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팅을 할 때, 네이밍을 할 때 꼭 알야아 하는 게 순우리말이다. 물론 제품과 서비스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급적이면 한글, 그것도 쉬운 한글로 쓰고자 한다. 영어 브랜드가 난무한 세상에서 참 힘든 작업이지만 말이다. 그런데 인터넷에 '순우리말'이라고 돌아다니는 상당수가 순우리말이 아니거나 뜻이 틀리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는 걸 들었다. 그렇다고 국어사전을 끼고 살 수는 없으니, 예쁜 우리말을 아는 것에 한계가 있다.그러던 차에 반갑게도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저자인 이승훈 님은 수필가로서 이 책을 출간한 해드림출판사의 대표이기도 하다. 국어사전에 숨어 있는 예쁜 낱말을 모은 우리말 사전이라고 볼 수 있다.책을 보는 내내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예쁜 우리말이 참 많았고, 이게 표준어일까 싶은 단어들도 꽤 많았다.
예를 들면 '끌끌하다'는 어쩐지 '꿀꿀하다'의 뜻일 것 같은데, '마음이 맑고 바르고 깨끗하다'란 뜻이란다. 끌로 파서 깨끗하다는 뜻인가. '에너르다'라는 말도 생소하지만 예쁘다.
빵 터진 단어들도 있다. 배냇불행. 배냇저고리의 '배냇'이랑 같은 뜻인가보다. 그리고 쥐코밥상이라니...하하하. 말만 들어도 상상이 가는 단촐한 밥상이다. '쥐악상추'는 잎이 덜 자란 상추란다. '쥐'가 들어간 만큼 작고 보잘 것 업는 것을 말할 때 쓰는구나 싶다.
'사위스럽다=마음에 불길한 느낌이 들고 꺼림칙하다'는 뜻이란다. 사위가 불길하다니? 물론 그 사위는 아니게지만...우리말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다. '머절싸하다'는 어쩐지 멍청하고 어리석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외에도 다양한 우리말이 풀이되어 있어 참 좋았다. 카피를 쓰거나, 동화를 쓸 때, 그리고 네이밍을 할 때 곁에 두고 꼭 한번씩 펼쳐보는 우리말 사전이 될 듯하다. 알고 보면 예쁜 우리말이 참 많구나 생각이 들었다. 자주자주 열어보고 많이 익혀야지.맨 마지막으로, 재미있는 의태어를 기록해본다. 발롱발롱, 발씬발씬...우리말은 참 매력적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