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 진경산수를 개척한 우리나라 화성 새로 쓰는 화인열전 1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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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재 정선 


#겸재정선 #화인열전 #새로쓰는화인열전 #유홍준 #한국미술 


솔직히 이 책의 서평단이어서 너무 뿌듯하다. 

이 책이 1권이 되어 화인열전의 시작이 되는 겸재 정선을 출판과 함께 읽어 내려갔다는 것이 어깨를 으쓱하게 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 남도 답사 일번지를 읽고 그 뒤로 지금 내 자리에 마주하는 책장 가장 높고 잘 보이는 곳 한 칸에 번호 대로 시리즈가 나열되어 있는 것은 언제 봐도 행복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한데 어느 순간 누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른 듯 잠시 계속 이어진다는 느낌은 멈추었고, 책장 칸 서너 권 자리가 비어 있는 자리 그 칸에 어울리지 않는 다른 책을 꽂아 두었었다. 이젠 그 책들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이제 새로 쓰는 화인열전 시리즈에 자리를 내줘야 할 듯하다. 


그의 작품을 고급진 재질의 종이로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그리고 그의 화풍이 변하는 것을 연속적으로 볼 수 있는 것 역시 좋다. 

책 속에서도 언급된다. 다작을 한 작가라고... 그래서인가 국립중앙박물관, 호암미술관 등 곳곳에 흩어져 전해 내려오는 그 많은 작품이 어느 날 한자리에 모여 전시되었을 때의 감동을 전하며 작가님은 '화성'이란 칭호를 언급했다. 그 전시를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없었지만 이 책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정말 많은 작품이 주옥같은 해설과 함께 가득가득하다. 


또한 


겸재 정선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왕이 칭찬한 작가이다. 뭐 그럼 두 말할 필요 없는 위인 아닌가? 

그에 대한 후한 평가는 그저 허언이 아니고 단순히 장수하여 오랫동안 많은 그림을 그렸던 벼슬아치에 대한 단조로운 찬사가 아니다. 

그림뿐 아니라 학문에도 능했고, 효심도 깊었으며 끝까지 붓을 놓지 않고 많이 그렸고 많이 나누었다는 것을 책에서 알 수 있었다. 

겸재 정선이라는 사람에 대한 칭찬은 p307에서 언급된 기록이 가장 인상 깊었다.


'~박대원은 그림을 잘 알지 못하나 이 그림을 아주 사랑하여 보배로 여기며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으니 어찌 그 사랑하는 바가 그림에 있지 않고 사람에 있다고 하지 않겠는가.... 겸재는 그 흉중에 있는 바를 붓끝에 정신을 실어 발현한 분으로 그는 늙어서까지 이를 잃지 않았다. 겸재의 그림을 말하는 세상 사람들은 문득 그 빼어나고 기이함을 보면서 절규하듯 말하기를 '핍진하도다', '신운이 감돈다'라고 하니 이는 그림을 아는 소리이다. 그러나 겸재는 모르는 말이다. 박대원은 홀로 필법의 기교를 뛰어넘어 신회가 통하듯 겸재의 마음을 얻고 팔뚝 아래에 두며 마음으로 그것을 사랑하니 박대원은 이른바 그림을 아는 자는 아니지만 그림 보는 법은 아는 자가 아니겠는가' 


"그가 사랑하는 바가 ~사람에 있다고 하지 않겠는가~" 이런 칭찬을 받는 대가인 것이다. 

지금 말하자면 인성에 전공적합성에 모든 역량이 뛰어난 서양의 다빈치이고 후대에 다산에 견줘도. 아니 굳이 누구랑 비교하지 않아도... 


가장 맘에 들었던 그림을 기록에 남겨보고 싶다. 

개인적으로 부채에 그린 <선면금강내산>에 가장 눈길이 많이 머물렀다. 

관동명승첩에 <시중대>, <해산정> 역시 몇 백번, 몇 천 번이라도 따라 그려보고 싶어지는 그림이다. 

<선면 송지문 시의도>에 물결을 그려내는 기법은 과거로 돌아가 그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질 정도이다. 

<우중기려도>, <강산선유도>, <강진고사도>와 같이 노년에 그린 그림들은 그 여백이 주는 멋과 나무의 가지 하나하나에 획과 먹의 농담이 보여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생겼나 싶어 기분이 좋아지기까지 했다. 


작가님이나 편집자님께 질문할 것도 생겼다. 


p273 그림 겸재정선화첩 중 <야수 소서도>를 소개하며 노인이 동자에게 책을 받고 있다.~라고 진술되었는데 다음 페이지 p275에 보면 겸재는 황석공을 신령스럽게, 장량은 무릎을 꿇고 공손히 소서를 받는 모습으로 그리고~라고 되어 있어 책을 주고받는 것이 뒤바뀌어 진술되고 있지 않나 묻고 싶어졌다.


이리 집중해서 읽은 책의 그 다음 인물의 작품과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진다. 구수하고 정겹고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이면서도 우리의 일상과 우리가 보는 경관을 담은 작품이다. 또는 동경하는 이상향이라서 관심이 더 갈수도...


기다려진다.

또 하나의 시리즈가...채워지는 순간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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