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다커
앨리스 피니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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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다커 


#앨리스파니 #밝은세상 #장편소설 #데이지다커 #이민희 


학창 시절 과학 실험을 할 때 실험의 조건을 갖추던 것이 생각났다. 

온도는 얼마로, 습도 역시 얼마로 조건과 일치시키고... 진공상태를 가정해서 설정하기도 하고... 


뜬금없이 실험 전 조건을 맞추는 상황을 이야기한 것은 '시글라스'라는 장소의 설정 때문이다. 

간조와 만조 시간에 맞춰 세상과 연결되기도 하고 단절되기도 하는 곳 

유일한 통로가 있어 그곳으로만 세상과 이어지고 소통하며 만조 때는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장소,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보호받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곳이지만 누군가에겐 답답하고 구속되는 듯한 느낌도 줄 수 있는 장소 시글라스. 


작가는 혹시 책을 마지막 부분에서부터 적지 않았나 싶다. 

이 기록에 가족들을 죽인 누군가가 누구다!라고 남겨두기 싫어서 조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짝 언급을 해본다면 작가님은 처음부터 여러 인물 중에 가해자와 피해자를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다기보다 인물 설정 처음부터 살인을 한 사람을 이야기의 피라미드 맨 꼭대기에 두고 나무가 뿌리를 뻗어내듯 사건과 이야기 구성을 했을 듯하다. 빈틈없이... 말이다. 

작가가 이렇게 구성한 책을 우리는 처음부터 읽는다면 끝까지 누가 이런 일을 계획하고 실행했는지 알 수가 없다. 왜 나면 뿌리의 끝에서 지면을 뚫고 나무줄기로 가고 있노라면 저쪽 또 하나의 뿌리줄기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동시에 올라오고 있고 또 옆에서 올라오고... 


비디오테이프가 시글라스 집에 수많은 시계의 종소리에 맞춰 하나씩 재생되는 것처럼 그렇게 조금의 시간 차를 두고 과거의 이야기 하나가 밝혀지고 다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밝혀지고 하나의 이야기에 등장인물이 주연이었다가 조연이었다가 거짓말쟁이 가해자였다가 피해자였다가 얽히고설킨 이야기들이 다 모아져야만 그나마 누구라고 의심이라도 해볼 수 있는... 


살아남아 있다는 사실로 살인자로 의심받는 그런 막바지 상황까지 이야기는 끝까지 긴장감 있게 독자들을 몰고 간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수술 한 번 더 하면 완치도 가능하고 생명 연장의 기회가 주어지는데 왜 엄마는 숨겼을까? 

그리고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늘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지는 않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내가 할머니였다면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가장 컸고, 각자 다 자기만의 슬픔과 억울함을 갖고 살았을 테지만 행복함보다 상대적인 박탈, 고통, 괴로움이 가득했던 다커 가문의 사람들과 그 가문사람들과 인연이 맺어져 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나오는 코너의 운명도... 참 기구하다고 느꼈다. 


기구한 운명이어서 이런 결말을 맺은 것인지... 

기구한 운명조차도 이들이 지닌 본성과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된 것인지... 

그저 무엇이 되었든 같은 결말이 참 두렵다고 생각했다. 


바다로 둘러싸여 한번 이곳에 들어온 순간부터 다시 썰물이 되어 나갈 수 있는 시간까지 아무도 나갈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수많은 시계가 한 시간씩 지났음을 알릴 때마다 벌어지는 사건들.... 가족 그 누구도~ 할머니의 생일 축하를 위해 모였으나 생일을 축하하는 사람, 생일을 맞은 사람 단 한 명도 행복할 수 없는 시간을 보내는 짧은 순간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 과거부터 켜켜이 쌓인 이야기들이 비디어 테이프로 재생되며 사람들의 기억과 비밀을 떠올려 새로운 공포에 이유를 설명하고 나름대로 정한 심판을 진행하는 책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재밌다.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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