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는 빨개

 

 

 

                              사과밭 풋사과들이

                              여름 내내

                              옆집 배밭에 대고 수군댔대.

 

                             "쟤네들, 뚱뚱 배좀 봐!"

 

                              배밭 왕배들이

                              참다 참다

                              종이옷 북 찢으며 소리쳤대.

 

                             "니들, 당장 사과 안 해?"  (P.24 )

 

 

 

 

 

 

                           참 잘했어요

 

 

 

 

                                선생님은 일기장에

                               "참 잘했어요."

                                도장을 꽝꽝 찍어 준다.

 

                               "애들아. 안 볼 거야."

 

                                일기를

                                훔쳐보지 않는 건

                                좋은 일이지만,

 

                                강아지 잃어버려서

                                엉엉 울었다, 밑에도

                               "참 잘했어요."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피가 났다, 옆에도

                               "참 잘했어요."

 

                                칭찬이 너무 많은

                                담임 선생님께,

 

                               "참 잘했어요."

                                언제 한번, 우리도

                                박수 쳐 보나?   (P.34 )

 

 

 

 

 

 

                           받아쓰기

 

 

 

 

                                동생과 받아쓰기한다.

                                피자 통닭 탕수육

                                연필심이 나무 책상 콕콕 찍는다.

 

                                앞산 딱따구리도 받아쓰기한다.

                                애벌레 굼벵이 번데기

                                부리 끝이 나무 공책 콕콕 찍는다.  (P.36 )

 

 

 

 

                                                      -이정록 동시집, <저 많이 컸죠>-에서

 

 

 

 

 

 

 

 

 

 

    오늘 낮에 바깥일을 보고 오다가 환승 버스정류장 옆에 있던

    책방에 들어가 책들을 살펴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옷빠~옷빠"

    앙증스런 목소리가 들려 돌아다 보니 아주 작은 아기가 아장아장

    걸어가서는 대엿살 쯤 보이는 남자아이 곁으로 간다. 오빠가

    뭐라고 얘기하니 다시 "엄마~엄마" 부르자 아기엄마가 "어~오빠

    옆에 가 있어~." 얘기하니 다시 아장아장 걸어서 오빠 옆으로 가

    자기도 그 옆, 바닥에 앉아 책 읽는 오빠랑 함께 앙증맞게 앉아 있는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나도 모르게 웃음을 삼키며 바라보고 있는

    데 이번에는 어디선가  "아빠! 애완견이 뭐야?" 커다랗게 묻는 목소리가 들려 또 그쪽을 바라

    보니 이번에는 통통하고 귀여운 한 다섯살쯤 되는 여자아이가 자기옆에서

   책을 보고 있는 아빠에게 궁금해 죽겠다는 듯이 귀여운 목소리로 물어봤다.

   그러자 아빠가 "응~집에서 함께 키우는 강아지를 말하는 거야." 하니 "응, 알았어. 하하하~~

   애완견이 넘어졌네?" 까르르 웃으며 이야기 하니 아빠가 "쉿, 조그맣게 이야기하는거야. 여기는

   다른 사람들도 함께 책을 보는 곳이니까." 말하자 "응! 알았어!" 대답하다 조금 있으니 아빠가

   "오늘은 책 많이 봤으니까 집에 가자." 얘기하니 그 통통한 여자아이는 장난감 선글라스를 척,

   끼더니 "아빠, 지금 밤이야?" "아니 낮이야~." ㅋㅋ, 재밌고 귀여워 혼자 웃고 있다가 다시 아까

   그 여자아기가 귀여워 이번에는 엄마랑 오빠랑 함께 있는 아기에게 다가가 "아기야 몇 살이야?"

   물어 보니 아기는 꽃씨처럼 까만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그러자 젊고 예쁜 아기엄마가 "호호호

   ~21개월이에요. 아직 말도 못해요~." 대답을 한다.^^  아기는 그림이 과일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밑의 단추를 콩콩 누르면 "사과" "배" "복숭아" 소리가 나는 판넬같은 그림판을 열심히 콕콕

   누르고. 무심코 책방에서 귀여운 아기들과 젊은 엄마 아빠들을 보니 참 새롭고 행복한 기분이

   드는구나. 아..나도 저런 시간이 있었지. ㅎㅎ  앞으론 아이들책 코너에도 가끔 가서 오늘의 이

   즐거운 시간을 또 만나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서점 밖을 나오니 갑자기 바람이 세차게 불어와 머리가 난리도 아닌데, 바로 앞을 걷는 아가씨들

   이 바람에 휘날리는 자신의 긴 머리칼을 손으로 휙 넘기며 "나! 지금 샴푸광고 찍는거야?~"하며

   까르르 웃는다. 아놔 참,...그 말에 나도 혼자 웃으며. 어쩜 저렇게 예쁘냐, 애들이 참!"

   집안에 있을땐 잘 몰랐는데, 거리로 나오니 완연한 가을이다. 거리 꽃가게에서 내놓은 양동이

   에도 색색의 고운 국화꽃들이 환하게 피어 있고 햇살도 투명하고 환하다. 많이 덥지도 않고,

   많이 춥지도 않는 이 딱 좋은 가을도 얼마 안 있으면 또 금방 지나갈 것이다. 부지런히 바깥

   나들이를 하며 이 좋은 가을날을 한껏 누려야겠다.^^

 

 

 

 

     그리고 오늘 집어온 책,

 

 

 

 

 

 

 

  이 책은 저번 블루데이지님 서재, 페이퍼에서 보고 좋아서

  이번 추석에 고운 친구에게 선물을 하려고 샀다~

  누구라도 서로의 만남이 이렇듯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 "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지혜의 목소리로 다시 돌아온 파울로 코엘료

전 세계 168개국 80개 언어로 번역되어 1억 4천5백만 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한 우리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파울로 코엘료. 자신을 작가의 길로 이끌었던 ‘산티아고 순례’ 이야기를 담은 『순례자』를 출간한 지 25주년이 되는 2012년, 파울로 코엘료가 새로운 소설 『아크라 문서』로 다시 돌아왔다. 20년이 넘는 작가 인생 동안 2년에 한 번씩 새 작품을 들고 전 세계 1억 독자들을 찾아오던 코엘료는 2010년 자신의 근본으로 회귀한 소설 『알레프』를 발표했다. 『알레프』가 작가 경력의 정점에서 스스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음을 깨닫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다시 시작하기 위한 순례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라면, 2년 만에 발표한 신작 『아크라 문서』는 코엘료가 겪었던 정체성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소중한 결론들을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파울로 코엘료는 2011년 11월에 의사로부터 심장에 문제가 생겨 얼마 살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젊은 시절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던 코엘료였기에 죽음이 멀지 않다는 인식은 그의 삶에 늘 지속되던 주제였고, 더욱 열심히 살도록 만들어준 자극제가 되기도 했다. 심장 수술을 받은 후 코엘료는 여러 가지 위기를 겪으며 느끼고 깨달은 인생의 지혜를 독자들과 나누기 위해 새로운 작품을 구상했다. 작품에 담긴 생각을 얻기까지는 64년(코엘료의 나이와 같다), 구상하는 데 5개월, 글로 옮겨 적는 데는 3주가 걸렸다고 코엘료는 고백한다. 죽음의 고비를 또 한번 넘긴 후 그가 세상에 내놓은 신작 『아크라 문서』는 코엘료 인생철학의 결정체가 되는 작품인 것이다.


 

    선물로 받았는데, 어찌하다

    또 누군가가 집어갔다.

    읽어야 할 일이 있는, 책이므로

    구매. 뭐, 슈퍼바이백이니...

 

 

 

   

 

 

 

 

아름답고 충격적인 젊은 소설
한겨레문학상 수상작가 최진영의 첫번째 소설집


2006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뒤 2010년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으로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신예작가 최진영의 첫번째 소설집이 출간되었다. 전작 장편들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박력있는 서사가 여실히 응집되어 있는 가운데, 폭력과 착취가 상존하고 욕망과 불확실성이 넘실거리는 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약자들에게 정면으로 시선을 던진다. 주제의식이 투철하고 강렬한 인상을 갖추었으면서도 하나같이 탄탄한 구성과 밀도있는 문장이 뒷받침된 빼어난 작품들이다. “신예 소설가들 중에서 최진영만큼 독자를 사로잡는 작가를 보지 못했다”(송종원, 해설), “이 소설가와 함께 인생을 늙어갈 거라고 자랑스러워하는 젊은 독자들이 여럿 생겼다”(전성태, 추천사)라는 상찬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만큼 단연 주목받아 마땅한 젊은 작가를 만나는 기쁨이 크다.

 

 

   <끝나지 않은 노래>와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을 읽고나서,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된 최진영의 신간 소설.

    유난히 가독성이 높은 이야기들을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때로는 지독하게

    그러나 그 지독하고 독하기까지 한 이야기의 끝엔 언제나 가슴 뭉클,하게

    남는 아름다움,이 이 작가에게 매료되는 이유일 것이다.

    <팽이>. 읽어보기 전이지만 막연하게나마 어떤 소설일지

   ...알 것도 같다. 기분 좋은 설레임이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후애(厚愛) 2013-09-15 20:47   좋아요 0 | URL
동시집이 참 재밌네요.^^
모두 재밌어 보이는 책들입니다.
최진영님의 <팽이> 담아가야겠어요.ㅎㅎ

appletreeje 2013-09-15 20:52   좋아요 0 | URL
앗, 후애님! 수정하고 있는데 오셨네요!
예~동시집도 즐겁고, 특히 <팽이>는 기대하고 있는 책이예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보내드릴게요~^^

후애님! 서늘해진 밤이지만...따뜻하고 즐거운 밤 되세요~*^^*

2013-09-15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15 22: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루데이지 2013-09-16 01:25   좋아요 0 | URL
<사과는 빨개> appletreeje님의 페이퍼가 너무너무좋네요..~~ㅋ

왜냐면,
오늘 읽었던...아니, 읽고 아이들과 함께 웃었던 시들이 가득하니까요...ㅋ
그리고 제 서재에서 보셨다며 책을 고르신 appletreeje님이 너무좋아서요...ㅋ

appletreeje 2013-09-16 10:53   좋아요 0 | URL
<저 많이 컸죠>. 이 동시집 참 재밌고 즐겁지요?^^
저도 블루데이지님과 함께 읽으며 웃으니 더욱 좋네요~ㅎ
그리고 블루데이지님 서재에서 페이퍼를 통해 만나는 책들은 모두
제 맘에 쏙, 들어 늘 장바구니나 보관함에 넣어두곤 한답니다~

블루데이지님! 오늘도 행복한 가을날 되세요~*^^*

숲노래 2013-09-16 04:55   좋아요 0 | URL
돌고 도는 숨결이
아이들한테서 태어나고 어른들한테서 자라다가
이웃한테 스미고,
책 하나로 영글어
새롭게 이야기가 되네요.

appletreeje 2013-09-16 10:50   좋아요 0 | URL
예~함께살기님, 그렇네요.^^
언제나 좋은 사람들과 좋은 책들 사이에서
새롭고 즐거운 이야기가 피어나네요~

2013-09-17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9-17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