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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 쌀 때 읽는 책 ㅣ 똥 쌀 때 읽는 책 1
유태오 지음 / 포춘쿠키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똥 쌀 때 읽는 책>(유태오 글, 배민경 그림 / 포춘쿠키 / 2021).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다.
'화장실에서 읽는 책'도 아닌 '똥 쌀 때 읽는 책'이라니.
아니나 다를까.
저자가 카피라이터이다.
직업의 특성상 튀어야 한다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크리에이티브 DNA가 제목에서 제대로 발동했다.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저자는
가볍게 읽고 편하게 소화시키라고 하며
한꺼번에 많이 읽지 말고
하루에 1~2개씩만 읽어보라고 권한다.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는 그 시간에 말이다.
바쁜 일상, 빡빡한 책들 사이로
짧고 여백이 많은 글을 읽고 있다보니
절로 마음이 평온해지는 효과가 있었다.
카피라이터가 쓴 글답게
말 장난스러운 것들도 많았지만
요즘처럼 무미건조한 일상에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도 크리에이티브가 아니겠는가.

나는 이 책을 주로 출퇴근길에 읽었는데
희한하게도 출근길에는 에너지를,
퇴근길에는 편안함을 받았다.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연대감과 위로겠지.
작가의 말처럼
빈틈 없는 일상에서 여백처럼 읽을 수 있는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또한 이 책의 묘미는
표지부터 내지 중간중간에 나오는
배민경 작가의 일러스트이다.
수묵화로 때론 강렬함을 뚝뚝 던져주는 그림도 있고
입꼬리를 올려주는 편안한 그림도 있었다.
글과 그림의 절묘한 어울림이 더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인생이 늘 진지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매사에 진지할수록 마음 속 짐은 점점 커진다.
웃을 일 없는 일상에 양념처럼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똥 쌀 때' 읽으면 더 좋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