가 피터 레이놀즈가 또 한 번 선보이는 단어의 마법 


#단어의 선물 #문학동네 #피터레이놀즈 #뭉끄 #그림책 


책을 다 읽고 표지에서 보이는 단어들을 들여다본다. 물론 씁쓸하지만 안경을 위로 올려서... 더 잘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말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공감, 포용, 도움, 챙기다, 여행, 이해, 자선, 존중, 돌보다, 충분한, 풍부하다, 소속감, 감미롭다. 나누다. 반짝, 감사, 사랑, 화합, 잔치, 축복하는 이것 말고도 더 많은 단어가 보이며 글씨가 보이지 않지만 저기 뒤로 나풀나풀 하늘에 날리고 있는 종이들에도 여기 적힌 글만큼 기분 좋아지는 단어들이 적혀 있을 것이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어를 찾아 나선 소년에게 보인 거리의 단어들이 상대적으로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는지 내 글을 읽는 분들도 느껴보도록 옮겨본다. 


세일, 폭탄세일, 마지막 세일, 외부인 출입금지, 불법주차 견인조치, 폐업 특가, 창고정리.... 

단어를 찾는 대신 들어보려고 노력해서 결국 귀에 들린 소리들은 더욱 냉랭하고 차갑다. 

'이런 날씨 딱 질색이야' 

'시끄러워! 늦었다니까!' 


결국 소년 제롬은 실망하고 슬퍼하지만 그것은 잠시 뿐 마음을 먹고 행동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단어, 세상에 꼭 필요한 단어들을 직접 모아서... 

도와주는 친구들 덕분에 아주 많은 단어들이 나풀나풀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긍정의 힘으로 빛나는 단어들이, 우리 모두가 만든 모두를 위한 단어의 선물로 우리에게 다가오도록 만들었다. 


단어가 문장이 되고 그 문장을 실현하기 위한 작은 실천들이 모여 큰 행동이 되는 순간까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단어를 모으는 일을 계속해나갈 듯하다. 


'긍정의 힘을 주는 단어를 함께 나누어요. 

그 단어들이 세상에 평화를 불러오기를~'이라는 작가의 바람이 제롬의 생각과 행동을 빌려 온 세계에 확장되기를... 


아참 가장 웃음이 터지는 장면을 그냥 넘길 수는 없다. 


에코가 왈왈 짖어 댔어. 

제롬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이렇게 썼어. 

"모든 동물 친구들에게도 사랑을." 


귀여운 에코~ ^^


모두의 마음이 따스해지기를~에서 모두에는 우리 지구에 발을 붙이고 사는 모든 생명체임을 잊지 말고.... 


자 중요하니까~ 한번 더!! 

우리 모두 

제롬처럼 단어 수집가가 되어 단어 수집장을 만들어보아요. 

그리고 언제고 모두 모여 나무에 매달아 모두의 마음이 모이는 순간을 꼭 잊지 말고.... ^^ 

아참 '모두'는 우리 인간만 말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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