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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살이의 기술 - 일잘과 일못을 가르는 한 끗 차이
로스 맥커먼 지음, 김현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짧고 굵게 잘하느냐, 가늘고 길게 버티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누구에게나 직장생활은 늘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든다. 그리고 가늘더라도 길게 버티는 사람이 끝까지 남더라.(나는 짧굵파였다) 이왕이면 잘하면서 길게 가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 <직장살이의 기술>은 직장에서 일잘+장수 직딩으로 살아남기 위한 노하우를 보여준다.
작은 기내 잡지 편집장이던 한 남자. 우연히 기내에서 그 잡지를 본 사람이 이 남자를 스카우트하는데 그 잡지가 바로 <에스콰이어>. 본인도 믿어지지 않을 만큼 갑작스런 출세에 놀란 그 남자가 어떻게 10년 이상 그 곳에서 살아남고 있는지 알려주는 분투기이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견디게 해주는 기술.
책은 자신의 이야기에서 출발한다. 학벌도, 직장도 특출나지 않았는데, 왜 왜 왜 세계적인 잡지 <에스콰이어>에서 나를 부른단 말인가. 너무 놀란 나머지 자켓을 입지 않고 면접에 가는 만행(?)을 저질렀지만 그는 기분 좋게 면접을 통과하고 이내 빡빡한 잡지사 생활을 이어간다.
입사 첫날, 파티에서 누군가 그에게 어떤 감독에 대해 어떤 생각이냐고 물었을 때 (잘 모르는 사람이었음에도) 아는 척했다가 망신살이 뻗친 이야기를 보고 무척 공감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했으리라. 모르면 모른다고 말을 했어야 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나도 똑같은 상황에 직면하면, 이제는 모른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때에는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지.
'디테일이 일의 완성도를 결정한다!' 뒷표지에 써있는 헤드라인처럼, 이 책은 직장생활을 하며 놓치기 쉬운 디테일에 주목한다. 이메일을 어떻게 쓰는가 부터, 처음 만난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악수하는 법, 엘리베이터에선 어떤 대화를 해야 하는지...
특히 이메일은 용건만 간단히 하라는 말에 뜨끔하면서도 이내 고개를 끄덕거렸다. 용건만 보내기 뻘쭘해서 있는 소재 없는 소재 끌어모아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곤 하던 지난 나의 직장 생활을 반성했다.
저자인 로스 맥커먼이란 에디터는 참 재치와 위트가 넘치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중간중간에 심리테스트, 체크리스트 등이 나오는데 이 지문들도 엄청 웃겨서 빵 터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게 다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겠지. 이래서 에디터가 쓴 글을 좋아한다.
직장살이에서 살아남으려면, 결국 '디테일'이라는 것. 그 디테일의 기술을 보여주는 게 <직장살이의 기술>이다. 글도 잘 쓰고, 공감대도 잘 잡아서 끝까지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