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허풍담 1 - 즐거운 장례식
요른 릴 지음, 지연리 옮김 / 열림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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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 극야, 백야, 빙원을 먼저 설명 해주고 싶다.  

'북극 허풍담'이란 이 책이 북유럽 자연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은 티가 나기 때문이다. 

소설을 소설로 접할 생각 못하고 주책맞게 대학 때도 공부하고 지금도 공부하고 있어서 쫌 안다고, 아는 것이 나온다고 신나서 이런다. 


어디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북유럽 문학은 “북유럽의 춥고 척박한 폐쇄적 환경 때문에 외부와의 접촉이 드물어 내면에의 침잠이 두드러진 대신 타인과의 소통을 갈망하고 이를 섬세하게 형상화한다” 또, “실존 문제를 탐구하는 진지함과 무거움 그러면서 가볍고 아름다운 이야기보다 추악하고 적나라한 인간군상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알코올 중독자, 정신병자가 주인공인 경우도 많다."라는 글도.. 


귀가 얇기도 하지만 그러고 보니 이 책도 그런 듯하다. 


북극 허풍담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참 냉온대 기후가 나타나는 중위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닭 한 마리, 돼지 한 마리에 그들의 모든 것을 건다. 

단지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눈보라, 폭풍을 뚫고 다른 기지로 간다. 술과 고기를 잔뜩 싸들고 말이다. 

이성에 대해 귀하고 귀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렇게 많이 늘 그리운 것들이 소중한 것들이 그들에게 있다. 

특히나 긴 밤으로 하루가 가득 채워지는 겨울, 극야에는 말이다. 

그리고 짧게 찾아오는 여름, 그리고 그 여름보다 짧은 순간 오는 물품 보급선이 주는 행복에 겨워한다. 

그 행복에 파한대소하는 웃음이 바로 옆에서 들리는 듯하다. 


한국인을 표현할 때 '정', '한'이 많은 민족이라고들 한다.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북극 피오르에 사는 사냥꾼들에게 그것이 보인 듯하다. 

즐거운 장례식에서 망자를 통해서도 보여주는 '정', 그리고 사무치는 그리움의 대상들...' 한'이라고 해도 될 듯한 것들이 보인다. 


지구의 꼭대기 

그래서 춥고 어두운 곳, 짧게 여름이 있는 곳 

이성과 초록 초록한 것들이 무척이나 그리운 곳 

무엇보다 사람이 그리운 곳, 사람이 너무 없어 기존에 있는 사람이 너무 소중하고 그들과의 대화가 중요한 곳.... 

허풍이라고 폄하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아주 재밌게... 멀리 살고 있는 사람들의 낯설지만 그도 그럴듯하다..라는 이야기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북극허풍담 #요른링 #지연리 #열림원 #즐거운장례식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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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 - 암을 지나며 배운 삶과 사랑의 방식
양선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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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산 책이나 

고맙게도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은 책은 내 주변 켜켜이 쌓아두는 것이 당연하다 싶었다. 

그런데 정말 내가 앉아 있는 슬리핑 체어에서 문까지 발 딛는 틈 말고는 꽉 차 버린 골방.. 그리고 나 말고 진짜 주인을 찾아가야 할 책 주인을 찾아줘야겠다는 생각에 나눔을 실천 중이다. 

동네 서점에 서너 권 묶어 기부하는 것도 생각해보고 제자들에게 선물도 하고... ^^ 


그럼 오늘 다 읽은 이 책은? 


음.. 

솔직히 누군가에게 주는 것이 맞나 모르겠다. 출판사 마케터님이 읽으면 '헉'하시겠지만 말이다. 


사람들은 '잠재적인 장애'를 갖고 태어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매 순간 열심히 살라는 말로 가벼이 듣고 지나치지만 작가처럼 부지불식간 건강에 이상이 생겨 이토록 긴 시간을 고민하게 되는 일이 내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생긴다면... 

물론 작가는 암 환자와 가족들로 한정 지어 이 책을 쓰지는 않았으리라. 

그리고 출판사 역시 더 잘살기 위한 에세이 시리즈로 이 책이 나온 이상 많은 사람들이 읽고 공감하고 응원하라는 선한 의도가 담겨 있을 테지만... 


난 이 책은 내가 잠시 보관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리고 정말 안 그랬으면 좋겠지만 작가가 암 선고를 받고 서점으로 뛰어간 장면을 떠올리며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암 선고나 투병소식, 아니 좀 더 잘 살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 지인에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건네줄 수 있는 순간까지 보관해야겠다.라고 생각이 든다. 


작가와 출판사의 선하고 고마운 의도가 담긴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분명 많은 사람들은 지금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 역시 믿음과 두려움 사이에서 긴장하고, 바람이 부는 대로 내가 나와 단단히 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할 때 에세이 시리즈 중 한 권을 찾기 위해 서점으로 달려갈 듯하다. 


마음이 훈훈해지는 한 장면을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p124~125 

아래층 할머니의 부고 소식이 들려왔다. 

"내가 오늘 할 말이 있어요~우리 마누라가 꼭 전해달래서... 그 사람이 그러더라고... 7층 애기 엄마한테 내가 나쁜 것 다 안고 갈 테니 꼭 암 이겨내고 오래오래 살아야 한다고 전해 달래~ 그러니 이겨낼 거야. 우리 마누라가 다 안고 간다고 했어.~"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던 할아버지는 아파트 앞에서 나를 만나 내 손을 붙잡고 울면서 이렇게 말했다. ~ 할머니를 떠나보낸 할아버지는 수척해 보였다.~ 


우리 가족 중에도 아픈 분들이 있다. 

이 세상 모든 환우들에게 작지만 큰소리로 말해주고 싶다. 다들 이런 가족과 같은 이웃들의 응원과 격려까지.. 그리고 일면식 없지만 모두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작가와 출판사,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모아 모아 다들 건강해지시라고...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끝장난줄알았는데인생은계속됐다 #한겨레출판 #양선아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아픈나를관찰하며깨달은삶의파도를타는법에대하여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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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슬픔, 말하는 사랑 - 우리가 시를 읽으며 나누는 마흔아홉 번의 대화
황인찬 지음 / 안온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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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어지러움증의 이런저런 원인을 찾던 중.. 

가장 큰 이유로 안경알 특히 왼쪽 안경알의 흠집으로 결론을 내렸다. 

오늘 휴일엔 다들 나처럼 쉴 거라 생각하는 오류를 범해서 오후 느지막이 안경점에.. 도착~ 

내 어지러움증의 이유를 제대로 듣게 되었다. 결론은 왼쪽 안경알의 흠집이라기보다는 '나이'였다. 

두 단계 올린 안경으로 바꾸며 들은 말은 멀리 있는 것을 보는 눈과 가깝게 보는 눈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슬프고도 난처한 이야기 

멀리 잘 보고 싶으면 책 속 활자를 읽을 수 없고 멀리 있는 것을 잘 보고자 하는 욕심을 살짝 낮추면 반대로... 후우... 


뜬금없는 내 난처한? 안경 이야기는 책 속 난처하고 난해하고 난감한 상황에 대해 초면이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해보자는 작가를 따라 해 본 것이다. 

어떤 상황들이 책 속에서 펼쳐지는지 기억에 남는 시, 글을 적어보았다. 


아름다운 꿈 이야기의 절정은 반드시 꿈을 깨는 이유가 된다. 그리고 다시 암울한 현실로... 


아버지가 커지면 전체가 작아지고 

내가 커지면 흔들거리는 생활 속이라고 가족을 분수로 표현하고... 

아이 열을 합해선 왜 한 아버지가 될 수 없는지 

유일한 아버지로 자라나더라도 어째서 아버지 열명은 가질 수 없는지를 이야기 한 글 


사랑의 선물로 나막신을 받았으나 그 나막신은 발에 맞지 않아 복숭아뼈와 발꿈치를 깎는다는 시는 도대체.... 확인받은 사랑으로 행복한지 아니면 그 사랑에 맞춰야 하는 고통이 시작인지... 


귀신은 귀신인데... 너무 좋아해서 된 귀신인지... 너무 좋아했지만 그것이 한이 된 귀신인지... 도대체 이 귀신들은... 어찌 구분할까? 무언가를 깊이 사랑하는 마음이 결국 우리를 슬픈 마음으로 만들고 죽어서도 끝나지 않는 미련으로...


문해력이 부족한 내게 은유와 비유가 가득한 시는 다른 장르? 보다 더더욱 어렵다. 

게다가 위에 적은 듯 저런 난해한 상황을 표현한... 시라면... 공감 이전에 이해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예측했다는 듯 작가는 국어 수업처럼 해석을 해준다기보다는 말을 건네고 있다. 차근차근 시를 말과 같은 글로 풀어주었고, 그 이야기를 듣고 다시 시를 온전한 시로 다시 한번 마주하게 해 준다. 


고마울 뿐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읽는슬픔말하는사랑 #안온출판사 #황인찬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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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초 인류 - 산만함의 시대, 우리의 뇌가 8초밖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
리사 이오띠 지음, 이소영 옮김 / 미래의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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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복에 대한 지도를 논의했다. 

그리고 더불어 핸드폰 사용, 즉 학교에서 등교와 함께 핸드폰을 걷는 문제, 그럼 각종 패드는? 

회의 결론은 도대체 답이 없으니 누가 답을 내려주면 시키는 대로 따라 하겠다고 서둘러 마무리할 뿐이었다. 


핸드폰 사용... 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끊임없이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편에서 이 책은 거의 성경 수준인 듯하다. 

책 이런저런 페이지에서 불쑥불쑥 문장이 튀어나온다. 아! 그렇지! 오호! 그럴 수 있구나! 음~맞아! 라며 맞장구치는 리액션이 나오게 만드는 문장들 말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독서의 죽음 앞뒤로 플러스 마이너스 50페이지 정도에서 특히 그랬다. 

몇 문장 옮겨보면 아래와 같다. 


외부 기억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거기에 내가 있는 걸까요? 

지식에 액세스 할 줄만 안다면 내 지식은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마약을 찾아 필사적으로 헤매고 다니는 구제불능의 마약 중독자처럼 가상의 게시판에서 '좋아요'를 갈구하며 방황하다니! 


요즘 아이들은 안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어. 그리고 자신이 실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털끝만큼도 생각하지 않아... 아이들은 자신의 무지를 반성할 필요가 없어졌어. 


문제는 답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답이 쉽다고 믿게 되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자신이 실제로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은 틀릴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가끔은 무언가를 모른다는 것, 의심에 빠진다는 것이 참으로 위안이 되었다는데,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그럴 수 없게 되었다. 단어들의 올바른 문자열을 입력하기만 하면 엄청난 양의 온라인 정보들 사이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우... 

핸드폰을 걷어야 할까? 

걷지 않는 학교는 무엇을 기대하고 안 걷는 걸까? 분명 있을 것이다. 

이 두 의견은 어느 접점에서 합의점에 도달할 것인가? 계속 충돌할까? 접점은 없는 건가? 


선생님 공부하면서 음악 들어도 되나요? 

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꽤 오래 걸렸는데..... 멀티태스킹...


어린 학생들에게 강요와 강압 아닌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책임을 지라고 해야 하는가? 

점점 책을 멀리하고 쉬운 답 찾기를 통해 뇌를 쉬게 하는 식의 스크롤링 같은 정보 수집이 너를 얼마나 망칠지 아직 넌 모르니 우선 핸드폰을 걷자!라고 합리적인 듯한 강요를 계속해야 하는지... 

무책임하지만 

모르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핸드폰 #8초 #8초인류 # 미래의창 #책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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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함께 사는 집 - 다육식물, 에어플랜트, 선인장과 함께 살기
캐로 랭턴 지음, 김아림 옮김, 한의정 감수 / 디자인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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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장 기억에 나는 말은 


"갑자기 꽃이 환하게 피어나면 그 순간 식물이 엄청 힘들다고 말하는 것일 수 있어요." 

그 꽃 이름은 매번 잘 잊는다. 넝쿨식물로 분홍색 꽃을 피운 녀석인데... 


호야? 맞나? 


석면 공사로 겨울 방과 후 수업을 못하던 탓에 많은 초록 아이들을 다시 봄에 볼 수 없었고... 

누군가의 소중한 반려식물들이었으나 두 해의 겨울 동안 잘 지켜내지 못해 역시 또 많은 아이들을 잃었다. 

그 사이 필레아페페, 문샤인(실버)을 새 식구로 맞이했고, 그 와중에도 계속 웃자라거나 잎을 떨구었다. 

결국 가족을 찾아갈 때까지 살아남은 아이들은 몇 안 되는... 

꽤 속상했다. 

반려 동물, 식물... 

어찌 되었건 함께 하던 것들의 생명이 사라지는 것은 사람을 우울하게 한다. 

반대로 함께 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겠지... 

지금은 책에서 말해준 것과 같이 관대한 너무나도 관대한 산세비에리아로 가득한 창문 앞 작은 내 정원 옆에서 이렇게 글을 적는다. 


섬세하지 못하고 정 없는 식구를 만나(예전에는 주인이라고 표현했었는데.. 식구라는 표현이 훨씬 좋네 ^^) 고생 고생하며 갈증과 폭식으로 힘들게 연명하지만 그래도 관대한 스투키, 산세비에리아, 그리고 이름도 모르고 지어주지도 않은 다육이들이 오래오래 이 작은 방 안에서 함께 호흡했으면 한다. 


나의 날숨과 들숨과 그들의 호흡이 소중하게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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