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 삶을 지키는 나만의 방패 어른의 무기 시리즈 1
부아c 지음 / 블랙피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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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_삶을 지키는 나만의 방패 

#블랙피쉬 #부아c #어른의무기시리즈 


책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했을 에디터 E님과 마케터 K님의 편지가 담긴 책을 읽었다. 

읽기 시작해서 정말 후딱 읽었다. 

이유를 편지에서 찾았는데 '숏폼 대신 숏북!'이라는 아주 용기 있는 기획 의도가 있었던 것을 늦게 알았다. 


'어른의 무기 시리즈'로 삶을 지키는 나만의 방패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방패'라고 하니 생각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현실에서 가상의 게임 세계로 빠져들었는데 방패만 갖고 괴물들을 물리치며 적들과 싸워가며 방패의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내용이었던 거 같다. 

주인공은 참 무해한 캐릭터구나. 싶은 생각에 결말까지는 아니지만 꽤 오래 시청했던 기억이 있다. 


방패는 수동적인 느낌이다. 

그저 적의 공격을 막아낼 뿐... 

헌데 그 애니메이션이 이렇게 오래 기억에 남는 것은 그 방어력이 극상에 도달되었을 때 방어뿐 아니라 적의 공격을 튕겨내며 공격을 하더란 말이다. 

멋진 무기 아닌가? 무해하면서도 의도에 따라 공격도 할 수 있는.. 


잠시 생각을 해본다. 

"회사에서 잘리지만 않으면 좋겠다." 

"설마.. 아직 난 아니야." 

"내가 회사에 해준 게 얼마인데, 이번 정리해고는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책에서는 위의 기대와 달리 회사가 언제고 날 버릴 수 있는 것처럼, 나도 회사를 언제든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회사가 지켜주던 안전망 밖을 나올 때 회사를 다니며 이때를 대비해 레벨업 해놓았던 방패를 꺼내 회사 없는 세계에서 멋지게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해준다. 

조직, 사람, 운과 같이 실망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뿌리치고, 교육, 자격증, 건강, 목돈(자산), 취미 등 회사 밖 세상에서 내 삶을 지켜줄 방패의 기능을 높이는 것들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라고 말이다. 


난 나름 상대적으로 안전한 직장을 다니고 있다. 

가만 보니 작가님도 그랬지. 보수도 많고..


하지만 나 역시 여느 직장인과 같이 파이어족을 꿈꿨고, 어느 한순간의 실수로 당할 수 있는 파면이나 해임의 두려움도 자주 느낀다. 스스로 정을 떼고 물러나고픈 생각도 부쩍 들어서 명예퇴직에 필요한 조건을 들쳐가며 정보를 모은다. 

막연하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 없는 나이이다. 

이미 십여 년 전에 그랬어야 하고 고민했어야 하며 성찰했어야 할.. 


너무 어른이다. 

지금이라도 어떤 무기를 고를지 고민해 봐야겠다. 

방패인지 창인지, 열쇠, 돋보기, 저울, 나침반... 그중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맘에 드는 것을 골랐다면 이제 어떻게 업그레이드하고 기능을 무르익혀 나갈 것인지... 

단단한 어른이 되기 위해 말이다. 


#블랙피쉬기사단 #어른의무기 #책추천 #직장 #회사 #도서협찬 #회사없는세계에서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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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 - 10대를 위한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발견의 첫걸음 12
김아미 지음 / 창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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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 

_10대를 위한 실전 미디어 리터러시 


#김아미 #창비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라고 말했다면 아마 10대이겠지?라고 답하기 쉽지 않을 듯하다. 

꼭 10대 만의 문제라고 할 수가 없을 듯하다. 이 느낌은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대상이 반드시 10대로 한정 지어질 수 없다는 말이 될 듯하다. 

그래도 난 어른이니까~ 스스로를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으니까~라는 마음이 있다면... 그래서 미성숙한 10대들만의 문제라고 치부하고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간섭하고 통제한다면 그것 역시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일 아닌가 싶다. 


과연 미디어 세상은 어떻게 살아가야 잘 사는 것일까? 

누가 잘 사는 것인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잘 살고 있다고, 잘 해낸 다는 것도 특정 세대의 잣대라면 


사실 어른들의 눈에는 무엇을 해도 걱정스럽게 비치는 10대들이 제일 많이 사용하고 제일 잘 알고 있는 세상에 대해 어른들이 어떻게 해야 잘하는 거라고 말하는 것이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10대들에게 생겨나는 문제의 원인이 분명 미디어 세상 속 있을 수 있다. 그것을 우리 어른들이 제거해 주고 사전에 검열해 줄 수 있지만 그런 일련의 과정 속에서 우리가 지향하는 방향이 10대들이 바르게 생각하고 수정하고 바꿔나가려는 방향과 너무 다르다면 그것 역시... 


스스로... 

자정작용은 기대할 수 없을까? 

매 순간 깨어있어서 알고 경험하는 미디어 세상이 모르고 습관적으로 겪는 세상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동시에 나와 다른 미디어 환경 속에서 다른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함을 인정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작가의 말처럼 더 알고 싶은 것들이 생기고 더 즐겁고 주도적으로 미디어 세상을 즐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구체적인 실천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방법을 통해 말이다. 

가장 기억나는 것은 숏폼과 롱폼에 대한 이야기이다. 

숏폼을 롱폼으로 만들어보자! 

송폼을 숏폼으로 만들어보자! 

이를 통해 장점을 키우며 의도를 알게 되고 단점을 수정 보완 할 수 있다는 단순한 진리


개인적으로 이번 책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의 양이 상당하다. 

학생들과 만나며 이를 적용하고 함께 실천해 보는 일만 남은 듯하다. 

책의 일부를 옮겨본다. 


어떤 정보에 대해 "누가 그래?"라는 질문의 답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노력도 중요한 것 같다. 

무조건 동조하거나 반응을 보이기 전에 최대한 객관화시키고 정보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말이다. 


'밈', '럭키비키', '잼민이'의 유래에 대해 알게 되어 웃음이 나왔다. 

역시 나 역시 미디어 세상을 두고 10대 학생들과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것이 참 더 커다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추천 알고리즘의 권유에 대해 그것만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고 추천 알고리즘 밖의 세상으로 갈 수 있는 문을 열어두고 우연한 발견에도 기뻐할 수 있는 느낌을 소중히 여기고 용기 있게 시도했으면 한다는 문장도 기억에 남는다. 


망치로 설명하는 '딥페이크' 이야기도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눌 때 인용할 수 있는 멋진 사례라고 생각된다. 

기술의 특성 자체가 이용자의 행동과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기술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하는지에 대한 신중한 고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말이다. 


미디어를 만드는 어른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청소년 그리고 그 청소년은 성장하여 다시 미디어를 만드는 어른이 될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서로의 모습을 존중하면서 소통하는 건강한 미디어 환경을 위한 이런 책이 어른과 청소년 모두에게 좀 더 읽히고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건전한 미디어 세상을 위한 교육의 장이 지금보다 더욱 확장되어야 하지 않을까~싶다. 


#도서협찬 #나는왜쇼츠를멈추지못할까 #미디어리터러시 #10대를위한실전미디어리터러시 #발견의첫걸음시리즈 #발견의첫걸음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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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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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베르나르베르베르 #장편소설 #열린 책 #김희진 


*더닝 크루거 효과 

'가장 부족한 사람들은 전혀 의심 없이 자신이 능력 있다고 믿는다. 반대로 가장 뛰어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가면 증후군>에 시달릴 수 있다.' 


이 소설은 SF소설이기보다는 작가의 바람대로 예견 소설이라고 해두자. 

인류세를 살고 있는 우리 인간, 사람 즉 사피엔스는 이제 조만간 다가올 미래에 이 지구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 

수많은 소설과 애니메이션에서 지구의 파괴, 그에 따른 지구의 불능 상태로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아니면 외계인의 침공 등 다양한 스토리가 있었는데 지구의 불능, 인류의 절멸에서 살아남은 인류의 대처와 새로운 종의 탄생?이라는 다양한 이야기 중 또 하나의 이야기로 읽힌다. 

지구와 인류의 부정적인 결말을 현재 의심하는 작가를 포함하여 이 소설에 깊이 빠져들 수 있는 사람들은 더닝 크루거 효과에서 뛰어난 사람들에 속할까? 

어머니라 불리며 또 불 속성의 새로운 혼종을 탄생시키는 알리사는 계속해서 보완하고 채우며 과학기술의 능력을 신뢰하는 능력 있는 사람인 건가? 아니면 걱정에 가득 찬 뛰어난 사람인 건가? 


책 속에 등장하는 혼종들... 

그리스 신화 때부터 인류의 상상 속에 나온 키메라들이기에 그다지 신선하지 않다고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신체 구조 외에도 어쩜 그렇게 망해버린 인류의 전철을 똑같이 밟아 나갈까? 이기적이고 협력과 공생보다는 차별과 혐오, 그 차별에 따른 보복과 갈등 그것이 신기했다. 

혼종이라서 그런 것이 당연해야 할까? 

지구의 물리적 황폐함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었나? 완전한 개조는 그럼 생물학적인 실험과 결과물 외 다른 정신적 개조가 필요한 것인가? 

혼종이 태어나서 실시한 교육의 실패인가? 주변 상황, 환경의 부재였나? 

그것이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고 새롭게 느껴졌다. 

키메라 그 자체보다 말이다. 

어쩜 그리 같은 실수를... 반복할 것인가? 

수많은 갈래의 다양성은 어차피 실패라는 결론으로 다시 모아지는 속상함이랄까~


자기중심적이며, 겁이 많으면서도 공격적이며, 다른 존재들을 불신하는 인간의 모습과 인간으로부터 창조되었으나 궁극적으로 인간과 다시 대립하게 되는 혼종들의 협력과 갈등 이야기이면서도 우주와 지하세계 방사능 피폭을 당한 대도시와 이를 모면한 산악 지역의 다양한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토리는 하나도 빠뜨릴 부분이 없이 촘촘하게 구성되어 있다. 그 자체의 의미를 담고 다음 이야기로의 전환을 위해 말이다. 


이번 책은 가제본이라는 매력도 있다. 

억지스럽다고 말하는 독자도 있겠으나 가제본의 단색, 농도만으로 스케치된 표지와 두툼한 그립감은 멋진 매력이다. 

p295 4막 첫 편에 '~볕에 그은 얼굴'을 '볕에 그을린 얼굴'로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괜한 간섭도 가능한 가제본의 매력이다. 

그래도 본책 욕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에... 


'엄마는 스스로 탄생시킨 세상에 뒤쳐졌어요.... 그리고...' 

종 간의 갈등에서 세대 간 갈등은 이야기 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이다. 

화합과 협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저 정에 이끌려 어찌 사는가 보고 싶어 하는 마음도 소용없을 때가 있다. 

정말 이야기의 전개 상 개인적으로 생각지도 않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박물관에 갇히는 소동과 그 원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른 독자들의 감상평이 궁금해진다. 

난 지인들에게 읽어보기를 권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듯한데 좋다면 어느 부분에서 맘에 들었는지 참 궁금하다. 

늘 부정적인 인류의 미래를 한번 더 되짚어 본 것뿐이 아닌 많은 생각을 한번 다시 해보게 되는 자극이 되는 책이다. 

나를 우리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후손과 나 아닌 또 다른 생명을 위할 줄 아는 시간으로 지금부터 채워나가야 하는... 


#키메라의땅 #openbooks21 #책추천 #SF #장편소설 #가제본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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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나카가와 히로타카 지음, 초 신타 그림, 오지은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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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다 


#나카가와히로타카 #초신타 #오지은 #문학동네 #울었다 


주인공 어린이는 자주 운다. 

그리고 왜 어른은 울지 않냐고, 언제 우냐고 묻는다. 

그럼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언제 울었나~ 

어른들은 어린이가 우는 경우 잘 울지 않는다는 것 아닌가? 


넘어져서 

부딪혀서 

싸워서 

혼나서 

짜증 나서 

길을 잃어서 

기뻐서 

무서워서 

헤어져야 해서 

한참 만에 만나서 

반려동물이 죽어서 

텔레비전에서 전쟁으로 울고 있는 아이를 보고 


흰둥이 때문에 짜증 나서 울다가 흰둥이가 죽어서 우는 장면은 다시 보게 된다. 

무서워서~의 그림은 고흐가 생의 마지막 지점 즈음 작품이라 알려진 '까마귀가 나는 밀밭' 그림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불안감과 더불어 삶의 의지가 드러난 그림... 

헤어질 때는 엄마가 병원에..."아~"라고 작은 탄식을 했는데 뒤에 아기가 태어난 것을 보고 살짝 안심하기도 했다. 

사실 엄마가 서있는 뒤쪽엔 종합병원이라 적혀있어서 아직도 걱정스럽지만... 

이렇게 많은 이유로 눈물을 흘리는 어린이 이야기가 적혀있다. 


그리고 그 어린이는 궁금하다. 

어른들은 언제 울어? 안 울어? 왜 안 울지? 가끔 울면서 왜 우는지 숨기고 안 가르쳐줘. 

나도 어른이 되면 울지 않게 될까? 


근데 가만히 옮겨 적다 보니 어른들도 울음을 터뜨릴 만한 이유랑 많이 겹친다. 

대신 아주 조금 다르다. 

어린이가 길에서 넘어져 우는 거라면 어른은 삶의 길에서 넘어지면 울음이 난다. 

어린이가 커다란 장에 부딪쳐서 우는 거라면 어른들 역시 삶의 장애물, 장벽에 막히고 부딪혀 울고 싶어 질 때가 있다. 

울 수 있는 이유는 비슷한데 어른들은... 그럼 참는 거네.


예전 드라마에서 본 장면이 떠오른다. 

'응답하라 1988'의 한 장면으로 아마 아래와 같은 장면이었을 것이다. 


'딸 보라(류혜영 분)와 덕선(혜리 분), 아들 노을(최성원 분)은 시끌벅적한 장례식 분위기에 “잔칫집 같아”, “아빠 사이보그 아니냐? 어른들은 원래 저래?”, “할머니 불쌍해”라며 울상을 지었다. 그러나 아빠(성동일 분)는 손님들을 대접한 뒤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장례식이 끝날 무렵 형이 집에 돌아왔다. 형이 오자 아빠(성동일 분)는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고모들도 달려와 부둥켜안고 슬픔을 쏟아냈다. “무엇이 급해서 이리 빨리 떠났느냐. 이제 엄마 없으면 어떻게 사느냐”면서 “우리 엄마 이제 못 보잖아”라고 운다.' 


‘어른은 그저 견디고 있을 뿐이다. 어른도 아프다’ 

아프고, 슬프고, 헤어지는 순간 어른도 울고 싶은데 견디는 것...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속이 상하지 않게 드러내도 창피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님도 같은 생각이었던 거 같다. 


"어른이 되어서 알게 된 사실인데 금세 울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야. 매일 울 수 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고 말이지." 


#도서협찬 #뭉끄 #뭉끄5기 #그림책 #책추천 #어른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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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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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수능날까지 D-100, D-99일 이렇게 하루하루 다가갈수록 마음이 급해지는 학생들에게 이미 열심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고3 학생들에게 담임교사의 조종례는 아무리 따뜻한 격려와 응원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잔소리는 더더욱... 

꼭 필요한 훈계임에도 눈치를 보게 된다. 

결국 선택한 방법은 칭찬은 말로 하고 욕은 글로 했다. 

A4 한가득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 1년 간 지속했던 종이 조종례는 결국 우리 교실을 들어오시는 선생님들만 읽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던 해가 있었다. 


좋은 글, 감동이 되는 글을 많이 찾고 학생들의 하루에 적용되는 미래에 반영될 수 있는 글을 모으려고 꽤나 노력했던 나이 어렸던 선생이었을 때 경험이다. 

채근담을 읽으니 그때의 몇 문장이 보인다. 

힘들다고 자꾸 주저 않고, 마음 급해 초초해하는 고3 학생들에게 확 다가와지지 않는 글이지만 이미 얻을 지위와 명예, 직업을 얻은 어른이 그 상황이 안타까워 자꾸 보여주고 읽어주고 적어주고 했던 문장들을 다시 읽는 경험을 다시 한다. 


이제는 직장에서 힘들다고 자꾸 투덜대고 빠른 변화 속에서 이 끝엔 무엇이 있을지 초초재하는 나를 위한 조종례로... 


'덜어냄은 비움이 아니라 깊어짐이며, 놓아버림은 포기가 아니라 자유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하라고 재촉하지만 진정한 복은 할 일이 적은 상태에서 오기도 합니다. 마음을 바쁘게 굴리는 습관은 많은 사람들에게 능률과 성취감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번민과 피로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마음이 고요할수록 삶은 가볍고 단순해지며, 단순할수록 우리는 더 본질적인 기쁨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니 복은 많은 것을 이루는 데 있지 않고, 마음을 덜 쓰며 살아가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쩍 책을 많이 읽고 있는 요즘이다. 

아직도 책의 취향도 선호도 없이 닥치는 대로 읽는 수준이지만 최근 2-3년 간 읽은 책이 꽤 많다. 

책장에 가득 채워지는 책들을 바라보며 뿌듯하기도 해서 살짝 뭔가 느슨해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그 안에 담긴 성현의 뜻을 가슴에 새기지 않는다면 단시 활자를 옮기는 노동일뿐입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단편적인 말과 이미지에 사로잡혀, 본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화려한 말재주, 겉모습의 치장, 시대의 유행은 마음 깊은 곳의 진정한 울림을 덮어버립니다.' 

'진리는 반드시 배움의 형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지의 순수함 속에서 직관은 더욱 명료하게 빛납니다. 고요한 삶 속에서 우러난 통찰은 학문보다도 더 깊은 진리를 품고 있습니다.' 


내 궁핍함과 여유 없음을 한탄하고 투덜거림에도... 일순간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깃들 때에도... 

그렇게 그럼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하려고? 


'삶이 궁핍하다고 해서 아름다움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깨끗하게 쓸린 마당, 정갈히 빗은 머리칼은 외적인 화려함 없이도 마음의 품격이 드러납니다. 기품은 소유가 많고 적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근면은 타인을 이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듬기 위한 길이며, 검소는 결핍을 포장하는 껍질이 아니라 욕망을 절제하는 힘입니다.' 

'이익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의 밖으로 벗어나므로 그 해로움이 드러나 있고, 얕지만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 안으로 파고 들어가기에 그 해로움이 감춰져 있고 깊습니다.' 

'지혜와 부는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수단이지 자랑하거나 군림하라고 내린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특별히 많이 받은 것은 그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하려는 우주의 균형 원리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되, 사람의 슬픔엔 놀랄 줄 아는 마음' 


채근담을 읽고 내가 내게 하는 조회와 종례 


마음을 비우고(백지의 여백에서) 다스리고(절제의 길) 세상을 살아가고(처세의 이치) 운명과 시련을 대하는 자세(역경 속의 도)를 익히고 자연과 더불어 살며(세상을 초월한 미학) 자연과 하나 된 삶(삶의 해탈), 세상을 비추는 눈을 갖는 것(속세를 초월한 관조)을 책이 가르쳐주었다. 


#도서협찬 #채근담 #리텍출판사 #홍자성 #최영환 #김형석 #마음공부 #철학 #에세이 #철학에세이 #중국고전 #삶의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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