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컨슈머 : 소비자, 기업 누가 블랙인가?
윤서영 지음 / 커리어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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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 Voice of customer. 고객의 목소리.

누군가는 VOC란 말만 들어도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그들이 경험한 고객은 보통이 아니니까.

일명 '블랙컨슈머'로 불리는 강성 고객을 대하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블랙컨슈머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또 화이트컨슈머는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는지 한 권의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블랙컨슈머>(윤서영 지음 / 커리어북스 / 2024)는 13년간 기업의 고객센터 관련 업무를 했고 현재 감정노동에 대해 강의하고 글을 쓰는 감정노동 전문가이다. 오랜 경력과 다수의 연구자료가 증명하듯,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블랙컨슈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있다.



블랙컨슈머란, 과도한 소비자의 권리를 행사하며

불법과 합법의 경계 선상에서 직간접적으로 금전적 보상과 같은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는 소비자의 모든 일탈행동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기업과 상품에 대해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환영할 일이다. 다만 의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권리 주장과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블랙컨슈머라고 부르는 것이다. 특히 극성 고객은 아무리 유능한 직원이라도 응대가 쉽지 않다.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다.

2018년 10월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되었다. 여기서 '감정노동'이란 단어에 대한 정의를 짚고 넘어가 필요가 있다.



감정노동이란, 상대방에게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것으로 상대방이 원하는 표정이나 행동을 만들어내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감정노동자라 하면 고객센터 상담원을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보다 많은 분야의 종사자들이 감정노동자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항상 자신의 감정과 별개로 밝은 미소를 지어야 하는 긍정적 감정노동,

정서적 중립을 위해 무표정으로 해야 하는 중립적 감정노동,

되도록 화난 것처럼 보이고 무섭게 보여야 하는 부정적 감정노동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23가지 케이스와 해결책을 제시하며 고객을 대하는 구체적 방안을 강구한다. 그러나 고객 중에 블랙컨슈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른바 '화이트컨슈머'라 불리는 따뜻한 소비자가 있다.



화이트컨슈머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중시하며, 윤리적이고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비하며, 단순한 상품의 서비스나 가격, 품질만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것이 어떤 기업에서 어떻게 생산되었는지, 기업이나 제품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윤리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의 가치를 바라본다.

기업의 입장에선 가장 필요한 고객이자 고마운 고객이다. 화이트컨슈머가 많아질수록 기업의 활동은 더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생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CS 분야에서 고객관계관리(CRM)이라는 용어가 오래 전부터 사용되어져 왔다. 그런데 이제는 고객경험관리(CEM) 경영전략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단순히 고객의 클레임을 듣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의 작은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에 따라 기업이 변화하고 움직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앞으로도 많은 기업이 함께해야 할 올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내가 다니는 직장에서도 고객의 목소리는 엄청난 힘을 가진다. 고객의 한 마디로 회사 전체가 움직이기도 하고, 개선을 하는 씨앗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물론 거기엔 과한 감정을 실은 고객의 목소리도 있어 때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그러한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관심이라고 생각하면 관점이 달라진다.

수많은 감정노동자가 자신의 감정을 숨긴 채 열심히 일하고 있다. 그들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고객의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도록 다양한 제도와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블랙컨슈머>는 고객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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