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
존 라이언 지음, 이상훈 옮김 / 그물코 / 200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은 거창하지만 내용은 참 소박하다. 저자는 소비만능의 북미 사회를 비판하며 7가지 작은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함으로써 지구를 살릴 수 있다고 한다. 자전거, 콘돔, 천장선풍기, 빨랫줄, 타이국수, 공공 도서관, 무당벌레. 우리 사회와 조금 안 맞는 부분이 있지만, 각각의 물건들을 왜 사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설명을 통해 지구를 구하고 살리는 것은 개인의 작은 실천에서부터 출발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뒤편에 부록처럼 매달린 앞서 열거한 7가지 물건들의 우리나라 소비현황을 실었는데 이 책이 나온 지 10년이 넘다보니 수치도 현실과 조금 차이가 날 것 같고 왠지 우리나라의 환경에 대한 낮은 의식의 슬픈 자화상처럼 느껴진다.

 

  책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우리를 포함한 아시아는 점점 서구의 대량소비 사회를 추구하고 있다. 낭비되는 자원들이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우리의 실상을 담아내며 지구를 생각하는 우리나라 학자들이 쓴 환경 관련 책은 찾기 힘든 것 같다. 외형은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의 의식은 나의 편리함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수준을 넘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몇 년 전 서울시는 자전거 도로를 설치한다며 도로와 인도 사이에 말뚝을 박거나 혹은 경계석을 대대적으로 깔았다. 이제는 그 잔해들이 흉물스럽게 남아 오히려 교통을 방해하고 안전을 해치며 먼지를 가두는 장소로 전락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이 자전거 도로라고 만들어졌던 곳을 이용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연결도로도 없이 군데군데 말뚝만 박아놓은 전시용 도로였다. 결국 아무도 이용하지 않는 도로가 될 수밖에 없었다. 자동차 위주의 그것도 대형차의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말뚝만 하나 길가에 박는다고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게 되는 것은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의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도 몇 년 전에 잠시 환경교육을 강화한다고 떠들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슬그머니 공식적으로 교육과정에 있던 환경교육은 사라졌다.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