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다녀갔듯이
하염없이 내리는
첫눈
이어지는 이승에
비스듬히 고개 떨군
개잡초들과 다른
선비 하나 저만치
가던 길 멈추고
자꾸자꾸 되돌아보시는가
눈썹 연필(鉛筆)로 기다랗게
네 이마 아래
봄날에
졸리운 듯
汽車가 멈췄다가 지나가는
정거장이 두 개 있고
작은 것
여기까지 오면서
힘겹게 견디었다
님프가 사는 水蓮의 바다
님프는 작다
이름도 없다
님프는 한줄기 가여운
황홀한 빛
님프는
수련의 바다 빛 한줄기
- 김영태 詩集, <누군가 다녀갔듯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