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울의 식탁과 달걀 프라이 - 음식으로 만나는 지브리 세계
무비키친 지음 / 들녘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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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떠올리면 함께 떠오르는 게 음식이다.

특히 숏폼에서 자주 등장하는 '하울 정식'은 영상이 눈 호강만 시켜주는 게 아님을 깨닫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평범한 달걀 프라이와 베이컨 두 장이 왜 그렇게 맛있어 보이는지. 시각과 후각, 미각을 자극하는 공감각적(?) 효과라고 볼 수 있다.

음식으로 만나는 지브리 세계.

<하울의 식탁과 달걀 프라이>는 제목만큼 맛있고 재미있는 책이다.(무비키친 글/그림, 들녘)

보통 영화나 애니메이션 하면 '음악'을 떠올리는데 이 책은 '영화음식' 이야기를 다룬다.

무비키친 작가는 아이 둘 엄마다. 어떤 것이라도 좋으니 일을 하자는 포부를 안고 유튜브를 시작했고,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애니메이션으로 만나는 음식이란 테마를 만나게 된다.

이 책은 참 신기하다. 애니메이션을 본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 기억이 흐릿한데, 작가의 글과 그림을 보면 그때 그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 거다. 그리고 어김없이 등장하는 지브리풍의 OST까지 저절로 떠올랐다. 나는 책을 읽었을 뿐인데 마치 테이블에 앉아 같이 요리하고 함께 먹는 기분이 들었다. 멋진 만찬에 초대받는 느낌이랄까.

책에는 지브리 스튜디오에서 만든 24편의 애니메이션과 그 안에 등장하는 음식 그림과 이야기, 그리고 그 음식의 레시피가 상세히 적혀 있다. 그렇다고 애니 속 음식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이 주는 의미 외에도 그 당시 시대적 상황, 작가의 시선에 잡힌 인물들의 서사와 심리를 자유롭게 이야기한 책이다. 지브리 마니아에겐 더없이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애니 속 음식만으로도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감탄했다. 작가가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그린 일러스트는 이 책의 백미라고 본다.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글보다 그림에 먼저 시선이 가기 마련인데, 그런 면에서 섬세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 일러스트는 내 침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는 감히 확신한다.

인생이 제멋대로 흘러가더라도 고수해야 할 원칙을 지키고

기다림이 필요한 순간을 인내하면

결국 하나하나 쌓여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결국엔 어떤 삶도 감당할 수 있는 강한 마음을 갖게 될 거라고.

반드시 그 과정을 지나야만 맛있는 빵을 완성할 수 있다.


빵 하나를 만드는 데에도 이렇게 원칙과 인내, 기다림이 필요한데 하물며 인생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맛있는 음식은 허기진 속을 달래기도 하지만, 지친 영혼을 위로해 주는 큰 선물이기도 하다.

<귀를 기울이면>.

초반에 보다가 중간에 멈췄던 기억이 있다. 왜 그랬는지 이유는 떠오르지 않지만 끝까지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이 애니가 궁금해지는 거다.

첫사랑의 흔들림을 다독인 나베야키 우동.

이 한 그릇이 주는 설렘과 따뜻함이 눈으로만 봤을 뿐인데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다. 이 책을 보고 <귀를 기울이면>을 다시 보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말이 필요 없는 하울 정식. 지금 당장이라도 5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인데, 애니에서는 왜 그렇게 눈길이 갔던지. 지브리 애니에 나오는 음식들은 참 먹음직스럽다. 그래서 밤에 보면 위험(!)하다.



이 책에 소개된 24편의 애니 속 음식은 세어보지 않았지만 100개 이상으로 보인다. 그만큼 지브리 애니에는 음식이 많이 등장한다. 화려하지 않아도 나를 위로해주는 한 그릇만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책에 나오는 상세한 레시피를 보면서, 실제로 만든 음식 사진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무비키친님 인스타에 가보니 음식을 실제로 만들어 올린 사진들이 있었다.

요리도 잘 하고, 글도 잘 쓰고, 그림도 잘 그리는 작가님 보니 손재주가 탁월하신 분이구나 바로 알게 되었다.

아마 나는 당분간 눈으로 보는 지브리 세계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다. 책에 소개된 애니를 다시 보고, 책에서 알려준 레시피대로 만들어 보고, 그 맛을 내 느낌대로 써보는 것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그러다 보면 인생이 더 맛있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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