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 있는 역사 꿈이 되는 직업 - 초등 한국사 진로역사스쿨
박정화 지음, 김은주 그림, 김명선 감수 / 리프레시 / 2018년 4월
평점 :

미래 유망 직업이 사실은 과거 역사에 존재했다?
이런 재미있는 설정에서 시작된 책 <살아 있는 역사 꿈이 되는 직업>(박정화 글, 김은주 그림 / 리프레시 / 2018).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역사 속 인물과 상황, 사건, 유물 등에서 미래 유망 직업과 인재들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진로역사책이다.
이 책을 받자마자 초등학교 4학년과 1학년인 두 아이들과 함께 읽었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꿈이 바뀐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꿈꾸는 속도가 더디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꼬맹이 시절의 꿈이 현실과 맞닿으면서 점점 열기를 잃어가는 건가. 아니면 획일화된 교육 방식과 과도한 미디어 노출로 인해 다양한 직업을 접할 기회가 없는 것일까.
그런 아이들에게 이 책은 자신의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씨앗을 던져 주는 책이다. 고조선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인물과 유명한 사건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직업이 무척 설득력 있었다.
인문, 사회 / 건축, 공학, 의학 / 문화, 예술 / 패션, 뷰티 / 법률, 공공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각 카테고리별로 직업군이 묶여 있어서 관심사 분야별로 찾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예를 들면, 고조선 시대에 한나라에서 들여온 물건을 좀 더 비싸게 다른 나라에 파는 중계 무역 방식에서 오늘날 '쇼핑 호스트'란 직업을 연결시키다니 충분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히 내 직업과도 밀접한 '네이미스트'란 직업이 '굴비'의 어원에서 탄생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이자겸이 '비굴하게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굴비를 써서 인종에게 보냈던 것에서 '이름을 짓는 네이미스트'를 착안했다. 이러한 연결은, 역사적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진로를 설정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책은 역사적 사실과 직업의 탄생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직업군에 필요한 적성과 준비방법, 연관 직업 탐색 활동까지 할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을 했고, 별도로 체험 예시 부분을 만들어 직업을 미리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을 '빅테이터 명장'으로, 수로왕을 '애니메이터'로, 궁궐의 십이지상을 '이모티콘 디자이너'로, 신라의 '화랑'을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설명하다 보니 직업에 대해 잘 모르던 아이들도 흥미를 갖고 끝까지 함께 읽어내었다. 직업에 대해 쉽게 설명해도 이 책보다 더 쉬운 설명은 없을 듯하다.

역사에서 미래 유망 직업을 찾는다는 게 어불성설인가 싶었는데,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단순히 직업 소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짧게라도 체험할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서 아이들의 시선을 붙잡아두기에 충분했다.
관심 있는 분야의 직업이 나오면 아이들은 줄지어 질문을 하고 서로 답을 하다보니 자신의 꿈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생각해보는 듯했다. 부모가 원하는 삶보다 자신이 꿈꾸는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아이에게 이 책을 건네주면 꿈 지도에 몇 가지 꿈이 더 추가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