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의 사기 - 우석훈의 국가발 사기 감시 프로젝트
우석훈 지음 / 김영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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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보는 순간 '오잉? 설마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국가의 사기>라니. 아닐 거야. '사기를 드높이다' 할 때 그 '사기'겠지.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처음에 보자마자 들었던 그 '사기'가 맞았다. '사기꾼'의 그 사기.

어떻게 국가가 사기를 칠 수 있겠는가. 그것도 국민을 상대로. 하지만 그랬었다. 지난 9년간의 정권은 말할 것도 없고 예전부터 국민이 모르는 국가의 사기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쓴 우석훈 박사는 <88만원 세대>로 잘 알려진 경제학자이다. 전작을 나도 인상깊게 본 터라 이 책도 기대가 컸다. 그리고 기대보다 더 좋았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우리는 몰랐지만 눈에 보이지 않게 국가가 국민에게 '수'를 쓰는 경우도 많고, 아는 사람만 아는 이야기도 적나라하게 들을 수 있었다. 저자의 전공 분야인 경제는 물론 정치, 문화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이야기에 책을 손에서 뗄 수 없었다. 심지어 밥을 짓는 동안에도 이 책을 보고 있으니 남편이 어떤 내용인지 관심을 갖더라.(평소에는 별 관심이 없더니만)

제목이 내포하듯이 전반적인 내용은 사회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터라 다소 냉소적이라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저자의 말처럼 국가가 이렇게 국민에게 사기를 쳤다면 모두들 화가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들부들 주먹을 불끈 쥐고 당장이라도 광화문에 뛰쳐나가야 할 지경이다.

내가 잘 아는(?) 광고분야에 대한 냉철한 시선에 뜨끔하면서도 공감했다. 그리고 올해 주식을 시작하면서 경제학자가 바라보는 주식에 대한 관점이 특히 와닿았다.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내용이지만, 이젠 그 한 줄이 소중하더라. 그리고 우리나라에 다단계 시장이 그렇게 크다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보면서 내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폭 넓은 지식과 통찰로 상식이 커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이런 책을 아주 좋아한다. 주제별로 깊고 넓은 이야기를 하는 저자의 목소리에, 다음 책도 벌써 기대된다.

 

 
국가가 조직적으로 사기를 치기 시작하면,
그것은 관행이 되고, 한번 그렇게 자리 잡은 것은
고치거나 개선하기가 아주 어려워진다.
잘못된 제도라도 늘 이익 보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
이익을 보는 소수는 잘 단결하고, 이익을 보지 않는 다수는
단결할 이유가 없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제도가 생각보다 오래간다.
조선시대에 시행했던 과거제의 병폐, 결국 나라가 망하고야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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