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문해력의 비밀 - 국어·영어 교사가 들려주는 특급 처방전
김수린.배혜림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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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다. 다른 부분은 걱정이 되지 않는데, 단 하나. 책과 멀리하는 생활이 너무 마음에 걸렸다. 초등학생 때 독서 습관을 만들어 주려고 노력했으나 엄마의 노력을 이긴 게 영상이었다. 영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촬영과 편집 고수가 된 반면, 책과는 점점 멀어졌다. 문제는 책과 멀어진 것뿐만 아니라, 글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문해력이었다.

<중등 문해력의 비밀>은 중학교 영어/국어 교사이자 중학생 자녀를 둔 두 저자가 함께 쓴 책이다. 중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를 둔 엄마로서, 책을 잘 읽지 않는 자녀를 둔 엄마로서 이 책에 손이 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든 아이의 문해력을 높여주는 노하우를 얻고 싶었다.

문해력은 말 그대로 글을 읽고 이해하는 정도를 말한다. 그런데 요즘엔 글보다 영상에 익숙한 아이들이 많다 보니 글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른다는 아이들이 많다는 뉴스를 많이 접했다. 예전보다 문해력이 떨어져서 큰 문제라는 말도 많이 들었다. 알아서 글을 써주는 기술이 나왔고, 알아서 요약도 해주고, 생각하기 전에 영상으로 보여주니 마음에서 받아들이고 되새길 틈이 없다.



남이 요약해 놓은 것만 계속 읽으면 문해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습니다. 온전한 한 권의 책이 아닌 요약된 글만 읽다 보면 나중에 어떤 글을 읽더라도 그 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게 됩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할 때, 그건 글의 줄거리가 아니라 글을 읽고 난 후의 생각과 느낌을 적어야 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책을 읽기도 힘들어하거니와 읽은 후에도 줄거리만 늘여놓는다. 그런데 인터넷 서점만 들어가도 요약본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에, 문해력 훈련을 점점 등한시하게 된다. 그렇게 남이 요약한 글에 익숙해지다보면 생각하는 훈련은 더욱 하지 않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아이에게 좋지 않다.



이 책은 중학교에서 영어와 국어를 가르치는 교사의 입장에서 바라본 아이들의 현실과 고쳐야 할 점, 훈련하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단순히 '책을 읽어야 한다'는 교과서적 이론이 아니라,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당위성을 고개가 끄덕여지도록 설명해준다.

또한 공감이 간 부분은, 선생님 자녀라고 해서 태생부터 책을 좋아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독서 습관을 위해 환경을 만들고 끊임없이 훈련을 해온 결과가 뒷받침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습관 들이기에 노력한다면, 지금보다는 책과 가까워지지 않을까란 희망이 생겼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긋는 부분이 많았다. 그만큼 내용이 알찼고, 중학생 엄마의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내용이 많았다.

문해력은 국어와 영어 등 언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문해력이 뒷받침되어야 수학 문제도 이해할 수 있고, 과학 내용도 이해할 수 있다. 모든 과목에 문해력이 필요한 이유이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자꾸 잊을 때가 많다.

결과적으로, 문해력을 높이는 방법은 독서이다. 너무 고전적인 방법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진리인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처음부터 어렵고 두꺼운 책을 아이에게 내밀면, 오히려 반발감과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들 것이다.

요즘엔 볼 게 너무 많다. 읽지 않고 보는 것 말이다. 읽어서 이해하고 내 방식대로 해석을 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문해력을 높이는 습관을 지니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국어와 영어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과목별로 어떻게 공부를 시켜야 할지 현직 두 선생님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유용했다. 당장 학교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부족한 점을 때론 부모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중학생 자녀의 부모로서의 공통된 고민과 걱정을 털어놓고 해결방법을 제시해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영상 세대에게 영상 보는 것을 금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독서의 즐거움을 알고 깨닫는 것처럼, 아이들도 책을 읽고 채워가는 즐거움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저절로 문해력이 따라올 테니 말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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