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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단단하게, 채근담 - 무너지지 않는 마음 공부
홍자성 지음, 최영환 엮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8월
평점 :
채근담
수능날까지 D-100, D-99일 이렇게 하루하루 다가갈수록 마음이 급해지는 학생들에게 이미 열심해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고3 학생들에게 담임교사의 조종례는 아무리 따뜻한 격려와 응원도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잔소리는 더더욱...
꼭 필요한 훈계임에도 눈치를 보게 된다.
결국 선택한 방법은 칭찬은 말로 하고 욕은 글로 했다.
A4 한가득 사진이나 그림을 넣어 1년 간 지속했던 종이 조종례는 결국 우리 교실을 들어오시는 선생님들만 읽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던 해가 있었다.
좋은 글, 감동이 되는 글을 많이 찾고 학생들의 하루에 적용되는 미래에 반영될 수 있는 글을 모으려고 꽤나 노력했던 나이 어렸던 선생이었을 때 경험이다.
채근담을 읽으니 그때의 몇 문장이 보인다.
힘들다고 자꾸 주저 않고, 마음 급해 초초해하는 고3 학생들에게 확 다가와지지 않는 글이지만 이미 얻을 지위와 명예, 직업을 얻은 어른이 그 상황이 안타까워 자꾸 보여주고 읽어주고 적어주고 했던 문장들을 다시 읽는 경험을 다시 한다.
이제는 직장에서 힘들다고 자꾸 투덜대고 빠른 변화 속에서 이 끝엔 무엇이 있을지 초초재하는 나를 위한 조종례로...
'덜어냄은 비움이 아니라 깊어짐이며, 놓아버림은 포기가 아니라 자유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하라고 재촉하지만 진정한 복은 할 일이 적은 상태에서 오기도 합니다. 마음을 바쁘게 굴리는 습관은 많은 사람들에게 능률과 성취감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번민과 피로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마음이 고요할수록 삶은 가볍고 단순해지며, 단순할수록 우리는 더 본질적인 기쁨에 가까워집니다. 그러니 복은 많은 것을 이루는 데 있지 않고, 마음을 덜 쓰며 살아가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부쩍 책을 많이 읽고 있는 요즘이다.
아직도 책의 취향도 선호도 없이 닥치는 대로 읽는 수준이지만 최근 2-3년 간 읽은 책이 꽤 많다.
책장에 가득 채워지는 책들을 바라보며 뿌듯하기도 해서 살짝 뭔가 느슨해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그 안에 담긴 성현의 뜻을 가슴에 새기지 않는다면 단시 활자를 옮기는 노동일뿐입니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단편적인 말과 이미지에 사로잡혀, 본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채 살아갑니다. 화려한 말재주, 겉모습의 치장, 시대의 유행은 마음 깊은 곳의 진정한 울림을 덮어버립니다.'
'진리는 반드시 배움의 형식을 따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지의 순수함 속에서 직관은 더욱 명료하게 빛납니다. 고요한 삶 속에서 우러난 통찰은 학문보다도 더 깊은 진리를 품고 있습니다.'
내 궁핍함과 여유 없음을 한탄하고 투덜거림에도... 일순간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깃들 때에도...
그렇게 그럼 부자가 되면 무엇을 하려고?
'삶이 궁핍하다고 해서 아름다움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깨끗하게 쓸린 마당, 정갈히 빗은 머리칼은 외적인 화려함 없이도 마음의 품격이 드러납니다. 기품은 소유가 많고 적음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근면은 타인을 이기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스스로를 다듬기 위한 길이며, 검소는 결핍을 포장하는 껍질이 아니라 욕망을 절제하는 힘입니다.'
'이익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의 밖으로 벗어나므로 그 해로움이 드러나 있고, 얕지만 이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도 안으로 파고 들어가기에 그 해로움이 감춰져 있고 깊습니다.'
'지혜와 부는 하늘이 인간에게 부여한 수단이지 자랑하거나 군림하라고 내린 것이 아닙니다. 한 사람이 특별히 많이 받은 것은 그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을 이롭게 하려는 우주의 균형 원리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되, 사람의 슬픔엔 놀랄 줄 아는 마음'
채근담을 읽고 내가 내게 하는 조회와 종례
마음을 비우고(백지의 여백에서) 다스리고(절제의 길) 세상을 살아가고(처세의 이치) 운명과 시련을 대하는 자세(역경 속의 도)를 익히고 자연과 더불어 살며(세상을 초월한 미학) 자연과 하나 된 삶(삶의 해탈), 세상을 비추는 눈을 갖는 것(속세를 초월한 관조)을 책이 가르쳐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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