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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적인 프리랜서 괜찮을까요?
톰 올브라이턴 지음, 박정은 옮김 / 디이니셔티브 / 2023년 4월
평점 :
프리랜서, 카피라이터.
두 단어만 듣고도 가슴이 뛰었다.
'나랑 같은 고민을 했을지도 몰라. 그리고 현명한 해결책을 찾았을지 몰라.'
프리랜서로의 삶은 요즘 내 고민의 중심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첫 장을 열어보고 싶었다.
<내성적인 프리랜서 괜찮을까요?>(톰 올브라이턴 지음. 박정은 옮김 / 디 이니셔티브 / 2023).
내성적인 카피라이터가 직장을 그만두고 15년 넘게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직접 깨달은 노하우를 공유해 주는 책이다. 그동안 나는 '외향적'이라 생각해왔기에 저자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온 몇 번의 내향성 테스트를 해봤을 때 나는 i 중의 i였다. 작년에 이직을 하면서 e에서 i로 바뀌었는데 그것 역시 환경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프리랜서를 하거나 사업을 하려면 무조건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사람이 성공한다고 한다. 자신의 일을 얻기 위해 사방팔방 뛰어다녀도 모자를 판이니 내성적인 사람과는 거리가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어느 정도 맞지만 그렇다고 100% 맞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저자를 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굳이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으로 바꾸지 않더라도 프리랜서로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저자가 직접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 내성적인 사람이 프로카피라이터클럽을 만들기까지 했으니, 일과 성격은 별개의 문제라고 보여지기도 한다.
우선, 조직은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간단하고 분명한 사실을 떠올리자. 길거리에서 혼자 일할 것이 아니라면, 또는 자기 사무실이 따로 있을 만큼 운이 좋지 않다면, 우리는 근무시간 대부분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보내야 한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것에 더해 우리는 직장 생활을 필요 이상으로 사고적인 장으로 만드는 여러 트렌드에 둘러싸여 살고 있다.
다른 직업군에 비해 카피라이터란 직업은 어느 정도의 경력이 쌓이면 프리랜서로 또는 개인사업으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다. 나 역시 저자처럼 회사 생활을 해오면서 중간중간 프리랜서로서의 생활도 경험을 해왔다. 그리고 다시 그 생활을 꿈꾸고 있다.
조직 생활은 안정감을 준다. 어디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과 팀워크를 통해 혼자서 할 수 없는 성과를 올릴 수도 있고, 생각만 했던 것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복지와 그 외에 다양한 혜택들은 조직에 머무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그만큼 답답함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후자의 비중이 더 크다면 분명 프리랜서로 활동을 할 때가 된 것이라 보여진다.
해야 하는 것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라.
이것은 프리랜서의 장점이다. 회사 업무처럼 '단 한 가지' 일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연관 있는 업무들을 줄줄이 하거나, 아예 별개의 업무를 해내면서 각 업무가 주는 서로 다른 성과를 다양하게 이뤄내는 것도 프리랜서의 특권이다. 무엇보다 자기의 생활패턴에 맞게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겠지만. 하지만 프리랜서의 삶이 핑크빛으로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또 프리랜서가 된다는 것은 작은 사업체가 된다는 의미임을 기억하라.
소득에서 장비, 보험, 회계 지원, 그리고 어쩌면 부동산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병가나 휴일에 대해서는 보수를 받지 못한다.
따라서 소득이 사실 월급이라기보다 매출액이다.
프리랜서에게 월급에 가장 가까운 개념은 이익이다.
이것은 모든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금액이다.
사업하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 바로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직원들의 월급날은 어찌 그리 빨리 다가오는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프리랜서의 삶도 마찬가지다. 작은 사업체가 된다는 의미에 100% 동의한다.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어디든 일터가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또 많은 프리랜서들이 고정된 공간을 필요로 하며, 보험과 회계 등등의 부가적인 업무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 몸을 담고 있을 땐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을, 혼자 모든 걸 다 해야 하는 프리랜서는 이 부분까지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이 책에는 프리랜서가 갖춰야 할 태도를 디테일하게 제시해주고, 더 나아가 어떤 것에 유의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특히 프리랜서라고 해서 모든 일을 떠안을 필요는 없으며, 때론 거절을 하는 용기도 내야 함을 일러준다. 또한 진상 고객을 만났을 때의 대처법, 가격을 책정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등등 15년의 프리랜서 생활에서 우러나온 자신만의 노하우를 기꺼이 공유해준다.
보통 주변에 프리랜서가 있더라도 이 부분은 자신의 가치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쉽게 공개하는 걸 꺼려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프리랜서의 생활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것이라 생각한다.
갈팡질팡하던 내 고민.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방향성이 잡혔다. 내성적인 프리랜서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불어넣어주었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머지않아 프리랜서로서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면, 아마 이 책이 큰 영향을 주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