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의 세계 - 가끔은 발칙한,
이금주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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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요즘 어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아이들이다. 중2병이란 말이 오래 전부터 자리잡아왔듯 중학생이란 시절은 아이가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 중 가장 매운맛을 보여주는 시기이다.

우리집에도 내년에 중학생이 되는 아이가 있다. 벌써부터 두려움이 엄습하지만 누구나 거쳐야 하는 시기를 피할 수는 없기에, 그들이 누구인지 책으로 먼저 만나보기로 했다.

<중학생의 세계>(이금주 지음 / 프리즘 / 2023)는 현직 중학교 교사이자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가 쓴 중학생 이야기이다. 교사이면서 엄마이기에 중학생과 24시간을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 이 정도면 중학생 박사가 아니겠는가.

일단 책이 재미있다. 요즘 중학생은 내가 모르는 계층이 분명하다. 내가 자라올 때와 비슷한 면도 있지만 다른 점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변하면서, 중학생의 모습도 달라졌다.



친구 관계에서 무탈한 중학생이 되길 원한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친구와의 갈등을 피하지 않고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마음 넉넉한 아이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모습을 그대로 흡수하고 빨아들이기 때문에 좋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백 마디 잔소리보다 효과적이다. 두 번째 필수 요소도 쉽진 않다. 중학생은 특히 그렇다. 친구와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그 안에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상처를 많이 받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럴 때 갈등을 피하기보다 현명한 방법으로 해결하여 더 단단한 아이가 되도록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자 좋은 어른의 역할일 것이다.




<중학생의 세계>를 읽으면서 저자인 이금주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부모님이란 말 대신 보호자라는 말을 사용한다는 것. 요즘엔 가족의 형태가 너무 다양해지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이렇게 쓴다는 것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리고 학생들과 적당한 거리두기를 위해 존댓말을 쓴다는 것이 기억에 남는다. 자식같은 아이들에게 존댓말을 쓰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존댓말을 씀으로써 서로 존중하면서 적당한 거리와 긴장감을 갖게 된다는 부분에서 나 역시 아이들에게 써보고 싶은 방법이기도 했다.




사춘기를 주변을 맴도는 사람이라는 뜻의 '주변인'이라 부른다.

중학생은 어린이도 아닌 성인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을 갖는다.

겉모습은 성인과 유사하지만 그들의 뇌구조와 마음 씀씀이는

영락없이 어린아이 그 자체다.

중학생을 다루는 나름의 스킬이 필요하다.

겉모습만 보고 성인의 판단력과 마음가짐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주변에서 서성이고 맴도는 사람, 주변인. 중학생이란 나이가 딱 그렇다.

아이들 무리에 끼기도, 그렇다고 어른 무리에 끼기도 애매한 중간 나이.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겉보기엔 어른 같아도 속은 어린아이 그 자체란 의견에 적극 동의한다. 중학생은 어른처럼 대접받기를 원하지만 아직도 한창 자랄 나이이다. 다섯 살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따뜻하게 품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사춘기.

인생의 봄을 맞이한 그들을

중2병이라 부르는 것을 멈췄으면 한다.

부모의 돌봄에서 벗어나 스스로 자립하기 위해

인생의 씨앗을 뿌리는 아이들을

병에 걸린 환자처럼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생의 좋은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그들의 봄날을 응원해주고 싶다.

모두들 중2병이라고 놀림반, 꾸짖음반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 이금주 선생님은 인생의 봄을 맞이한 그들이 좋은 씨앗을 뿌릴 수 있는 시기로 바라보고 있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요즘 각종 뉴스를 통해 교사가 너무 어려운 직업임을 깨닫는다.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아도 그들의 아픔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현직 선생님의 따뜻한 시선과 마음을 느끼니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오묘하고 특별한 중학생의 세계.

이 책을 읽고나니 중학생은 더 이상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다. 아름다운 씨앗을 품고 있는 꽃봉오리다.

중학생 엄마가 되기 직전에 읽어서 다행이다. 좀 더 애정어린 마음으로 중학생이 될 아이를 품어줄 수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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