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이미 본 장면
김동식 지음 / 요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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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갑작스레 떠나게 된 당일 바다 여행.

이 여정에 함께할 한 권의 책을 챙겼다.

조건은 단 하나.

여행 내내 내 마음을 흔들어 줄 말랑말랑한 책이어야 했다.

얼마 전 출간된 김동식 작가의 <고백은 이미 본 장면>(김동식 지음 / 요다 / 2026).

로맨스 초단편선이란 표제를 보고 '여행엔 이 책이다!' 싶었다.

이동하면서 짧게 짧게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함께 '로맨스'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요즘 무미건조한 워킹맘 일상에 뭔가 말랑한 이야기가 필요했다.



우리가 자주 가던 양양 정암해변에 자리를 펴고 앉아 책을 꺼내들었다.

파도 소리와 기분 좋은 햇살은 책을 베개 삼아 낮잠을 자라고 유혹하고 있었다.

그 유혹을 이겨내고 <고백은 이미 본 장면> 첫 장을 넘겼다.

그런데 첫 장부터 눈을 뗄 수 없었다. 너무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줄지어 있었기 때문이다.

23편의 로맨스 초단편에 등장하는, 23명의 김남우와 23명의 홍혜화.

이들의 이야기가 어찌나 즐거운지 그 자리에 앉아서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나중에 찾아보니 김동식 작가의 책에는 늘 김남우와 홍혜화가 등장한다고 한다.

(김남우는 김 남자배우에서 온 이름이고, 홍혜화는 혜화역을 지나다가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이 설정도 신선했다.




한 편 한 편 짧은 로맨스 소설을 읽어가면서 어쩜 이런 상상을 했을까 경이로웠다.

생각도 못한 반전 스토리 전개가 나올 때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튀어나왔다.

단편을 읽다보면 유독 지루하거나 건너뛰는 소설이 있기 마련인데

<고백은 이미 본 장면>엔 그런 소설이 한 편도 없었다.

초단편인데 장편을 읽는 것처럼 한 편씩 차근차근 읽어내려갔다.


이 책의 표제작인 '고백은 이미 본 장면'은 설정부터가 재미있다.

고백이 모두 하루 전 꿈에서 본 장면들이라는 것.

과연 김남우와 홍혜화의 사랑은 이루어질지 내내 궁금해하면서 읽었다.

허무맹랑한 상상이 아니라 '충분히 그럴 수 있지'라는 공감이 불러오는 감동은 꽤 크기가 컸다.



개인적으론 '아내 덕질, 아내 TV'도 재미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내가 먼저 떠났을 때

그 다음에 우린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서 다시 만날까.

이승에 살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CCTV처럼 보고 있는 김남우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한켠이 뭉클했다. 그런데 마지막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녀는 이상합니다'도 이상하게 재미있었다.

작가의 상상력이 너무 능청스러워서 이야기에 금방 몰입되었다.

이상한 그녀는 결국 잘생긴 남자를 선택했는데, 그게 누구인지 밝혀졌을 땐 무릎을 탁 쳤다.

이래서 다들 김동식 작가를 좋아하는구나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군더더기 없이, 불필요한 묘사 없이 직관적으로 훅 다가온 23편의 초단편 로맨스.



이 책 덕분에 뜬금포 여행이 더 즐거웠다.

무미건조한 내 일상에 핑크빛 로맨스 한 줌, 위트 한 줌을 고이 뿌려준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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