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금난새 -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금난새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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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피아노를 오래 배웠고, 사춘기 시절 음악을 끼고 살며, 고3때 음악선생님이 작곡과를 권유할 정도로(잘난척 아님. 지금은 막손) 음악과 가까웠던 나는 장르를 불문하고 좋은 음악이라면 미친 듯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는 순간 어서 빨리 읽어보고 싶었다.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CEO 금난새. 금난새 지휘자라면 방송이나 무대에서도 자주 만나서 대한민국 남녀노소에게 무척 친근한 지휘자이다. 아마도 대한민국 지휘자 중 가장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를 한번에 갖고 있는 대세(?) 지휘자임에 분명하다. 그런 그가 'CEO 금난새'라는 이름으로 직접 책을 썼다.

책은 음악과 경영을 접목하여 음악 가운데 경영의 인사이트를 찾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생 음악에 빠져 있는 지휘자 금난새의 명함에는 '지휘자 금난새'가 아닌 'CEO 금난새'라고 적혀 있단다. 자신이 지휘자인 건 세상 누구나 다 알고 있고, 오히려 오케스트라와 단원, 그리고 음악을 이끌어가는 CEO로서의 면모가 강하기 때문이란다. 듣고 보니 역시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클래식을 대중화하기 위해 우리 곁에 다가가는 연주회를 선보이고, 해설을 넣고,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고, 무대를 꾸미고, 레파토리를 달리 하는...그는 한 마디로 벤처 정신으로 무장한 용감한 지휘자이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클래식 음악계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권위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는데...그러한 불모지에 지휘자 금난새는 '새로움', '벤처', '변화', '동등', '균형' 등등을 연상하는 행보로 업계에서는 돈키호테로 불리었다. 요즘엔 클래식계의 '스티브 잡스'란다. 과연, 잘 어울린다. 멋지다.

실패라고는 경험해보지 않은 듯한 귀공자 스타일의 금난새 지휘자도 중학교/고등학교/대학교까지 내리 입시 실패를 경험하며, 그만큼 마음이 더 단단해졌단다. 그리고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자신은 없다고도 말한다. 경영도 마찬가지이다. 실패를 경험하지 않고는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는 법.
그 실패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다음 단계의 방향이 정해진다.

안정적이고 평생 직업으로 가질 수 있었던 KBS 교향악단 지휘자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고, 망해가던 오케스트라를 맡아 크게 키우고, 새로운 오케스트라를 만들고, 특별한 아이디어를 담은 공연을 펼치고...지휘자 금난새와 CEO 금난새가 동시에 보이는 순간이었다. 과감하게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침내 성공하는...뻔한 스토리일 수 있으나, 저자 자신의 생생한 이야기가 가득해서 그 어느 자서전보다도 공감되고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평소에 부드러운 표정과 기품 있는 태도, 그리고 (본인의 표현에 따르면) 약간 어눌해보이는 말투까지 더해 사람들이 친근하게 만드는 것도 자신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위한 노력이었다. 대단하다고밖엔...

내가 나이가 들면서 닮아가는 모습이다. 주변에 윗사람들을 보면 인상이 온화하고 너그러운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찌들고 불만이 많을 것 같은 인상의 사람들이 있다. 그 표정과 인상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곱게 나이들고 싶다. 여유와 부드러움이 넘치는 가운데, 결정할 시기엔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결단력을 함께 키우고 싶다.

책 맨 뒤에 클래식 CD가 있다. 정말 들어보고 싶은데, 이사하면서 CD플레이어를 다 정리하고, 요즘 노트북엔 ODD도 없어서 이걸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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