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무기다 - 일본 최고의 카피라이터가 알려주는 완벽한 말하기의 기술
우메다 사토시 지음, 유나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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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 글이 편하다. 말보다 글이 수월하다. 글을 쓰라면 쓰겠는데, 갑자기 말을 하라면 당황하기도 한다. 물론 '짬에서 나오는' 말이 있긴 하다. 하지만 긴 시간 말을 하다보면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난 누군가, 여긴 또 어딘가, 멘붕에 빠지는 순간이 오곤 했다.

그래서 배우고 싶었다. 글 대신 말을. 분명 말을 잘 하는 노하우를 알려줄 것이란 기대가 컸다. 일본 최고 광고회사인 덴츠의 카피라이터가 전하는 말 잘하는 방법을 담은 <말이 무기다>.

카피라이터답게 문장이 명쾌했다. 짧게, 강하게. 저자인 우메다 사토시는 말을 잘하려면 '생각을 키우라'고 제안한다. 그러고 보니 머릿속에 있는 게 입으로 나오는 것이니 생각의 크기가 작다면 입으로 나오는 말의 스케일도 작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말의 스킬을 키우기 전에 우선 머릿속을 채우라는 것이다. 200% 동의한다.

그리고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남김없이 싹싹 긁어서 말하라는 것이다. 생각은 많은데 정리가 되지 않아서 생각을 모두 꺼내지 못하고 마는 경우가 있다. 나중에 이불킥을 하며 왜 그 말을 못했지 자책하기도 했다. 그건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이 엉켜있어서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A4 용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권하고 있다. 광고회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1장 1줄' 전략이다. 가로로는 생각의 방향을 넓히고, 세로로는 생각의 깊이를 정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 장씩 키워드를 정리해가다 보면 효율적인 순서를 찾을 수 있고, 이에 따른 생각의 논리도 발견할 수 있다. 종이가 여의치 않다면 포스트잇에 적어 노트에 쭉쭉 붙여나가는 것도 권한다.

그리고 말맛을 살리기 위한 여러 가지 노하우를 알려준다. 비유, 반복, 대구, 단정, 돈호, 과장 등 카피라이팅 작성 기법과도 일맥상통하는 스킬이다. 지루하지 않고, 평범하지 않고, 귀를 쫑긋 세우는 방법이다. 유용한 법칙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드는 생각은, 말과 글이 다른 게 아니라는 것이다. 말은 말, 글은 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머릿속 생각이 입으로 나오면 말이고, 손끝으로 나오면 글인 셈이다. 그리고 그 둘은 다르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생각의 폭을 키우고, 소스를 많이 입력해두면, 언제든 원하는 말과 글이 '언사일치'가 되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

 

요즘은 이른바 '대박', '쩐다' 같이 여러 감정을
한마디로 쉽게 전할 수 있는 단어도 흔히 쓰인다.
이런 말은 편리한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남발하면
섬세한 사고가 둔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말을 쓰는 사람들에게 무슨 뜻으로
쓴 것인지 물어보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로는 자기가 느끼는 감정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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