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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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이름들의 낙원 


#허주은 #가제본 #장편소설 #창비 


'다모', '종사관'이 책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 중 하나이다. 

이런 단어들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는 예전 드라마 '다모'때문이지 않나 싶다. 


"아프냐? 나도 아프다." 

이 명대사 말고도 

"죽지 마라. 명령이다." 

'흐르는 물을 보면 항상 앞으로만 흘러가는 듯싶지만 그 밑바닥의 흐름을 보면 돌에 걸리고 수초에 걸려 휘둘리기도 하고 또 잠시 역류하는 물도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흐르는 물은 언제고 바다에 닿는다.'와 같은 멋진 대사를 남긴 드라마... 

참 재밌게 보았던 드라마이고 이서진 배우와 하지원 배우를 여태껏 좋아하는 이유가 된 드라마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다모와 종사관 나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이 책의 앞부분을 가제본으로 읽었을 때 달달한 사랑 이야기의 드라마 '다모'에서 느꼈던 그 느낌이 다시 반복되리라 생각했다. 역시 주인공 '설'을 비롯해 다른 '다모'와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중 하나인 종사관 나리를 좋아하는 감정을 갖고 있음을... 아끼는 마음을 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결같이 그를 위해 지키고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아직 종사관 나리의 설에 대한 감정은 잘 모르겠는 지점이나 그 역시 신분을 뛰어넘어 신뢰하고 애정하는 모습을 순간순간 보여주고 있다. 

움직이지 말라는 명령도 아끼고 지켜내기 위한 명령인... 

호기심 많은 까치와 같다며 핀잔을 주지만 선을 넘는 질문과 대답에도 그 시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친절하게 답을 해준다. 


그러나 


드라마와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드라마가 신분을 뛰어넘는 애틋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아직 가제본이기에 끝까지 읽지 못해 온전히 소설 전체를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신분과 여성에 대한 차별에 대한 이야기에 글은 계속 초점이 맞춰 있는 듯하다. 물론 시대적 배경에 천주교라는 새로운 사상, 종교가 깃드는 과정 속에서 기존의 틀을 지켜내려는 사람과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는 사람들 사이에 '다르다'와 '틀리다'의 생각이 충돌하는 과정 역시 집중하게 되는 지점이다.


모르는 남자의 손이 닿았다는 이유로 자기 어깨를 도끼로 벤 여인이 있다는 소문이 돌 던 시절.. 

무슨 이유에서인지 목이 베이고 망자의 코가 베어져 얼굴에 큰 구멍이 나버린 양반집 아가씨의 사망 사건을 둘러싼 다모의 활약 이야기... 

그 다모는 뛰어난 역할을 해내고 있으나 여전히 어린 다모이고 묶인 노비이며 볼에 도망자라 새겨진 죄인으로 살아가는 여성이다. 


"내가 말해볼까. 혼인해서 애를 낳고 네 특기를 살려 지금처럼 남 뒷바라지나 하는 거겠지. 주인, 남편, 자식 뒷바라지" 

뒷바라지에 모든 인생이 얽혀 있는 한계를 넘어 "저는 그렇게 살 마음이 없는데요."라고 말하는 다모를 향해 사회는 한번 더 "하지만 너는 뒷바라지나 하고 살 거야. 그게 현실이고, 네 운명이니까"라고 말한다. 


흥미진진하다. 

무대는 한양과 수원, 그리고 화성 용주사를 넘나들고 캐릭터 확실한 또는 묘령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사건의 결말에 가까워지는 것인지 더욱더 미궁으로 빠지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지점에서 가제본은 끝이 났다. 

그 나머지 이야기를 기다려볼 뿐이다. 

다모와 종사관의 운명이 어찌 흘러가는지... 

그리고 세상은 그대로일지 변화를 받아들일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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