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읽고 쓰다 - 독서인문교육을 말하다
이금희 외 지음 / 빨강머리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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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을 읽지 않는 현대인'이란 말도 이제 옛말이 되어 버렸다.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나마 최근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전 국민이 책을 기억하는 열풍이 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멀리 찾아볼 것도 없다. 우리집에도 책과 가깝지 않은 중학생, 초등학생이 있다. 아무리 말해도 스마트폰은 손에서 떠날 줄을 모르고, 책은 여전히 먼 그대이다. 그러니 부모로서도 아이의 독서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많다. 그런 궁금함을 해결해 줄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공부를 읽고 쓰다>(이금희, 김묘연, 최순나, 이인희, 박정미, 이상철, 임정미, 박미진, 이주양, 박홍진 / 빨강머리앤 / 2024).

독서인문교육 전문가인 10명의 저자가 학교에서 어떤 방식으로 독서교육을 하는지 자신만의 노하우를 생생하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 대부분이 대부분 초중고 선생님이고 사서, 장학사까지 아이들을 매일 마주하는 분들이다. 따라서 과거에 경험했던 교육이 아니라 지금 학교에서 하고 있는 독서교육과 글쓰기 교육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었다.


무슨 내용이든 괜찮아. 열 줄만 채워.

글쓰기를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다. 짧은 영상에 익숙하다보니 직접 무언가를 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아이들을 격려하며 '열 줄만 채우라'는 선생님의 교육방식은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기에 충분할 것이다.

글은 잘 쓰는 게 아니라 막 쓰는 것이다.

이 내용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보통 글을 쓴다고 하면, 초고를 쓰고나서 전문가를 비롯한 누군가가 빨간펜을 들고 맞춤법부터 윤문, 글의 구성까지 다 손봐줘야 완성된다고 하는 고정관념이 있다. 그래야 어디에도 내놓을 수 있는 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선생님들의 교육방식에 따르면, 잘 쓰려고 하기보다 막 쓰게 하고, 쓰고 난 걸 고치거나 바꾸지 않는 공통점이 있었다. 학생들이 쓴 날 것 그대로 두고, 퇴고도 본인 스스로 하게 하는 것. 이를 통해 글쓰기의 부담을 줄이고, 지속적으로 쓰게 하는 힘을 갖게 한다는 방식에 적극 동의한다.



글쓰기는 어른들도 어렵다. 글쓰기를 직업으로 삼고 있는 나 역시 매번 어렵다. 갈수록 더 어렵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 방식은 나에게도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글쓰는 시간이니까 노트를 펼쳐서 글을 쓰라는 것이 아니라 한참 놀다가 마지막 5분 동안 글을 쓰게 하고, 경험을 한 후 방금 그 경험에 관해 쓰게 하고, 쉬운 방식으로 편하게 쓰게 하는 등 아이들이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이끌어주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기억에 남았다.



쓰기 활동을 통해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진짜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잘 쓴 글은 단지 좋은 문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진짜 자기 삶이 살아있는 글입니다.

매일 글을 쓰면서도 왜 쓰는가, 앞으로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멈췄었는데, 이금희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한참 생각을 했다. 그저 필력이 좋은 글이 아니라, 진짜 자기 삶이 살아있는 글. 그런 글을 쓰기 위해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게 되었다.



<공부를 읽고 쓰다>에는 독서교육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선생님들의 교육관과 교육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자주 나온다.

'교육은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순나 선생님의 글을 보면서 진정한 교육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교육이란, 지식을 배우고 내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는 경험을 주는 것'이라니 내 생각이 많이 편협했음을 반성했다.



또한 임정미 선생님의 말씀도 기억에 남았다.

공부는 '실패가 주는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것. 살면서 얼마나 많은 물음표를 만나는가. 공부를 통해 물음표를 느낌표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더 나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공부의 본질일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독서교육 시킬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 있을 줄 알았더니, 이 책에는 공부와 교육이 왜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한 명쾌한 답도 많이 담겨 있었다.

흔히 졸업하고 나면 공부를 안해도 된다고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도 공부는 여전히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아이와 함께 어떻게 공부를 읽고 써야 할지, 나는 어떻게 읽고 써야 할지 밑그림을 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무척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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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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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올해 초. 가족과 일본여행을 갔을 때 다양한 비주얼과 맛의 라멘을 맛보았다. 그리고 느꼈던 건 역시 일본은 라멘의 나라였구나 싶었다. 초등학생 막둥이가 라멘 박물관에 가고 싶다고 했지만 폭설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라면 박물관까지 있다는 것도 놀라웠지만 이번에 책으로 나온 것도 무척 놀라웠다.



라면에 진심인 사람. <라면의 역사>(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는 한국에 라면을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라면 평론가 지영준 님이 쓴 책이다. 초등학교 교사로 5년간 재직했지만 라면 콘텐츠 창작을 위해 그만뒀다는 걸 보면 그가 라면에 얼마나 진심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라면의 역사>는 라면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그 기원부터 알려준다. 그냥 일본에서 만들었겠거니 생각했는데 일본 라멘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이 등장한다. 바로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만든 닛신식품의 안도 모모후쿠 회장이다. 그가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하기 위해 평생 얼마나 헌신했는지 상세히 알 수 있었다. 한 편의 자서전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의 노력과 끊임없는 도전이 없었더라면 인스턴트 라면이 오늘날처럼 이렇게 발전하진 못했을 것이다.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 '치킨라멘'과 세계 최초의 컵라면 '컵누들'을 개발한 안도는 '우주라면 개발'을 발표했다. 어디에서든 먹을 수 있는 라면을 개발하기 위해 진두지휘했던 그 시절, 안도의 나이가 91세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라면이 장수식품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라면을 선보인 삼양식품의 전중윤 회장과 농심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의 이야기도흥미로웠다. 전쟁으로 인해 먹을 게 없을 때 사람들을 위해 라면을 만든 삼양식품 회장의 이야기에 코끝이 찡했다. 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그동안 세상에 나온 다양한 라면이 소개되었다. 지금까지 사랑받은 것도 있지만, 반짝했다가 사라진 라면, 한때 인기가 많았던 라면, 특이한 재료를 쓴 라면 등 재미있는 라면 이야기가 이어졌다. 어렸을 때 TV광고로 보던 라면도 새삼 생각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나도 자주 먹는 왕뚜껑의 용도이다. 원형 플라스틱 뚜껑이 라면, 김치, 삼각김밥 등 여러 음식을 올려 먹을 수 있도록 3등분으로 나눠져 있다는 사실이다. 왕뚜껑을 그렇게 많이 먹었지만 뚜껑에 그런 의미가 있는 줄 처음 알았다. 생각해 보니 라면과 김치, 밥이 섞이지 않아서 무척 좋은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다.



<라면의 역사>는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라멘의 기원과 인스턴트 라면의 시작

2부 한국 라면 산업의 뿌리 삼양식품과 농심 이야기

3부 한국 라면 시장에 도전한 기업과 대표 라면 이야기

4부 전 세계 다양한 나라의 라면 이야기

5부 라면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명소

6부 국내 최대 라면 동호회 라면천국과 세계라면협회

7부 라면으로 꿈을 이룬 사람들

각 챕터별로 내용이 풍부했다. 그래서인지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전 세계 다양한 라면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중국과 일본, 그 외에 다른 나라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들이 소개될 때마다 꼭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7부 라면으로 꿈을 이룬 사람들' 이야기도 감동적이었다.

라면 하나를 위해 평생을 바쳤던 사람들의 성공 신화. 하나에 미치면 결국 성공하게 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는 순간이었다. 나도 한때 엄청 좋아했던 틈새라면 창업자의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다. 어려운 환경에서 누나와 분식집을 하다가 매운라면을 개발한 김복현 대표. 그 열정은 대단했지만 결국 이른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부분에선 가슴이 뭉클하기도 했다.



맨 뒤에는 라면 전문가인 저자가 카테고리별로 추천하는 라면이 쭉 소개된다. 이런 걸 기다렸다. 내가 먹어본 것도, 먹어볼까 말까 고민했던 것도 있었다. 저자의 추천을 믿고 한 번씩 도전을 해봐야겠다.

바쁜 사람에게, 지갑이 얇은 사람에게, 급하게 먹고 싶을 때 망설임 없이 꺼내들게 되는 라면. <라면의 역사> 이렇게 라면에 진심인 저자가 쓴 책이니 믿고 읽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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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역사 - 라면을 맛보며 문화를 즐긴다
지영준 지음 / 깊은나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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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진심인 전문가가 쓴 라면 이야기.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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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하루 5분 노션 활용법 - 포트폴리오 제작부터 노션 AI로 글쓰기까지! 14가지 템플릿으로 일과 삶 기록하기, 전면 개정판
이다슬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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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션. 협업을 하는 사람들에겐 필수 프로그램이지만 여전히 나에겐 아픈 손가락(?)이다.

새 프로그램을 배우고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이 없지만, 이직을 하면서 이전 회사에서 쓰지 않던 프로그램을 쓰다보니 한동안 새 프로그램을 익히는 데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직을 한 지 몇 년이 지난 지금, 피그마는 디자이너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해졌지만 협업툴인 노션과 슬랙은 여전히 어렵게 느껴진다. 정말 말 그대로 소통만 할 정도로 활용하고 있다.

제대로 배워보고자 도서관에서도 노션 관련한 책은 꾸준히 빌렸지만 다른 책을 우선 봐야지 싶은 마음에 그대로 반납하고 또 빌리고 한 시절만 해도 1년이 넘었다.

그러던 차에 <된다! 하루 5분 노션 활용법>(이다슬 지음 / 이지스퍼블리싱 / 2024)이 개정판이 나왔다고 해서 제대로 펼쳐보게 되었다.(이번에는 꼭 마스타(?)하리라는 굳은 결심으로)

주변에 노션을 어떻게 공부하냐로 물어보면 "그냥 쉬워. 기본적인 것만 해도 돼."라고 하지만 그 기본을 전혀 모르겠단 말이다. 프로그램을 열면 백지 공포증이 느껴질 만큼 아무것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책은 노션을 나처럼 노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주 천천히, 그리고 친절하게 프로그램을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노션으로 할 수 있는 게 생각보다 많았다. 그리고 다른 프로그램과 연계도 잘 되고.



특히 노션이 다른 도구와 다른 점 중 눈에 띄는 것이 개인용과 업무용을 하나의 계정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개인과 업무용을 구분하여 할 때마다 로그인을 새로 해야 하거나 데이터를 따로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노션을 그 경계를 허물었다.(고 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 책을 펼쳤다. 프로그램부터 열고 노션에 대한 기본적인 명령어, 기본 툴, 숨어 있는 기능 등을 하나씩 누르면서 기능을 익히기 시작했다. 특별히 더 좋았던 건 '질문 있어요!' 코너다. 하다보면 궁금한 점이 생기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궁금한 지점에 딱 원하는 답을 알려주고 있더라.(싱기방기~)





일반적으로 노션으로 일정 관리나 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덕질도 가능하고, 독서나 영화 감상 기록을 남길 수 있다고도 했다. 독서 기록에 진심인 만큼 나도 노션으로 독후감을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전에 노션으로 만든 카피라이터의 포트폴리오를 본 적이 있다. 간단한 스킬과 콘텐츠 구성을 달리했을 뿐인데 지금까지도 강렬한 인상이 남아있는 걸 보면 채용담당자에게도 분명 뚜렷한 인상을 남길 수 있겠다.

자신이 만든 일을 어딘가에 차곡차곡 모아서 한번에 보여줄 공간이 있다는 건 분명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다. 그것이 꼭 이직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이 책을 읽게 된 건 행운이다. 내 커리어를 잘 보여줄 수 있는 포트폴리오에도 욕심을 한번 내보려 한다.




마지막으로 노션 AI도 흥미로웠다. 요즘 AI 공부를 하고 있는데 노션으로도 편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다니 열심히 해보아야겠다.

<된다! 하루 5분 노션 활용법> 덕분에 노션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틈틈이 찾아보고 궁금한 부분은 또 찾아보면서 매일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조만간 노션으로 만든 포트폴리오를 만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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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걸 은그루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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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나를 빛나게 해주는 신비한 비법이 있다면?

존재감이 없는 평범한 은그루를 샤이닝 걸로 거듭나게 한 특별한 돌맹이. 이 중요한 단서로부터 사건이 시작되고 갈등을 하게 된다.

<샤이닝 걸 은그루>(황지영 글,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는 춤으로 장기자랑 대회에 나가는 울퉁불퉁 팀의 울퉁불퉁한 이야기를 다룬 성장동화이다. 평소에 인기도 많고 춤도 잘 추는 시하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지만 춤을 잘 추고 싶은 그루와의 팽팽한 대결. 승자를 맞히는 동화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는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말하고 나서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루의 마음도 그랬다.

그루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주먹 안에서부터 힘이 차올라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머리속을 헤매는 많은 생각들을 입 밖으로 꺼내고 나면 비로소 선명해지는 경험.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루 역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지만 그걸 말로 하고나서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춤. 요즘 아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오죽하면 우리 막둥이도 틈만 나면 영상을 틀어놓고 춤을 분석하고 따라하는 것에 집중할까. 엊그제는 심지어 댄스학원에 보내달라는 선전포고까지 했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은 춤에 관심이 많고, 학급에서도 춤을 잘 추는 아이들이 주목을 받는다. 원래 잘하는 시하와 열심히 노력하는 그루와 라희, 세완, 아연. 온 마음으로 울퉁불퉁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어느날 그루 앞에 나타난 검은 돌맹이 하나.



"우와!"

검어도 너무 검었다. 살면서 이런 검은색은 처음 봤다.

돌은 오백원 동전 정도 크기였다. 만져 보면 울퉁불퉁한 느낌이 나는데, 눈으로 봤을 때는 너무 검어서인지 입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손바닥에 검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였다.

평소에 그루가 잘 돌봐주었던 은혜를 갚으려 한 걸까. 길냥이인 짝짝이가 있던 자리에 있던 검은 돌맹이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독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후에 그루는 유명인이 되고, 어딜 가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하지만, 블랙홀의 존재 덕분에 갓생을 사는 그루에게 늘 꽃길만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



일주일 남은 장기자랑이 이 동화의 주된 소재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예상밖으로 흘러갔고, 반전이 있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다른 동화책에 비해 책 두께가 좀 있는 편인데도 술술 읽혔다.

블랙홀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다가 또 화해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블랙홀을 가졌을 인생의 리즈시절엔 자존감이 하늘 높이 솟구치다가 블랙홀이 없는 대다수의 시절엔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게 되는. 전성기를 겪은 후 다시 내려왔을 때 그 공허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고하는 부분을 읽을 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지영 작가의 단편동화를 모은 <감추고 싶은 폴더>도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샤이닝 걸 은그루>도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었고, 어른인 나에게도 깨달음을 주었다.

나에게 블랙홀이 있다면 난 어떤 순간에 블랙홀을 사용할까. 설마 이미 지나간 건 아니겠지.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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