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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의 심리 처방전
김은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른 즈음, 마흔 즈음, 이제 쉰.
나이의 앞자리가 바뀔 때마다 심리적인 변화와 부담이 크게 다가온다. 서른과 마흔은 많이들 이야기하지만 쉰 즈음이란 말은 잘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일과 가정으로 너무 바빠서일까. 고민이 사라지는 나이라서 그럴까.
건양사이버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김은미 교수의 <오십의 심리 처방전>을 읽었다. 이 책은 다른 책보다 더 천천히 읽었다. 50대를 앞둔 사람의 여유 없는 생활 때문일 수도 있고, 한 챕터씩 천천히 읽어서일 수도 있다. 출근길에 퇴근길에 짧은 글 하나씩 읽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았다.
심리학 교수인 저자답게 이 책에는 인생의 후반전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아주고 달래주는 내용이 다양한 심리학자의 이론과 함께 설명되어 있다.

혹자는 이런 이야기도 했다.
현재의 나는 10년 전의 내 삶이 영향을 미친 것이고,
현재의 나는 10년 후의 삶을 예견해준다고 말이다.
많은 생각이 드는 부분이었다. 현재의 나는 10년 전 내 삶이 만든 것이고, 지금의 나는 10년 후의 나를 만든다는 것. 매 순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어떤 형태로든 삶은 이어진다.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잘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은 변화한다. 그리고 나도 변화한다.
그러니 자기 자신을 잘 들여다보자.
오십이 되면서 심리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틀림없나 보다. 오십을 먼저 거친 배우자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예전의 오십과 요즘 오십은 다르긴 하다. 양육해야 할 미성년 자녀가 있고, 점점 나이드는 부모님이 있고, 아직 사회적으로도 해야 할 일이 많다. 그러면서도 아직 철 들지 않은 영피프티라고나 할까.

'오십'이라는 시기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아는 나이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지켜왔던 삶의 원칙이 무뎌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한 번 실수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원칙을 안 지켰다고 해서 다른 일들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이 평범한 사실을 깨닫는 시기가 바로 오십이다.
예전에야 '지천명'이라 해서 하늘의 뜻을 기다리는 나이라고 했지만 지금이야 어디 그런가. 한 번 실수했다고 인생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니 아직 오십에게도 희망은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나이듦을 깨달아 가는 단순한 숫자일 뿐이다.

재미있는 내용이다. 50세가 체감하는 1년이 고작 7.3일이라니.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나이를 먹는다는 게 이런 뜻이겠구나.
나이가 들수록 몸의 기능도 저하되고 감각도 잃게 되며 에너지도 줄어들겠지만,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고 서글프고 절망하겠지만. 그래도 멋진 오십이 또 기대되기도 한다. 지금 내가 보내는 시간이 10년 후 내 모습을 만든다고 하니 하루하루 허투루 쓸 수 없다.
오십 즈음에 읽으면 좋을 책. <오십의 심리 처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