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직업으로, 이제는 창업의 시대

직업의 종말 - 불확실성의 시대, 일의 미래를 준비하라
테일러 피어슨 지음, 방영호 옮김 / 부키 / 2017년 9월

제목이 예사롭지 않다. 직장의 시대가 끝나고, 직업의 시대라더니, 그 직업의 종말이 온단다. 나를 나타내는 또 다른 호칭, 직업. 이제 직업의 종말이 오고 무엇이 오는지 궁금했다. 요즘처럼 제2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맞는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저자인 테일러 피어슨은 사업가이자 강연자, 비즈니스 컨설턴트로 전 세계 지역에서 수많은 사업가들을 만나며 그들의 삶과 경험을 함께한 결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직업 대신 앙트레프레너십을 구현하라는 게 포인트다.                                                                  

앙트레프레너십(entrepreneurship)이란 '창업가정신'이란 뜻으로, 앙트레프레너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을 뜻한다. 저자가 보는 '직업의 종말'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일자리 자체가 부족해지고 있다.
- 학위의 가치가 낮아지고 있다.
- 직업적 미래가 사라지고 있다.
- 안전해 보이는 것이 가장 위험한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직업'이 평생 직함이 될 수 없기에, 창업가 정신을 갖고 매사에 임하라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비즈니스의 한계가 사라지고 일의 미래도 바뀌고 있다. 저자는 이 시대가 '평범의 왕국'에서 '극단의 왕국'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평범하지만 평균치만 하면 평생 직장을 다니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걷는 코스대로 걷다보면 아무 걱정 없이 지내다가 '추수감사절 칠면조'로 생을 마감하게 될 것이라는 것.  섬뜻한 이야기이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에 다닌다고 해서 그가 평생 거기에서 기거할 수 있을까. 남들 눈에는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정작 본인은 하루하루 불안한 마음으로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적과 성과에 대한 부담과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함, 미래에 대한 막연함. 오늘을 살고 있는 누구나 공감하는 바이다. 그럴수록 창업가 정신을 갖고 도전하고 경험하라고 조언한다.

통신이 발달하고, 비즈니스 모델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창업을 꿈꾸고 실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내가 지난달 수강했던 '스타트업스쿨' 과도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창업을 하는 데 나이와 학력은 그리 중요하지 않더라. 오히려 가방끈이 길수록 그것이 내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결국, 멀리 보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지금 당장 눈 앞의 이익을 좇아 온실 속의 꽃에 머무르지 말고, 점점 익어가는 개구리가 되지 말고, 온실과 냄비에서 뛰어나와서 큰 세상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 '평생 직장'은 없다고 말해왔지만, 이제는 '평생 직업'이 사라진다. 창업이 위험하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평생 칠면조로 살다가 추수감사절에 훅 갈 수는 없는 인생 아닌가. <직업의 종말>은 나의 인생 제2막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