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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가 우리한테 해 준 게 뭔데? - 절박하고도 유쾌한 생물 다양성 보고서
프라우케 피셔.힐케 오버한스베르크 지음, 추미란 옮김 / 북트리거 / 2022년 8월
평점 :
#모기가우리한테해준게뭔데
책 제목은 모기에 대한 원망 가득한 질문이란 느낌 아닌가?
뭘 해주었다고 내 피를? 피부에 붓기를? 가려움을?
책 표지 그림에도 혐오? 스러운 모기가 가운데 떡하니 내가 아는 실제보다 큼직하게 위치한다.
날개와 몸통은 아주 선명하게, 빨대같이 생겨 내 피부에 꽂을 주둥이도 길고 튼튼하게 뭔가 확대경을 들이댄 것 같은 원안에 다리도...
살짝 책을 옆으로 기울여 빛에 반사되도록 하면 날개는 번쩍번쩍 인다.
실제 이 모기는 책에서 그리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
모기가 우리에게 해주는 것이 뭔데?라고 묻고 반전을 꾀하여 모기의 유익? 에 대해 엄청난 분량과 비중을 소비했을 거라 짐작했는데...
기대만큼은 아니고 p82 정도에서 처음 조류, 작은 박쥐류, 어류, 파충류, 양서류의 중요한 먹이이며 수많은 유용식물의 수분자~라는 것을 소개한다. 특히 좀모기과는 카카오 꽃의 수분자로 작은 복잡한 구조의 꽃에 좀 모기 외 수분 역할을 담당할 것이 없기에 우리가 초콜릿을 먹기 위해서 좀 모기는 반드시 필요한? 좀 모기가 우리에게 초콜릿을 먹게 해 준다!라는 글이 등장한다.
오호 이제 시작인가? 모기 이야기!!!
그렇지만 그 뒤로는 다시 모기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거미가 모기를 막아주는 이야기에서 조연으로 잠시 등장할 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은 '인간'이다.
위에 좀 모기가 사라지면 누가 카카오 꽃을 수분하지?라는 질문을 하기라도 한 것처럼 맞춤 수분자가 없어서 인간이 직접 손으로 수분하는 바닐라 꽃 사진은 지금 이 책은 모기가 아니라 인간에 초점이 맞춰 있구나.라는 생각을 스윽 들게 한다.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다양성으로 가장 풍요로운 시대에 가장 커다란 번성을 이룬 우리 인간이 생물과 생태계가 주는 다양한 서비스, 즉 공급, 조절, 생명의 토대, 문화의 구축에 이로움을 잊고 오히려 이런 것들을 파괴하는 지금의 사고와 행동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니 것이다.
그렇다고 책은 큰 소리로 위기감을 말하며 이러면 안 된다고 호통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의 한 도시를 사례로 모기 말고 차라리 너희 인간이 빠져볼래? 그래도 지구는 잘 돌아간다고~라고 살짝 말했을 뿐 인간이 인간의 미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며 수많은 대안을 제시해준다.
차분하고 천천히 우리를 달랜다.
새우는 맹그로브를 보존하며 이렇게 키우는 건 어때?
다시 습지를 복원하면 어떨까? 각종 그래프로 손익을 따져주기도 한다.
기브&테이크로 우리도 생물들에게 이런 걸 주면 안 될까? 같이 살 수 있지 않나?
생물에서 얻는 건 뭐가 있는지 몰라? 에이 이런 게 있잖아~ 자연 모방의 생체공학, 그린 에너지, 그린 젠트리피케이션 등
요약하면 이 지구에서 '모기' 너 빠져!!라고 하지 말자. 모기뿐 아니라 사라져 가는 생물과 생태계 다양성을 지켜보자.
차라리 '인간' 네가 빠져!!라고 할지 모를 지구에게 이제 팀플레이, 같이 살아보자!라고 약속하고 노력해보자.
참 중요한 사실인데 얼마나 사람들이 꿈쩍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많은 사례와 긴 이야기로 화내지 않고 설득하려 드는지...
늦지 않았겠지? 이제부터라도 매일매일 자연이 우리 인간에게 묻는다!라고 생각하며 살아야겠다.
인간이 우리에게 해준 게 뭔데?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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