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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일 - 전우성의 브랜딩 에세이
전우성 지음 / 북스톤 / 2023년 4월
평점 :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로 유명한 브랜딩 디렉터가 쓴 브랜딩 에세이.
브랜딩 책이 새로 나오면 거의 읽어보는 편이다.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는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전우성 디렉터가 이번에 새로 쓴 <마음을 움직이는 일>도 읽기 전부터 무척 기대됐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흘렀을까.
한번 펼쳐든 책은 출근길, 퇴근길, 점심시간을 막론하고 거의 내 손을 떠나지 않았다. 그만큼 가볍게, 편하게, 하지만 중간중간 내게 브랜딩이 무엇인지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다.
많은 브랜딩 관련 책이 오래 전 성공사례 혹은 해외의 유명 사례를 다루는 경우가 많아서 식상하면서도 뻔했는데, 이 책은 실제로 저자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이야기하기 때문에 실감이 났고 더욱 깊이가 있었다. 29CM에서 했던 도전과 경험, 라운즈에서 했던 경험 등 저자가 갖고 있던 경험들을 토대로 발견한 인사이트들이 무척 흥미롭고 유용했다.
브랜딩은 질문을 던지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질문은 두 가지 아닐까 싶어요.
'왜 우리가 이것을 해야 하지?', '왜 우리가 고객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하며 이유((why)를 찾는 질문이 하나고요. '그렇다면 남들과 다른 모습을 어떻게 보여줘야 하지?', '어떻게 해야 이것을 일관되게 지속할 수 있지?' 하며 방법(how)을 묻는 질문이 다른 하나입니다. '왜'를 담은 질문은 행동의 근간을, '어떻게'를 담은 질문은 그 행동을 우리답게 하는 방안을 제시합니다.
왜. 그리고 어떻게.
이것이 브랜딩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동안 마케팅에 가려져 있어 브랜딩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가려져 있었는데 이제는 브랜딩의 시대이기에 끊임없이 '왜'와 '어떻게'란 질문을 던져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이 질문에서 브랜딩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저는 브랜드의 핵심경험을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하곤 합니다. 핵심경험이란 그 브랜드를 접하거나 사용하는 소비자(고객)에게 반드시 전달해야 하는 경험이라 생각하면 좋습니다. 나는 누구고 무엇으로 불리기를 원하며 과연 나다운 것은 무엇인가. 우리 브랜드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경험이 무엇인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사용하거나 바라볼 때 느꼈으면 하는 경험은 어떤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보는 것, 이것으로부터 브랜딩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다듬고 완성해가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자꾸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바라보기 때문은 아닐까. 이 브랜드를 접하거나 사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지금과는 다른 뷰를 발견할 수 있을 듯하다.
내가 알리고 싶은 게 마케팅이라면 고객이 경험해야 할 것이 브랜딩이라는 것. 관련 업무를 하는 입장에서 아주 와닿는 말이다. 어려운 브랜딩이 쉬워지는 지름길이라고나 할까. 특히 저자는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원하게 하는 것'이 바로 브랜딩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누구누구라고 떠들지 않아도 고객이 알아서 우리를 찾고 원하게 하는 것이 브랜딩이란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두고두고 마음에 새길 문구이다.
브랜딩이 대세라고 하지만 정작 브랜딩이 무엇인지 와닿지 않는다면 첫 단계에서 이 책을 펼쳐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은, 한 브랜드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성공하고 어떻게 저무는지 알려주는 일반적인 브랜딩 책에서 탈피하여, 브랜딩에 대한 길고 짧은 이야기들을 모은 에세이 형식으로 글을 풀어내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만들어졌다. 그래서 '브랜딩 에세이'란 이름을 달았으리라.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지만 행간에는 많은 질문과 고민이 담겨 있다. 브랜딩 디렉터로서 저자가 했던 고민들이 느껴졌고, 나 역시 일을 하면서 느꼈던 고민의 지점도 중간중간 발견되었다.
브랜딩이 무엇인가 답을 던져주기보다는 왜 브랜딩인가, 어떻게 브랜딩하는가란 화두를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실제 경험을 기반으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이 책의 진실성이 느껴졌다. 순서에 관계없이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인사이트. 그 깊이가 참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