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洙暎을 추모하는 저녁미사곡
六月 十六日은
그대의 祭日이다
花園에 가도 마음 달랠 꽃이 없어
나는 徒步로 그대, 무덤 곁으로 간다
무덤은 멀다 노을 아래로
노을을 머리에 이고
타박타박 駱駝처럼 걸어간다
내가 그대에게 줄 것은
식지 않은 사랑뿐이라고
걸으면서 가만히 내 반쪽 심장에
끓이는 더운물뿐이라고
무덤에 도착하면 오빠 곁을 안 떠나는
누이에게 전하리라
말하지 말라고 그대가 눈짓을 보내면
나는 또 장승처럼 서 있다가
타박타박 산길을 내려오려고 한다
반쪽 심장에는 올때마다
더 많은 더운물을
출렁거리면서
우리 마음이 오늘 저녁은 아무데나 가서
맞닿아 있어 서로 빈손을
크게 벌려 놓지 않으려고 한다 (P.76 )
-<김영태 시선> -에서
金洙暎을 추모하는 저녁미사곡,을
처음 읽었을 때가 아주 오래 전
시인의 <北호텔>,에서 였을 것이다.
아주 오래 전의 내가
'내가 그대에게 줄 것은/ 식지 않은 사랑뿐이라고/
걸으면서 가만히 내 반쪽 심장에/ 끓이는 더운 물뿐이라고'
를, 저 역시 반쪽짜리 심장에 출렁거리는 물,처럼 몸 어딘가에
가득 담아넣고 다녔던 그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오늘 아침,의 내가
또 다시, 이 詩를 읽는다.
'金洙暎을 추모하는 저녁미사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