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넘치는 말의 홍수 속에서 그 작품에 대한 언어의 감옥에 갇히고 말기 때문이다. 지금 이글을 포함해 각종 리뷰나 평론들을 요행히 피한다 해도, 책 표지의 홍보문구에, 길거리 광고판에 노출되는 일마저 피할 도리는 없다(아예 눈을 감고 아무 책이나 집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결국 우리는 실망할 혹은 감동할 준비를 하고 작품을 만난다. <오후의 죽음>에 나오는 문장을 빌리자면 "우리가 속된 의미로 썼던 말들이 모두 짜릿함을 잃어버렸습니다." (29쪽)

                                                                                -이다혜, <책읽기 좋은날>-

 

 

 직업에 연관된 책읽기가 지긋지긋할 즈음에, 도서관으로 줄행랑을 치며 (嚴冬의 旅行중에 주머니에 몰래 감춰둔 '올드파'를 꺼내 목구멍의 뜨거움을 넘기듯,) 젤리같이 편안하고 달짝하고 말랑한 나의 책들을 슬쩍 빌려온다. 그리고 지금이 그 즐거움을 만끽할 적시인 것이다. 올해의 모든 의무와 약속에서 벗어난 '홀리데이'의 시작인 오늘부터 연말까지.

 그리하여 나의 휴가는 수면잠옷으로 위아래를 부드럽게 감싸우며, 이불을 허리까지 덮어 올리고

닭이나 초코렛을 안주삼아 맥주를 홀짝이며 정말, 새털같이 가볍고 즐거운 책읽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책읽기 좋은 밤이다.  나의 고양이들이 '트램펄린 위에서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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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3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2-23 21: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12-29 16:13   좋아요 0 | URL
올드 파는 진한 숯향기로 깊은 맛을 낸다. 메이지 시대부터 일본에 많은 팬을 가진 딜럭스 스카치다. 주명은 152세까지 장수한 농부 토마스 파에서 유래. 제조원인 맥도날드 그린리스사는 19세기 말, 알렉산더 맥도날드사와 그린리스 브라더즈사가 합병해서 탄생. 현재, 하이랜드의 클라건모어 증류소의 몰트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너이뻐 지식백과)

19세기 말, 알렉산더 맥도날드사와 그린리스 브라더스사가 합병하여 탄생한 회사이다. 술 이름은 152세까지 장수한 농부 토마스 파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토마스 파는 80세에 결혼해 1남 1녀를 두었으며 122세 때 재혼했다. 그가 사망하자 찰스 1세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내 시인 묘지에 그를 묻어 주었다. 지금도 이 사원에는 그의 묘비가 남아 있다. 상표에 있는 그의 초상화는 거장 루벤스의 작품이다. (나이뻐 지식백과)

appletreeje 2012-12-29 19:41   좋아요 0 | URL
히히~~올드파가 일본에 많은 팬을 가진 술이라는 건 몰랐어요.(왠지..)
40%라 목구멍이 짜르르해서 추위에 좋아요^^ 납작한 알루미늄으로 된 오발물병에 담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OK! 한때는 누군가의 낭설로, 우리들에겐 '여행자의 술'이라 알고 있었다능.
홀리데이~~거의 폐인모드로 잘 지나가고 있습니당^^
컨디션님께서도 즐건 밤 되십시요~^^

PS:너이뻐~~!! 나이뻐~~? ㅎㅎ

비로그인 2012-12-29 16:15   좋아요 0 | URL
올드파가 뭔가요.. 댓글 달려다가 검색한 거예요. 홀리데이 잘 즐기고 있으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