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 걸 은그루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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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나를 빛나게 해주는 신비한 비법이 있다면?

존재감이 없는 평범한 은그루를 샤이닝 걸로 거듭나게 한 특별한 돌맹이. 이 중요한 단서로부터 사건이 시작되고 갈등을 하게 된다.

<샤이닝 걸 은그루>(황지영 글,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는 춤으로 장기자랑 대회에 나가는 울퉁불퉁 팀의 울퉁불퉁한 이야기를 다룬 성장동화이다. 평소에 인기도 많고 춤도 잘 추는 시하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지만 춤을 잘 추고 싶은 그루와의 팽팽한 대결. 승자를 맞히는 동화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는 더 큰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


말하고 나서 선명해지는 것들이 있다. 그루의 마음도 그랬다.

그루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주먹 안에서부터 힘이 차올라 온몸으로 퍼져 나가는 것 같았다.

머리속을 헤매는 많은 생각들을 입 밖으로 꺼내고 나면 비로소 선명해지는 경험.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루 역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을 했지만 그걸 말로 하고나서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춤. 요즘 아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이다. 오죽하면 우리 막둥이도 틈만 나면 영상을 틀어놓고 춤을 분석하고 따라하는 것에 집중할까. 엊그제는 심지어 댄스학원에 보내달라는 선전포고까지 했다. 그만큼 요즘 아이들은 춤에 관심이 많고, 학급에서도 춤을 잘 추는 아이들이 주목을 받는다. 원래 잘하는 시하와 열심히 노력하는 그루와 라희, 세완, 아연. 온 마음으로 울퉁불퉁 팀을 응원하고 있었다.

어느날 그루 앞에 나타난 검은 돌맹이 하나.



"우와!"

검어도 너무 검었다. 살면서 이런 검은색은 처음 봤다.

돌은 오백원 동전 정도 크기였다. 만져 보면 울퉁불퉁한 느낌이 나는데, 눈으로 봤을 때는 너무 검어서인지 입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손바닥에 검은 구멍이 뚫린 것처럼 보였다.

평소에 그루가 잘 돌봐주었던 은혜를 갚으려 한 걸까. 길냥이인 짝짝이가 있던 자리에 있던 검은 돌맹이가 이렇게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독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후에 그루는 유명인이 되고, 어딜 가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하지만, 블랙홀의 존재 덕분에 갓생을 사는 그루에게 늘 꽃길만 준비된 것은 아니었다.



일주일 남은 장기자랑이 이 동화의 주된 소재가 될 거라 생각했는데, 이야기는 예상밖으로 흘러갔고, 반전이 있었다. 그래서 더 재미있었다. 다른 동화책에 비해 책 두께가 좀 있는 편인데도 술술 읽혔다.

블랙홀을 갖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다가 또 화해하고 화합하는 과정을 보면서 우리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블랙홀을 가졌을 인생의 리즈시절엔 자존감이 하늘 높이 솟구치다가 블랙홀이 없는 대다수의 시절엔 지극히 평범하게 살아가게 되는. 전성기를 겪은 후 다시 내려왔을 때 그 공허함이 얼마나 무서운지 경고하는 부분을 읽을 땐 정신이 번쩍 들었다.

황지영 작가의 단편동화를 모은 <감추고 싶은 폴더>도 무척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샤이닝 걸 은그루>도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기대를 충분히 채워주었고, 어른인 나에게도 깨달음을 주었다.

나에게 블랙홀이 있다면 난 어떤 순간에 블랙홀을 사용할까. 설마 이미 지나간 건 아니겠지.

재미있는 상상을 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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