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오늘
송준호.최주혁 지음 / 도트북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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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오늘


난 낙서를 하고 싶어졌다.

두 작가는
사진을 찍고
글을 썼고
자신이 기억하는 공감하고픈 문장을 인용했고



사진을 따라 낙서가 하고 싶어졌다.
다음엔
좀 더 잘 그려내고 싶네....

마음을 찍고
마음을 쓰고

마음을 그리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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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 기쁨 기쁨 시리즈 3
사니 지음 / 달로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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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는 기쁨 


#전비기 #에세이 #달로와 


얼마 전 재밌게 읽은 소설이 있어서 지인에게 이야기를 해주다가 이야기가 산으로 간 적이 있다. 

내게 일어났던 어이없으면서도 남이 들으면 신나고 재밌을 법한 이야기 역시 남에게 전달할 때 내 맘처럼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진짜 신나고 재밌는... 웃음 빵빵 터질 거란 확신이 있었는데... 그놈의 전달력... 

인류가 누적해 온 지식과 정보를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잘.. 재밌게.. 쉽게 전달해야 하는 내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천일야화에 나오는 셰에라자드의 능력이 부럽다. 


그런데 부러운 사람이 또 생겼다. 


처음에는 솔직히 문장이 잘 읽히지 않았다고 해야겠다. 

약간 시크한... 냉소적이기도 한... 살짝 불편한데 내 이야기 같기도... 나랑 상관없는데도 또 맞아.. 그렇지..라고 공감되는... 

뭐 좀 복잡 야릇한 느낌의 문장이라고 생각되었다. 

이런 느낌을 어떻게 서평으로 남길까~ 하다가 그래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정해서 그 상황에 필요한 문장을 잘 읽었습니다. 이런 콘셉트로 한번 써보자 싶었다. 


예를 들면 


나는 자주 교실이나 직장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거나 자주 투덜대는 사람들을 많이 미워하는 경향이 있다. 한데 이 문장을 읽고 다시 생각해 본다. 

p69 

'내 슬픔은 모두의 심기를 거스르는 죄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래 그런 어두운 아우리가 주변에 번져가는 것에 민감한 것도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사자의 어두움을 살펴보려는 시도는 단 한 번도.. 안 하고 살아온 듯 


해보자! 


뒷담화를 자주.. 그리고 격한 표현으로 하는 난... 

p43 

'관중석에 있을 때나 큰 소리를 치는 선택적 여포(삼국지 장군)가 된 것이다.' 

어렸을 적 자신의 몫에 집착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뒤로 구석으로... 숨어드는... 정작 들어야 할 사람이 없는 곳에서 큰소리를 내는... 

또는 드러나지 않게 무리에 섞여서 말이다. 


고3.. 아니 고1학생들에게도 진로를 제대로 정하지 못할 때 옆에서 답답한 눈으로 쳐다본 적이 있다. 

p63 

'인생이 복잡한 이유는 정답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답이 많아서이다.'


그래, 뭘 해도 되는 나이이고 무엇을 선택하든 거칠 것이 없는 용기를 갖고 나아가면 될... 무엇을 해도 정답이니 겁먹을 필요 없는데... 난 굳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겁쟁이같이.. 게으름쟁이로.. 아무 생각 없는 학생으로 속단하는 경우가 있었다. 말해주자. 무엇을 해도 된다고... 정답 하나를 찾아가는 어려운 여행이 아니고 어디로 가도 정답인 여정이 될 거라고 말해주자. 


연말에는... 새해를 앞두고는... 

p112 

'오지도 않은 새해에 얼마를 쓰는 것인가?' 

'치약은 짜개에 끼워서라도 끝까지 꾹꾹 눌러쓰는 나인데 왜 올해는 이렇게 대충 짜서 쓰고 버리려고 하나. 내년을 미리 연습하듯 남은 것도 마저 잘 써야겠다.' 


"어? 살 빠졌네.. 왜 이렇게 말랐어?" 

나도 진짜 많이 묻는 안부 인사이다. 물론 반대로 살쪘냐? 는 안부는 진짜 진짜 친한 친구에게나.. 

p63 

'체형이나 외모에 신경을 쏟아부었다. 그 시간을 긁어모으면 뭐라도 하나는 더 했을 거다.' 

'안부(랍시고 지껄이는) 인사... 타인의 외모, 신체에 대해 좋고 나쁨을 안부처럼 묻는 세상, 이 안부 인사를 듣지 않기 위해 신경 쓰던 것들, 어긋난 안부 인사는 많은 걸 사라지게 한다. 

책을 읽다 보니 그렇다. ~그냥 실수라고, ~본심은 그게 아니라고, ~원래 그런 건데...라는 마음먹지 말고 하등 쓸모없는 그런 안부 인사는 하지 말자. 


이 밖에도 기억해 두었다가 나도 같은 마음이다. 싶을 때 천천히 필사해보고 싶은 문장을 많이 찾은 책 읽는 시간이었다. 

남겨둬야겠다. 

'돈을 버는 것보다 어딘가에 소속되었다는 기분이 필요했다. 그러려면 미움 받을 티끌 하나 남기지 않고 털어내야 했다. 한마디에 세상이 무너졌다가 드러났다.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만큼의 시간이 모자랐다. 척박한 일터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마지막 하나 더 


'월급의 절반이나 하는 코트를 사기도 했다.'(짐작하겠지만 코트가 비싼 것이 아닌..) 책 속의 문장은 이렇다. 중의적이기도 하고 재미난 표현이라고 생각되지만 슬프고 속상한 마음이 담긴 문장들이 많았다. '열달동안 엄마 뱃속에서 난 아들이었다.'와 같은..


에세이를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생각은 참으로 오랜만이다.

한번 더 읽을 생각이다.


#도서협찬 #넘어지는기쁨 #방송작가 #기쁨 #기쁨시리즈 #달로와기쁨시리즈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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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 - 털복숭이들과 베베집사의 묘생역전 스토리
베베집사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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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냉이 털 날리는 제주도로 혼저옵서예 

#베베집사 #고양이 #흐름출판 


표지에 가득 고양이 얼굴이 채워져 있기에 '그래, 이 책 주인공은 당연히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 집사이구나.' 싶었다. 

그렇지만 책 제목을 보고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내심 내 관심은 '고양이 < 제주도'였다고 솔직히 말해두어야 할 듯하다. 

고양이를 키우는데 제주도에 무언가 다른 곳보다 내가 모를 장점이? 어떤 조건이? 역시 지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건 꼭 캐취! 해야지!! 

뭐가 있을까? 이런 관심이었다. 이 말은 고양이에 무지하고 딱히 관심이 많이 않았음을 말해두는 것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사실 이 책에서 제주도에 대한 내가 기대한 어떤 종류의 언급이 따로 많지 않았다 하더라도 아무런 서운함이 없었고, 털북숭이들과 집사의 묘생 스토리 자체에 푹 빠졌다가 겨우 헤쳐 나왔다고 서평 글머리에 미리 남겨둔다. 


고양이가 디자인된 #그린블리스 양말이나 유기묘와 유기견 구호 및 보호에 애쓰시는 #제제프렌즈에서 동물복지에 큰 뜻을 품었다기보다는 단순히 디자인이 예뻐서 교육활동에 사용하는 수준에서 내 관심의 수준은 더 넘치지 않았다. 

고양이에게 내 생애주기, 내 일상의 생활 반경 안에 내어주는 틈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딱히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것도 아니니 '무관심'이 표현이 가장 정확한 내 입장을 대변하는 표현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동네 어귀 담벼락 위에 조용하게 앉아서 쉬고 있던 고양이 뒤태를 조심스레 찍고 흐뭇하게 웃는 나로 변해버렸다. 단박에... 책을 읽고 나서 이렇게 빨리... 


아버지는 가끔 너른 마당에서 황금색 리트리버 한 마리 키우면 좋겠다.라고 말씀하신다. 

마지막 바람처럼 말씀하시면서도 괜히 신경 쓸까 봐서인지 너무 귀 기울여 듣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지만... 

그래서 무심히 듣고 웃어넘기는 불효자로 살아간다. 

내 인생에 반려견과 반려묘는 없다는 입장이다. 

역시 이유는 '무관심' '책임지기 싫어하는 겁'이 많은 쟁이기 때문에..


이제야 책 이야기를 해보자. 

작가인 베베 집사님은 어떻게 이렇게 해낼 수 있는 것인가? 

해낼 수 있다고 말하면 의무 같아 보이나? 

어쩜 책에서처럼 생활할 수 있나? 싶다. 

누가 시키는 것이 아니기에 나 역시 그렇게 따라 할 필요 없고 물론 따라 할 수도 없지만 그 무엇에 쏟아내는 사랑과 열정이 부럽다. 


마지막 표지까지 계속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소개와 그들을 만나는 과정, 평소 눈여겨보지 않고 관심 두지 않았던 생활 패턴, 질병, 임신과 출산, 길 고양이 구해내기 그리고 슬픈 이별... 다양한 화두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강요하지 않았는데 계속 보게 되고, 듣게 되고 결국 유튜브에서 그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있다. 


책을 읽고 나서 나선 밤마실에서 고양이 사진을 찍고, 

평소 유행에 떨어지더라도 난 아날로그야~라고 혼자 고집스럽게 터부시 하던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며 혼자 히죽거리게 되는 변화가 생겼다. 


나이를 불문하고, 내가 지금 사는 세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 집, 직장에 가장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나? 

그런데 그런 가치를 모두 아래로 끌어내리고(맞다. 게임까지... 포기한....) 모든 것의 맨 위, 피라미드 꼭대기에 22마리 고양이를 턱 올려놓은 세상살이라니... 

자기를 위한다 하지만 22마리 고양이 뒷바라지가 말이 되는가 싶은 책이다. 

의문도 생기고,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은 채 책 읽기를 시작했다. 난 '무관심'했으니까, 내 시선은 동네 고양이보다는 더 높은 무언가를 향하니까~아버지의 반려견에 대한 꿈도 귀를 닫는 사람이... 


그래 긴 말이 필요한가? 

동네 밤마실에서 털복숭이 궁뒤가 나온 뒤태를 사진 찍고 흐뭇해하다가 앞모습 찍으려다 눈 마주지고는 미안해서 눈치를 보고 평소 보지 않던 영상에서 마일로를 찾고 앙꼬를 찾고 구독 신청을 하고 있다. 


당신도 이 책을 읽으면 아마 변화가 생길 것이다. 아주 조금이라도 말이다. 


#도서협찬 #책추천 #고양이 #반려묘 #집사 #고양이집사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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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 - 지방에서 청년은 사라질까, 살아질까
류주연 지음 / 채륜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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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낭만을 선택한 우리에게 


#류주연 #채륜 


심각해지거나... 허탈해지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지방에서 청년은 사라질까? 살아질까?라는 표지에 적힌 질문에 대한 답을 책 읽기도 전에 나 스스로 내렸기 때문일 거다. 


그런데 간과한 것은... 

책 제목에 '낭만'이란 단어이다. 

물론 그 낭만은 다른 선지도 있는데 굳이 낭만을 선택한 것이라는 '하필'이란 단어와 더불어 붙어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말이다. 

낭만은 시골행일 테고... 그 하필 시골행을 택한 청년들이 사라질지... 살아질지... 

그 시골행은 자의로 향했거나, 타의로 향했으나 머문 후 찾은 낭만이거나 모두 포함할 것이다. 

이 책은 그렇게 하필 낭만을 택한 그들이 '우리'라는 단어로 묶이면서 벌어지는 한 지역의 이야기이며, 묶인 후에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계속해서 그 인연이 이어지는지 끊어지는지에 대한 걱정이 책에 여백이 별로 없는 것으로 보아 가득가득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지역도 개인적으로 친근한 곳이어서 좋다. 

중생대 공룡의 발자국 화석이 너른 파식대에 수백 개가 찍혀 있는 곳 

수업 시간에 그렇게 가르쳤던 곳이다. 

"상상해 보거라. 엄마 아빠 공룡이 걷고 있고 그 사이 어린 공룡들이 엄마 아빠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좌우로 부산스럽게 장난치며 걷는 모습을..." 

지금 고성에 살고 있는 주민 수보다 더 많았을 공룡이 살던 곳... 

그 흔적이 발자국으로 남아 있는 곳이다. 

강원도 고성, 제주도 고성이랑 혼동될 수 있지만 나름의 색깔을 확실하게 갖고 있는 경상남도 고성... 

그곳에서 청년들은 낭만을 찾는 과정이 적힌 이야기이다. 


고성 

책에서 이곳을 가장 잘 표현했다 싶은 문장은 아래와 같다. 

'비가 내렸다 그쳤던 어느 날 퇴근길에 들려오는 개구리울음소리가 깜짝 놀랄 정도로 커다랬다. 정말 깜짝 놀랄 정도로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것만 같아서 행여나 발끝에 차일까 걸음까지 멈추었다. 이 사실이 무척 이상했던 것은 내가 걷고 있었던 길이 이 지역에선 가장 번화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길 한복판이었다.


이런 개구리울음소리 들리고 예전 살았던 공룡의 수보다 적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곳에서... 

이곳 출신과 여기저기에서 어쩔 수 없이 오게 된 청년들이 모여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 이야기인가... 살아가기 위해서... 


읽다 보면 대단하지 않다. 

지원금을 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공무원의 질문에서 알 수 있다. 

"영화 보는 모임인가요?" 

머뭇거리며 딱히 아니라고 답할 수 없는 작가님의 대답은 딱히 '지역 소멸'이란 단어가 현실로 다가온 지금 이들 역시 구체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나라도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지경에.... 


그래도 할 수 있는 것이 하나 나온다. 

축제의 부스... 

우리가 여기 있다. 

여기 고성에도 청년이 있다. 

그리고 '환대'의 이야기, 즉 환대는 자리를 주는 행위이다. 환대에 의해 사회 안에 들어가 사람이 된다. 는 사실에 주목하며 행정기관의 관심 범위가 이 지역 출신의 이 지역 거주자에게 좁다란 한계를 설정하는 것에 저항한다. 이곳에 온 모두에게 환대하고 그들에게 자리를 주고자 하는 의도를 갖고 이곳에 모인 청년들이 즐길 문화가 없으면 스스로 만들어 보자. '곁의 낭만을 찾자.'로 모이고 유지하려는 노력의 이야기이다. 


사랑하지만 관심과 소외 사이에서 불편하고 불안한 곳이 되어버린 고향과 정주 공간에서 먹고사는 일 다음으로 중요한 가족 다음으로 중요한 지인이 되어 '교류 인구' '관계 인구'를 늘려 청년들이 이곳에 계속 살 용기를 심어 주고 싶은 마음으로 모인 모임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시골에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극복하고 살아가고자 하는 작은 행동의 이야기는 밑에서부터의 변화, 풀뿌리와 같은 작지만 커다래질 수 있는 태동을 느끼게 한다. 

어수선하고 불안감이 가득한 요즘 '소멸'이란 단어 앞에서 더욱 주눅 들고 움츠러들 수 있었으나 각자의 방식으로 우뚝 서기 위한 행동이 기록된 책을 접한 것은 참 다행이라 생각된다. 


#하필낭만을선택한우리에게 #지역소멸 #관계인구 #환대 #교류인구 #책추천 #지역 #지역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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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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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가제본 #장편소설 #창비 


'다모', '종사관'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이다. 

이런 단어들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예전 드라마 '다모'때문이지 않나 싶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 명대사 말고도 

"죽지 마라. 명령이다." 

'흐르는 물을 보면 항상 앞으로만 흘러가는 듯싶지만 그 밑바닥의 흐름을 보면 돌에 걸리고 수초에 걸려 휘둘리기도 하고 또 잠시 역류하는 물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흐르는 물은 언제고 바다에 닿는다.'와 같은 멋진 대사를 남긴 드라마... 

참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이고 이서진 배우와 하지원 배우를 여태껏 좋아하는 이유가 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다모와 종사관 나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책의 앞부분을 가제본으로 읽었을 때 달달한 사랑 이야기의 드라마 '다모'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 다시 반복되리라 생각했다. 역시 주인공 '설'을 비롯해 다른 '다모'와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중 하나인 종사관 나리를 좋아하는 감정을 갖고 있음을... 아끼는 마음을 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결같이 그를 위해 지키고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 종사관 나리의 설에 대한 감정은 잘 모르겠는 지점이나 그 역시 신분을 뛰어넘어 신뢰하고 애정하는 모습을 순간순간 보여주고 있다. 

움직이지 말라는 명령도 아끼고 지켜내기 위한 명령인... 

호기심 많은 까치와 같다며 핀잔을 주지만 선을 넘는 질문과 대답에도 그 시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친절하게 답을 해준다. 


그러나 


드라마와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드라마가 신분을 뛰어넘는 애틋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아직 가제본이기에 끝까지 읽지 못해 온전히 소설 전체를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신분과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한 이야기에 글은 계속 초점이 맞춰 있는 듯하다. 물론 시대적 배경에 천주교라는 새로운 사상, 종교가 깃드는 과정 속에서 기존의 틀을 지켜내려는 사람과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사이에 '다르다'와 '틀리다'의 생각이 충돌하는 과정 역시 집중하게 되는 지점이다.


모르는 남자의 손이 닿았다는 이유로 자기 어깨를 도끼로 벤 여인이 있다는 소문이 돌 던 시절.. 

무슨 이유에서인지 목이 베이고 망자의 코가 베어져 얼굴에 큰 구멍이 나버린 양반집 아가씨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다모의 활약 이야기... 

그 다모는 뛰어난 역할을 해내고 있으나 여전히 어린 다모이고 묶인 노비이며 볼에 도망자라 새겨진 죄인으로 살아가는 여성이다. 


"내가 말해볼까. 혼인해서 애를 낳고 네 특기를 살려 지금처럼 남 뒷바라지나 하는 거겠지. 주인, 남편, 자식 뒷바라지" 

뒷바라지에 모든 인생이 얽혀 있는 한계를 넘어 "저는 그렇게 살 마음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다모를 향해 사회는 한번 더 "하지만 너는 뒷바라지나 하고 살 거야. 그게 현실이고, 네 운명이니까"라고 말한다. 


흥미진진하다. 

무대는 한양과 수원, 그리고 화성 용주사를 넘나들고 캐릭터 확실한 또는 묘령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사건의 결말에 가까워지는 것인지 더욱더 미궁으로 빠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지점에서 가제본은 끝이 났다. 

그 나머지 이야기를 기다려볼 뿐이다. 

다모와 종사관의 운명이 어찌 흘러가는지... 

그리고 세상은 그대로일지 변화를 받아들일지 말이다. 


#도서협찬 #가제본 #서평 #잃어버린이름들의낙원 #2024톨스토이문학상작가추천 #김주혜추천 #역사미스터리 #소설 #미스터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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