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홀했던 것들 -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
흔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엔 시끄러운 책이 많다. 문장마다 힘을 주어 마치 손에 힘을 주고 꾹꾹 눌러 쓴 것처럼 꽉 채워진 글 말이다. 그런데 글이 꼭 시끄러울 필요는 없다. 문장마다 힘이 넘칠 필요도 없다. 오히려 그런 책은 보는 내내 피곤해서 완독을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인지 <내가 소홀했던 것들>처럼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에세이와 시가 눈에 띈다.

<내가 소홀했던 것들>은 인스타그램 스타인 흔글 작가의 시와 에세이를 모은 책이다.(흔글, 조성용 작가, 알에이치코리아, 2017) 멋부릴 필요도 없고, 부담을 느낄 필요도 없다. 진지하고 진중한 삶의 태도가 글에서 묻어나는 느낌이다.

흔글 작가는 내가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팔로윙하게 된 스타작가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의 글은 '흔글'이라는 필명처럼 흔히 볼 수 있는 소재와 글이지만, 평소 많은 사람들이 잊고 지내는 순간에 대해 편하게 써내려간 책이다. 이를 테면 이런 글.

 

 
인생 별거 없지.
이런 일이 있었고 저런 일이 있었고
털어놓을 사람만 옆에 있다면.
마음을 쓸어주는 사람만 있다면.

- 흔글(조성용) '옆에 있는 사람'

별거 아닌데 생각을 머무르게 하는 글이다. 그리고 옆지기를 떠올리고, 고마워하게 된다. 이런 게 위로 아니겠는가. 그러고보니 부제가 '완전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완전한 위로'이다. 제목도 부제도, 내가 잊고 있었던 것을 떠올리게 해주니 그것도 잔잔한 기쁨이다.

제가 사라져도 그들 각각의 마음에
제가 나눠져 기억될 수 있도록 말이에요.

슬프지만 충분히 공감가는 문장이다. 가깝고 먼 곳에서 여러 죽음을 보았기에 작가는 자신만의 철학을 세운 것이다. 내가 사라져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각각의 마음에 내가 나눠져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위로는 거창하지 않다. 위로랍시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며, 영혼 없이 말하는 것에 많이 지쳤다. 그럴 때 한번씩 펴보면 좋을 책이다. <내가 소홀했던 것들>. 제목처럼, 바쁘게 살면서 내가 소홀했던 것들을 돌아보고 그것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을 종종 가져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